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8일 첫 번째 글
새벽에 사무실에 나오는 이유는 맑은 정신으로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위해서입니다. 한 시간 정도 책을 읽으면서 어떤 글을 쓸지 생각합니다. 생각하는 대로 쓸만한 글감을 고르면 차근차근 빈 화면을 채워내려 갑니다. 매일 매번 쓰고 싶은 대로 글이 써지면 고민이 없겠습니다.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도 때로는 '백지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가 더러 있습니다.
이럴 때 활용해 보면 좋은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방법을 알려드리기 전에 이와 관련된 실험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방 안 양 끝에 끈을 하나씩 매달아 놨습니다. 이 끈은 서로 닿지 않게끔 계산된 길이입니다. 두 끈을 붙이려고 잡아당겨도 결코 닿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숨긴 채 A실험자에게 끈을 연결시키라는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다양하게 시도했지만 당연히 실패했습니다. 잠시 뒤 가위를 이용해도 된다고 조건을 바꿨습니다. 어떻게 됐을까요? 가위를 가위 용도로만 해석한 A실험자는 결국 실패했습니다.
다음 B실험자에게도 똑같은 과제를 줬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망치를 활용해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B실험자는 망치를 활용해 두 끈을 서로 연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다음 C실험자에게도 A실험자와 똑같이 가위가 주어졌습니다. 단, 실험 중간 10분 정도 산책하고 오라고 말했습니다. 산책하고 돌아온 C실험자는 A실험자와 반대로 가위를 활용해 두 끈을 연결해 냈습니다.
어떤 문제에 부딪쳤을 때 그 상황에 몰입해야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A실험자처럼 말이죠. 해결책 찾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또 모든 답은 스스로 찾을 수 있죠. 그러기 위해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10분 정도 산책 만으로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C실험자가 똑같은 가위를 활용해 해결방법을 찾은 것처럼요.
저도 글이 써지지 않을 때 이 방법을 활용합니다. 생각에 진전이 없을 때 우선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부터 합니다. 몇 발이라도 움직여 봅니다. 간식을 사러 나갔다 오기도 하고요. 그러는 동안 머릿속에서 글에 대한 생각은 놓지않으면서요. 그러다 어느 순간 쓸만한 이야기가 잡힙니다. 어설프지만 일단 시작합니다. 첫 문장을 쓰고 나면 다음 문장으로 이어지는 건 제법 수월해집니다. 물꼬가 트이면 둑이 무너지는 건 순간인 것처럼요.
이 글도 사무실에서 나와 근처 스타벅스에 오는 동안 생각난 내용입니다. 어제 강의했던 내용에 있었죠. 걷는 동안 생각에 퍼즐을 맞췄고, 여기까지 써내려 왔습니다.
만약에 같은 공간에서 계속 생각만 했다면 글을 쓰기보다 딴짓만 더 했을 겁니다. 써지지 않는 글 때문에 마음은 더 조급해졌겠죠. 조급해질수록 손은 안 움직여지고, 더 쫓기기만 했을 테고요.
무언가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 우선 주변부터 환기시킵니다. 공간에 변화를 주거나 가벼운 산책이 도움이 되더라고요. 몸을 움직이는 동안 보이지 않았던 게 보이고, 놓치고 있던 게 떠오르죠. 억지로 붙잡고 생각을 쥐어짜는 것보다 훨씬 효과 있었습니다.
'백지의 공포'뿐 아니라 우리가 만나는 다양한 문제에는 해결책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정답을 찾는 것도 아니죠. 주어진 상황에 따라 답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답을 찾는 시작은 그 문제에서 한 발 떨어져 보는 거죠. 적당한 거리를 뒀을 때 벽에 걸린 그림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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