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이 아닌 예방이 필요한 이유

by 김형준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 초부터 기침을 시작했습니다. 감기 증상이 아닌 걸로 봐서 비염인 걸로 짐작했습니다. 늘 다니던 소아과에서도 비염약을 처방해 줬습니다. 일주일 착실하게 먹었습니다. 기침은 계속됐습니다.


병원을 바꿨습니다. 이비인후과에 갔습니다. 검사해 봐도 딱히 증상이 보이지 않는답니다. 알약에 물약까지 잔뜩 챙겨줍니다. 또 일주일 치를 받았습니다. 부지런히 먹었습니다. 기침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이비인후과로 갔습니다. 비슷한 검사를 했고 약 처방을 받았습니다. 알약, 물약, 몸에 붙이는 패치까지 받았습니다. 일주일분을 다 먹을 즘 기침이 줄어드는 것 같았습니다. 잠깐이었습니다.


두 달 가까이 기침을 달고 살았습니다. 의사는 찬바람을 멀리하라고 합니다. 아마도 찬 공기에 코와 목을 자극해 기침이 나오는 것 같다면서요. 펄펄 끓었던 7,8월에 마스크 쓰고 에어컨 바람 없이 살 수 있을까요?


결국 한의원을 찾았습니다. 몇 해 전에도 한약을 한 달 정도 먹고 나서 기침이 멈춘 적 있었죠. 약기운으로 2년 정도 버텼던 것 같습니다. 그때 효과를 봤기에 이번에도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당장 기침을 멈추게 처방하지 않는다는 거죠. 코와 목을 제외한 몸 전체에 흐름을 좋게 만드는 게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우선 장 청소부터 해야 한다고 하네요.


제가 아는 한의학 처방 원칙은 몸의 기운을 돌게 하는 것부터 시작이라고 배웠습니다. 막혔던 혈을 뚫고 쌓였던 독소를 빼내는 거죠. 이를 통해 막힘없이 기운이 흐르게 만드는 거죠.


아마도 이런 원칙으로 치료받고 나면 몇 해는 버티지 않나 싶습니다. 원인을 완벽하게 제거하지 못해도 몇 해 동안은 증상에서 멀어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약을 다 먹고 나면 예전 몸으로 어느새 돌아가죠.


한약이든 양약이든 증상을 치료하는 이유는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서입니다. 원인을 제거해도 이를 유지하는 건 각자의 몫입니다. 무엇보다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게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우리 몸에 여러 증상이 생기는 건 좋지 않은 습관이 원인일 때가 대부분입니다. 운동하지 않고, 술도 자주 마시고, 폭식에 야식에 간식까지. 건강과 멀어지는 생활습관을 유지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생활습관으로 인해 작은 증상이 큰 병으로 이어지기도 하지요. 몸이 더는 견디지 못해 겉으로 드러나고 그제야 후회로 이어집니다. 다시 약이 필요한 순간이 찾아오죠.


우리 몸뿐 아니라 삶은 계속해서 신호를 보냅니다. 무언가 잘못되고 있으면 이를 바로잡으라는 신호이지요. 하지만 일상에 치여 신호를 무시하기 일쑤입니다. "괜찮아지겠지"라고 합리화하면서 말이죠.


불행히도 신호를 보낼 정도라면 몸이든 삶에서든 어느 정도 증상이 진행된 상태일 것입니다. 어쩌면 바로잡을 시기를 놓쳤을 수도 있지요. 분명 그 신호 이전에 알게 모르게 스스로 자각했던 때가 있었을 겁니다.


당장 내 몸에 내 삶에 문제가 없으니 그 순간 그냥 무시했던 거죠. 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쌓이다 결국 뜻하지 않는 순간을 맞게 됩니다. 몸도 삶도 무너지고 말지요.


가장 좋은 처방은 예방이라고 말합니다. 어떤 병이든 그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미리 예방하는 거죠. 그러기 위해 내 몸에 내 삶에 가장 좋은 걸 해주는 겁니다. 어떤 게 있을까요?


내 몸에는 건강한 음식과 운동,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 겁니다. 내 삶에는 올바른 태도와 좋은 습관을 유지하는 겁니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다른 방법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앞에 적은 것들은 누구나 다 압니다. 다만 실천하지 못할 뿐이죠. 그래서 미리부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이들도 있습니다. 혼자 어려우면 같이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니까요.


병이 생겨 병원에 들이는 돈이나 미리 내 몸을 위해 투자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현명할까요? 당연히 후자일 것입니다. 나에게 투자할 돈을 아꼈다가 결국 돈도 몸도 다 잃는 게 더 큰 손실일 테니까요.


건강뿐 아니라 나의 성장을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업무 역량을 키우기 위해, 취미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관심사를 더 깊이 파고들기 위해서도 필요하지요. 그래야 더 빨리 더 많이 배울 수 있겠죠.


살다 보면 저처럼 기침 때문에 병원을 찾거나 변화를 위해 전문가를 찾게 됩니다. 그들을 통해 증상을 치료하고 한 단계 더 성장하게 되지요. 이로 인해 우리는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겪게 되는 거의 모든 문제에는 전문가가 있기 마련입니다. 예방이 목적이든 처방이든 목적이든 간에요. 그들을 통해 내가 더 나아진다면 기꺼이 찾아야 할 것입니다. 효율과 가성비를 따진다면요.


어떤 문제가 있으신가요? 혼자 고민해 봐야 답은 뻔합니다. 차라리 빨리 전문가를 찾는 게 더 현명한 방법입니다. 도움을 받고 그 문제에서 빨리 벗어나는 게 삶을 더 잘 사는 방법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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