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 세 끼

[일상] 하루 한 페이지 나를 돌아보는 글

by 김형준

“농경사회가 시작되면서 각종 질병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거 알아.”

사피엔스를 읽는 아내가 흥미롭다는 듯 알려줬습니다.

“그렇지 정착생활을 시작하며 많은 변화가 생겼고 질병도 그중 하나겠지.”

많은 변화가 생긴 건 맞습니다.

안정된 식량 공급은 정칙 문화를 만들었고 고른 영양 섭취로 건강한 육체를 갖게 됩니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게 순리 일 겁니다.

먹는 게 해결되면서 또 다른 고민이 생겼을 겁니다.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

삼시 세 끼에 대한 고민은 우리가 사는 동안 이어질 숙제라 생각합니다.


평일 세 끼는 아내의 몫입니다.

작은 아이는 주중 돌봄으로 점심은 해결 됩니다.

문제는 큰 아이입니다. 학교 가는 하루를 제외하면 점심을 챙겨줘야 합니다.

출근 전 점심 메뉴를 준비해 놓고 가면 차려 먹게 합니다.

뭐든 잘 먹는 덕분에 고민이 덜 하긴 하지만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먹는 걸 좋아해 먹고 싶은 걸 수시로 얘기 해줘 고민을 덜어 주니 고맙기도 합니다.

식사를 준비해보면 메뉴 선택만큼 어려운 게 없습니다.

아내는 큰 아이처럼 먹고 싶은 걸 얘기해주는 걸 가장 좋아합니다.

반대의 경우라면 한참을 고민하고 차례내도 만족스럽지 않다고 합니다.

항상 입버릇처럼 누군가 만들어 주는 대로 먹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삼시 세 끼』 프로의 인기는 이런 고민 없이 볼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출연자들이 스스로 정하고 만들어 먹는 과정을 지켜보며 메뉴 선택의 고민을 덜 수 있게 됩니다.

우리와 먼 곳에 살 것 같은 연예인도 하루 세 끼를 해결하기 위해

치열한 고민을 하는 모습에서 동질감을 느끼게 됩니다.

또 나름의 솜씨를 발휘하며 열심히 만드는 모습에서 인간적 면을 느끼게 됩니다.

뭐든지 완벽할 것 같은 이미지와 다르게 한 끼 식사를

위해 가감 없이 자신을 드러내는 모습에 친밀감도 갖게 됩니다.

눈으로 보는 그들의 한 끼가 어떤 맛 일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시간입니다.

그들이 만들어 내는 매 끼니를 보며 적어도 다음 식사 메뉴에 대한 고민을 덜어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이 여전히 인기 있는 것 같습니다.


주말 이틀은 제 몫입니다.

코로나 이전엔 주말 외출이 당연했습니다.

이틀 중 하루는 어디든 다녀왔고 점심, 저녁은 외식으로 해결했습니다.

요즘도 외식은 하지만 집에서 먹는 외식으로 대체 됩니다.

시켜 먹는 것도 한계가 있다 보니 직접 해 먹게 됩니다.

이틀 동안 세 끼를 준비하려면 보통일이 아닙니다.

아내의 고통을 100%로 공감하는 이유입니다.

주말 아침은 늦잠이 당연해 아침밥도 늦게 간단히 먹습니다.

대게는 빵, 주먹밥, 유부초밥, 누룽지로 해결합니다.

점심은 간단한 요리를 선호 합니다.

아이들은 노는 게 먼저니 먹는 건 간단히 해결하고 싶어 합니다.

점심 엔 국수, 라면, 자장면(끊여 먹는), 스파게티, 볶음밥을 주로 해 줍니다.

만들기도 수월하고 먹기도 편한 장점이 있습니다.

점심이 간단하니 저녁 허기가 빨리 찾아옵니다.

저녁은 간단히 가 안 됩니다.

원래 저녁은 간단히 먹으라고 했는데 저희는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아이들은 든든하게 먹이려고 합니다.

저녁으로 국과 반찬 몇 가지를 준비하려면 보통일이 아닙니다.

그나마 자주 아내가 도와줘 수월하게 됩니다.

이때도 여전히 메뉴 선택이 고민입니다.

어떤 반찬과 국을 준비할지 고민의 연속입니다.

국도 반찬도 늘 먹던 것만 만들어 먹게 됩니다.

매번 반복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고민은 피해갈 수 없습니다.

저도 아내의 말처럼 누군가 뚝딱하고 차려주는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티브이에 나온 연예인들이 직접 만들고 차려주는 한 상을 받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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