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은 안녕하신가요?

2025년 6월 12일 세 번째 글

by 김형준

아내가 도착하기까지 약 20분 남았습니다. 그 사이 세 번째 글을 써야 아내와 마음 편히 저녁밥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녁밥 먹고 강의를 듣지 않는 이상 거실 책상에 잘 앉아 있지 않습니다. 집에 있는 동안은 가급적 편히 쉬는 걸 원칙으로 정했습니다. 아내는 제가 책상에 앉아 있는 걸 신경 쓰는 눈치입니다. 그래서 해야 할 일은 밖에서 다 해놓고 들어오려고 하죠.


직장에만 다닐 때 퇴근과 동시에 일에서 손을 뗐으니 몸은 편했습니다. 대신 뭘 해도 마음은 불편했던 것 같습니다. 생산적이지 않은 일을 주로 했었으니까요. 혼자 놀거나 TV 보거나 술자리 갖는 게 전부였죠. 그러고 나면 남는 것도 없었고 다음 날 출근하기도 싫었죠. 워라밸이 더 나빴었습니다.


지난 8년 동안 직장에 다니면서 글 쓰고 강의 준비 하려니 퇴근 후 시간이 더 바쁠 때도 있었습니다. 퇴근 후 출근이었죠. 몸은 피곤했지만 그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의미 있습니다. 피곤해도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야 할 이유가 분명했죠. 이유와 의미가 분명하니 피곤해도 버티고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시간 활용할지 고민도 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건강을 챙기기 위한 선택으로 이어졌죠. 누가 봐도 바쁘게 살지만 대신 워라밸은 더 좋습니다.


퇴직 후 온전히 내 일만 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에 다닐 때보다 더 만족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입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오롯이 나를 위해 사용합니다. 가끔 일과 상관없는 딴짓도 하면서 말이죠. 대신 스스로 정한 규칙은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 중입니다. 누구의 감시도 없으니 내가 나를 두고 봐야 하죠. 규칙이 무너지면 시간 낭비에 성과는 나오지 않을 것이며 나태와 방만으로 이어질 테니까요.


스스로 선택해 퇴직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선택에 책임지려면 흐트러져서는 안 됩니다. 과거보다 월등히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철저한 자기 관리가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워라밸과는 동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내 일을 하니 좋고, 그 일을 통해 삶이 더 가치 있어지니 더 보람됩니다. 더욱더 이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선순환을 일으키는 거죠. 앞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저의 판단과 책임이 따릅니다. 누구 뒤에서 숨을 수 없죠. 원해서 시작한 인생이니 더 당당해질 필요 있습니다.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게 아닌 스스로에게 당당한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살 때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춘 삶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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