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돈? 시간? 직업? 취미? 음식? 친구? 여행? 다양한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관계의 질 또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누구를 만나고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질 수 있을 테니까요.
관계의 질은 무엇에 의해 결정될까요? 저는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소통이 원활하냐에 따라 친밀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내 말을 잘 들어주고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해주는 사람에게는 신뢰가 쌓입니다. 신뢰가 바탕이 된 관계는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인간관계에서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는 게 만만치 않습니다. 저는 물론 많은 사람들이 대화에 서툴기 때문입니다.
대화의 질은 내가 사용하는 언어에 영향을 받습니다. 흔히 말주변이 좋다는 의미는 대개 의사 표현이 분명한 사람을 말합니다. 의사 표현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적확한 단어로 표현하는 걸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상대방에게 속상한 감정을 느꼈다면 이를 분명한 단어로 표현할 줄 압니다. 에둘러 말하지 않습니다. 표현이 모호할수록 상대방은 오해할 소지가 큽니다. 당연히 속상한 감정도 해소되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더 큰 오해를 낳기도 합니다.
감정 표현을 예로 들었지만 일상에서 여러 사람과 다양한 상황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때마다 의사 표현을 명징하게 한다면 오해도 불만도 쌓이지 않을 것입니다. 의사 표현은 곧 내가 사용하는 언어에 의해 그 수준이 결정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앞에 예를 든 속상한 감정을 표현할 때 단어 수준에 따라 상대방의 이해도 또한 차이가 발생합니다. 가량 화가 난 상황에서 "속상해 미치겠다. 좀 제대로 할 수 없어. 그렇게 해서 제대로 하겠어?"라고 표현하면 상대방은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무엇 때문에 속상한지? 무얼 제대로 해야 하는지? 의문만 남을 것입니다.
이럴 땐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분명하게 짚어주는 게 나는 물론 상대방에게도 감정의 찌꺼기를 남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네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속상했어. 시간을 정했으면 지켰으면 좋겠어. 나도 약속에 늦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구체적으로 말할수록 상대방도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게 됩니다. 또 오해의 소지도 줄어들 테고요.
간단한 예를 들었지만 주변 사람과 충돌이 생길 때는 여러 요소가 작용하는 게 인간관계입니다.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감정이 들 때도 있고, 여러 사람이 얽힌 문제에 자칫 말 한마디 잘못해 더 큰 화를 불러오기도 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확한 단어를 사용한 대화가 관계의 질을 결정짓습니다.
내 언어의 수준은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요? 경험의 양과 질에 의해 결정됩니다. 다양한 상황을 경험해 본 사람은 그에 적합한 단어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또 여러 문제를 해결하면서 그에 알맞은 단어도 사용해 봤을 겁니다. 이런 경험치들이 결국 타인과 대화에 적절히 활용되는 것입니다.
그럼 경험을 많이 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직접 경험해 보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도 없습니다. 다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 의해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제시하는 게 독서입니다. 제가 제안하는 건 아닙니다. 이미 수천 년 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방법입니다. 책을 통해 다양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다는 말이죠.
독서를 통해 우리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책에서 다양한 사고, 상황, 가치관, 정보 등을 접합니다. 이를 통해 기존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배우게 됩니다. 배운다는 건 몰랐던 단어들의 정의를 익힌다는 의미입니다. 단어의 정의를 많이 알수록 지식의 한계 또한 넓혀집니다. 이 말은 곧 내가 사용하는 언어의 한계가 넓어진다는 걸 의미합니다. 더 나아가 대화에 질이 올라간다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어떤가요, 제 말에 동의하시나요?
돌아오기는 했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대화의 질이 높아지면 삶이 충만해지고, 삶이 충만해지면 행복해진다는 말입니다. 결국 행복해지려면 대화의 질을 높여야 된다는 의미입니다. 관계에 문제가 없다면 얼마든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관계의 문제는 대부분 대화에서 비롯되니 말입니다. 경청과 침묵이 최고의 대화 기술이라고 했습니다. 해야 할 말만 하고 오롯이 들어줄 때 건강한 대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당연히 더 행복한 관계로 이어질 것이고요.
지금 혹시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시나요? 그럼 내가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 되돌아보면 어떨까요? 내가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행복도 다시 찾아올 거로 믿습니다. 그러기 위해 지금 손에 닿는 책부터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