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바쁜 거 안 보이니 나중에 얘기해."
여러분은 하루에 '바쁘다'라는 말을 몇 번이나 하세요? 바쁘다는 말을 바쁘지 않을 때도 사용하지 않으시나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바쁘지 않은 데 바쁜척하는 거죠. 그때 상대방이 어떤 마음인지 생각해 보셨나요? 반대로 상대방에게 똑같은 말은 듣는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두 딸이 어릴 땐 바쁘다는 말 대신 '피곤해'라는 말로 놀아주지 않았었습니다. 거절당한 아이는 풀이 죽어 혼자 놀거나 엄마를 찾았을 겁니다. 다음 날에도 기대를 품고 아빠에게 매달립니다. 아빠 입에서 나오는 대답은 똑같습니다. "아빠 피곤하다 주말에 놀아줄게."
직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생기죠. 할 일이 쌓여 도움을 받고 싶은 데 입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버티다 겨우 입을 뗐지만 돌아오는 말은, "나도 바쁘다 각자 할 일은 알아서 하자"입니다. 어려운 일을 부탁한 것도 아닌 데 단칼에 거절당할 때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애써 도와줬던 호의가 무시로 돌아와 속상합니다.
바쁘다, 피곤해 같은 말을 왜 아무렇지 않게 내뱉을까요? 주변 사람을 소중하게 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처음 몇 번은 상대방도 정말 바쁜가 보다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하다면 상대는 다르게 판단합니다. 나에게 관심이 없다고 여길 겁니다. 그쯤 되면 서서히 자녀는 부모를 멀리하고, 후배는 상사와 거리를 둡니다.
누구나 바쁘게 사는 건 맞습니다. 저마다 처한 상황과 입장이 있을 테니까요. 그걸 탓하자는 건 아닙니다. 나에게 정말 소중한 이들에게까지 무관심한 채 사는 건 아닌지 돌아보자는 의미입니다. 바쁘다고 말하기 전에 상대방의 말을 들어 줄만큼 시간은 있습니다. 듣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거죠.
상대방 말을 들어주는 잠깐은 상대에 대한 배려입니다. 배려 받은 상대방 기분은 어떨까요? 아마 스스로 판단해 더 좋은 시간과 상황에 다시 찾아올 겁니다. 찰나의 반응으로 관계는 더 돈독해집니다.
나에게 정말 소중한 사람에게는 함부로 대하지 않습니다. 특별한 날 귀하게 대접하는 게 최선이 아닙니다. 평소 사소한 대화에서도 드러나는 법입니다. 습관처럼 '바쁘다'라는 말 대신 "그래, 잠깐 들어볼까?"라는 표현은 어떨까요? 나의 작은 습관이 관계에는 커다란 변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