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어울려 사는 살맛 나는 인생"
시니어 문화 사업가, 홈쇼핑 쇼호스트, 대기업 CFO, 고등학교 교사, 조기 은퇴 후 책을 내고 강사로 활동 중인 작가에 이르기까지 세 번째 책에 추천사를 써준 분들입니다. 사람과 연결되는 게 두려웠던 제가 어느새 사람들 속에서 사람과 어울려 살고 있었습니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으며, 어울려 살수록 더 잘 사는 법입니다. 우리는 살다 보면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필요에 의해서든 사람이 좋아서 든 결국 사람은 사람을 떠나서 살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혼자 지냈던 때가 있었습니다. 낯을 가리는 성격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거는 성격이 아닙니다. 초중고를 다니는 내내 그랬습니다. 반이 바뀔 때면 처음 며칠은 무인도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다가오기만 기다렸습니다. 다가와도 금방 친해지는 성격이 아닙니다. 엔진에 열이 올라야 따뜻한 바람이 나오듯 예열 시간이 항상 필요했었습니다.
사회에 나와서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직장을 여러 번 옮겨도 그 성격이 어디 가지 않았습니다. 조직에 빨리 적응할수록 직장 생활이 편해지는 걸 알았지만 행동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일 때문에 만나는 사람도 사적인 관계로 이어지는 일이 없었습니다. 언제나 일로 시작해 일로 끝나는 대화와 만남이 전부였습니다. 몇 달 못 다니고 때려치우고 나오니 국수 가락 끊어지듯 관계도 뚝뚝 끊어졌습니다.
기껏해야 고등학교 동창 20여 명과 대학 동기, 사회에서 어쩌다 인연을 맺은 몇몇이 전부였습니다. 서른셋에 결혼을 했을 때도 이듬해 돌잔치를 했을 때 저보다 아내 친구가 더 많았을 정도였습니다. 늘 만나던 사람만 만났고 그 관계가 마흔이 넘도록 이어졌습니다. 직장 생활이 이어질수록 새로 만나는 사람은 더 줄었고, 직장 말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하는지 의문도 들었습니다. 관계의 정체기나 다름없었습니다.
사람의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된 건 책을 읽고부터입니다. 직접 얼굴 보지 않아도 저자가 쓴 글을 통해 그의 인생을 들여다봤습니다. 그들이 전하는 다양한 인생 경험에서 보이지 않는 친밀감과 동질감도 가졌습니다. 그중에는 실제로 만난 이들도 있었고 그런 만난 자체가 신기했습니다. 또 그들과 대화를 나눌 때는 마치 연예인이라도 만난 듯 들뜨기까지 했습니다. 점점 사람 만나는 게 익숙해졌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었습니다. 책만 읽을 땐 몰랐는데 글을 쓰게 되면서 나라는 존재를 사람들에게 알리게 되었습니다. SNS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만남입니다. 연결고리는 내가 쓴 글과 책입니다. 매일 블로그에 올리는 글에 댓글을 남기는 사람, 내가 만든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 내 책을 읽고 먼저 말을 건네는 사람 등 이유와 방법은 다양했습니다. 그렇게 연결된 게 수십 명이고 7년째 이어진 인연도 있습니다.
한편으로 SNS를 통해 연결될 때도 낯가림이 심했습니다. 글로만 소통하면 얼마든 하겠지만, 얼굴을 보는 건 여전히 어색하고 선뜻 다가서지 못합니다. 그래도 먼저 다가와 주는 분이 더 많았던 덕분에 가늘고 길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강의를 시작하고부터는 조금은 더 적극적인 태도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야만 한다고 배웠고, 당연히 그래야 더 많은 걸 주고받는 관계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까지 다양한 책을 읽은 덕분에 폭넓은 관계를 만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책을 읽을 것이기에 관계의 폭은 더 넓어질 것입니다.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그들에게 내가 가진 걸 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줄 수 있는 게 있어서 앞으로 더 다양한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진 걸 나누는 것만큼 의미 있는 삶도 없습니다. 나누기 위해 나를 더 성장시키는 건 훌륭한 목적이 될 테고요.
사람은 사람을 떠나서 살 수 없습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이왕이면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그렇다고 아무나 만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대신 우리에겐 책이 있습니다. 제가 7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한 권씩 읽어가며 한 사람씩 만나보는 겁니다. 그러다 용기가 생기면 내가 먼저 한 발 다가가 보기도 하고요. 먼저 다가가는 만큼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되는 게 진리입니다. 다가오는 사람 마다할 사람 없더라고요.
사람과 떨어져 살았던 저를 책이 다시 사람들 속으로 데려다줬습니다. 책은 우리에게 지식과 지혜도 아낌없이 나누어 주지만, 사람과 연결될 수 있는 기회도 선사해 줍니다. 인간관계를 넓혀주는 중간다리 역할을 책만큼 잘할 수 있는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선택하면 이런 근사한 기회까지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람과 어울려 살수록 삶은 더 살맛 납니다. 책이 살맛 나는 인생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