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낮이 뒤 바뀐 이틀 때문에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건강] 하루 한 페이지 나를 돌아보는 글

by 김형준

지난 금요일 정상적으로 출근했습니다. 점심이 되기 전 업무 지시를 받았습니다. 이날 밤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도로 포장 작업이 예정 되어 있으니 제가 감독을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정상적인 주말을 보낼 거라 예상하고 있었지만 일순간 깨지고 말았습니다. 사전에 협의가 있었다면 아이들과 약속을 잡지 않았을 텐데요. 가족에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설명하기 했지만 마음 한 편으로 찜찜했습니다. 금요일 밤부터 토요일 아침까지, 토요일 밤부터 일요일 아침까지 밤낮이 뒤 바뀐 이틀이었습니다. 모든 작업은 해당 업체에서 준비하고 시행했습니다.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잘 진행 되는 지 확인해야 했기에 현장을 지켰습니다. 일의 특성상 사람들이 자는 시간에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하는 분들에겐 당연한 일상 같았습니다. 근로자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으로 보였습니다. 이틀을 거뜬히 해 내는 걸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밤과 낮이 바뀐 생활에 익숙해서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밤에 일하는 건 어떤 일을 하든지 몸은 더 피곤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2,30대 때 이 삼 일 밤새도 거뜬했습니다. 40이 넘어가면서는 12시만 넘어도 졸음이 몰려옵니다. 운동이 부족해 그럴 수도 있을 겁니다. 육체노동을 한 것도 아닌데 몸이 버텨내질 못했습니다. 이틀 동안 오고가며 같은 시간 다른 곳에서 깨어 있는 많은 분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24시간 영업하는 식당, 배달이 바쁜 오토바이 기사 분, 갑작스레 터진 문제 해결을 위해 긴급 출동하는 분들, 고장 난 차를 수리해준 견인차 운전원 등 다양했습니다. 모두 잠들어 있는 그 시간에 깨어 누군가의 불편을 해결해 주는 건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저처럼 새벽에 일하는 사람을 위해 식당도 필요하고, 늦은 밤 허기를 달래기 위해 원하는 음식을 배달하는 이도 필요하고, 모두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자다가도 뛰어 나와야 하는 이들도 필요할 겁니다. 어쩌면 우리는 그들이 있기에 24시간을 큰 불편 없이 살 수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밤낮이 바뀐 생활이 쉽지 않을 겁니다. 저도 이틀의 야간 근무가 그간의 생체 리듬을 깬 것 같습니다. 낮에 잔 잠은 피로를 풀기엔 부족했습니다. 아침 8시부터 시작한 이 글도 저녁 7시가 넘어가는 지금까지도 끝을 못 보고 있습니다. 업무 중간 중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고 내용을 더하고 빼기만 할 뿐 매듭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야간근무의 영향일 수도 있고 단지 생각이 명료하지 못 한 것 일수도 있습니다. 첫 단추를 잘못 꿰면 마지막 단추가 맞을 수 없습니다. 지금이 딱 그런 것 같습니다. 내용이 일관되지 못하고 곁가지를 치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점점 말이 길어지는 게 또 딴 길로 샐 것 같습니다. 한 편으로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나야 주말 이틀이었지만 늘 밤에 일해야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자기 관리를 할까 입니다. 완벽히 밤낮이 바뀐 생활에 적응했다면 힘들지 않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 일주일에 3,4일 정도 밤낮이 바뀐다면 보통 체력으론 어림없을 것 같습니다. 함께 일했던 분들이 아무렇지 않게 아침까지 묵묵히 일을 하시는 걸 보며 대단해 보였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습니다. 또 한 밤중에 전산 장애 등으로 긴급 출동하는 기술자 분들에겐 그런 상황이 익숙해 보였습니다. 최대한 신속하게 문제를 수습해 가는 모습이 보통의 체력과 멘탈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맑은 정신은 튼튼한 체력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몸이 건강해야 정신도 맑아 질 수 있다고 합니다. 피로와 스트레스에 지면 명확한 사고를 하기 힘듭니다. 이번 일을 통해 건강한 신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생계를 위해 직장을 다니는 건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보다 먼저 챙겨야 할 게 자신의 건강일 겁니다. 하고 싶은 모든 건 결국 건강해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건강을 잃는 건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닐 겁니다. 내 주변 사람들에게 원치 않는 고통을 안겨 줄 겁니다. 그렇다고 내 건강을 누가 챙겨 줄 수도 없을 겁니다. 오로지 자신의 신념과 노력으로 밖에 지켜낼 수 없을 겁니다. 『몸이 먼저다』에 이어 『고수의 몸 이야기』 내신 한근태 작가님을 사석에서 뵈면 제일 많이 강조하시는 게 건강입니다. 본인도 한 때 건강이 안 좋았다가 각성한 후 십 수 년 째 몸 관리를 이어오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뵐 때마다 밝은 표정과 활력 넘치는 모습에서 건강의 중요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제 자신도 건강관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루를 미룰수록 하루만큼 건강에서 멀어질 겁니다. 따로 시간을 낼 수 없다면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야겠습니다. 밤낮이 바뀌어도 끄떡없이 견뎌낼 수 있는 고급 체력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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