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하프 마라톤 완주로 몸에 근육통이 심했습니다. 자고 일어나니 허리가 잘 펴지지 않을 정도였죠. 이러다 무슨 문제라도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들었습니다. 혹시 몰라 동작 하나하나 조심했습니다.
평소보다 30분 늦게 일어났습니다. 씻고 나오니 아내도 아침 준비 중이었습니다. "오늘 하루 쉬어야 하는 거 아니야?" 그 말에 저는, "어제 아무것도 안 했으니 쉰 거나 다름없지"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말을 남기고 옷 챙겨 입고 가방 들고 집을 나섰습니다. 허리가 뻣뻣해 어기적어기적 걸었습니다. 걸음을 빨리 걸을 수 없었죠. 그 상태로 운동하는 게 무리일 듯싶어 우선 사무실로 갔습니다.
책상에 앉아 일기부터 쓰고 책을 읽었습니다. 중간중간 허리를 펴고 스트레칭도 했습니다. 오전 내내 책상에 앉아있었더니 뭉침이 어느 정도 풀린 것 같았습니다. 점심때 운동하러 갔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20분 정도 달렸습니다. 달리고 나니 허리 통증도 줄어든 것 같습니다. 아마도 자는 동안 근육이 굳어 뻐근했던 것 같습니다. 움직이고 운동하니 제법 좋아졌습니다.
한 걱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조심해서 나쁠 것 없습니다. 그렇다고 미리부터 불안해할 필요도 없다는 의미입니다. 걱정하는 문제가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말이죠.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미리부터 걱정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아마도 예방 차원의 걱정일 것입니다. 혹시 있을지 모를 일에 미리 대처하는 자세인 거죠. 유비무환, 지극히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이 지나치면 정작 중요한 걸 놓치게 됩니다. 제 경우 허리 통증은 움직이고 운동하면 나아졌습니다. 반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더 오래 통증이 이어졌을지도 모릅니다. 일을 키운 꼴이죠.
살면서 크고 작은 걱정이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그 걱정들 중 저절로 사라지는 것은 드뭅니다. 어떤 식으로든 행동하고 결과를 얻었을 때 사라지기도, 다른 방법이 찾아지기도 하죠.
중요한 건 사라졌던 걱정도, 다른 방법을 찾았던 걱정도 언젠가 다른 모습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거죠. 그리고 그때마다 우리는 그 상황에 맞게 또다시 방법을 찾고 해결하게 되겠죠.
결국 우리는 사는 동안 끊임없이 걱정, 불안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과 함께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 방법은 남이 알려줄 수 없습니다. 스스로 배우고 익혀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하죠.
삶의 모습은 사람 수만큼 다양합니다. 다양한 만큼 걱정에 대처하는 방법도 그만큼 다양할 수밖에 없죠. 바꿔 말하면 내가 찾은 방법이 가장 올바른 답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굳이 검증받을 이유 없기 때문이죠.
걱정으로부터 멀어지는 나만의 방법을 갖기 위해서 꼭 필요한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겁니다.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꾸준히 들여다보는 거죠. 감정, 마음, 태도, 생각 등을요.
지금에 집중하면 나를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어떤 상태인지 알아차린다는 건 무엇이 문제인지 아는 것과 같죠. 문제가 무엇인지 알면 답도 쉽게 찾아집니다. 답을 알면 문제는 더 이상 문제가 아니죠.
그러니 걱정과 불안을 줄이는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는 지금 나에게 집중하는 것입니다. 집중하는 만큼 불안과 걱정의 크기도 작아질 것이며, 그게 곧 불안을 곁에 두는 올바른 방법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