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기 코치 김형준 작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용기는 어디서 나올까요? 기대감? 역량? 자신감? 무대뽀 정신? 저는 불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안과 용기,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불안을 느끼기 때문에 용기 낸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유튜브를 시작했습니다. 몇 년을 별렀던 것 같습니다. 직장에 다니면서 시작해 보려고 했지만 어디서부터 손댈지 막막했었습니다. 핑계 낌에 계속 미뤘죠. 그때 만약 유튜브까지 시작했다면 아마 일상이 아사리판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도저도 아닌 꼴이었겠죠. 그렇다고 시도하지 않은 것에 대한 합리화는 아닙니다. 그때는 글 쓰는 것만으로도 벅찼었죠. 근근이 써낸 글들이 쌓여 개인 저서 4권 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6월 퇴직했습니다. 직장에 다닐 때보다 시간이 많을 줄 알았습니다. 퇴직이 처음이다 보니 시간 안배를 잘 못했던 것 같습니다. 뒤죽박죽이었죠. 조금씩 정신을 차리면서 스멀스멀 불안이 올라왔습니다. 이대로 시간만 보내다가는 백수나 다름없었죠. 다시 정신 차렸습니다. 우선순위를 정했습니다. 여전히 불안정했지만, 톱니바퀴를 하나씩 맞추며 내가 있어야 할 자리를 찾아갔습니다.
하루는 단조롭습니다. 일기로 시작 후 1시간 정도 책을 읽습니다. 2시간가량 글을 씁니다. 점심에는 강의안을 만들고 운동도 합니다. 저녁은 강의가 있는 날과 없는 날로 나뉩니다. 강의 없는 날에는 대부분 사람을 만납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주 2회 수업을 듣습니다. 배우기 위해서요.
일상을 차근차근 뜯어보니 시간이 날 것도 같았습니다. 그보다 이제는 유튜브를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대세를 거스를 수 없어서죠. 한편으로 SNS 중 유튜브의 유입량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주변에 말을 흘릴 수 없었습니다. 저에게는 유입이 곧 수입으로 이어지죠. 귀를 닫고 망설일수록 기회는 줄어들 테니까요.
그렇다고 어설프게 덤빌 수 없었습니다. 또 시간과 노력을 줄여야 더 양질의 콘텐츠를 기획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전문가를 찾았습니다. <고해남 TV>를 5년째 운영 중인 조창오 대표를 만났습니다. 기획회의를 통해 채널 콘셉트를 정했습니다. 기획의도에 맞는 12편의 주제도 정했습니다. 처음 두 편은 촬영 장비를 활용해 고급스럽게 찍었습니다. 편집과 타이틀 제작, 프로필 작성까지 도와줬습니다. 대문부터 영상에 이르기까지 일사천리로요. 역시 전문가는 달랐습니다. 혼자 시작했으면 어리바리했을 일들을 막힘없이 해치웠습니다.
https://youtu.be/xcLEanKOuqo?si=xu_rWGArdc3s8yeh
준비부터 촬영, 편집까지 한 달 정도 걸렸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을 어제 업로드했습니다. 저는 영상이 만족스럽습니다. 똥손인 저로써는 엄두도 못 낼 수준이죠. 주변 반응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다음 영상부터 수준이 확 떨어질 수 있다는 거죠.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제가 직접 편집하고 썸네일까지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죠. 찍고 편집하고 올리는 방법을 배웠지만 걱정입니다. 잘 해낼 수 있을지요.
수준이 떨어져도 괜찮습니다. 이제 시작했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습니다. 무조건 앞만 보고 갑니다. 잘 하든 못 하든 찍어서 올리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콘텐츠는 자신 있습니다. 이제까지 글로 쓰고 책으로 냈던 내용을 영상으로 올리는 거니까요. 저 딴에는 말할 내용이 무궁무진합니다. 잘 다듬어서 보기 편하게 만들어 올리면 충분히 승산 있습니다. 유튜브 또한 꾸준히 올리는 게 왕도라고 했으니까요.
퇴직 후 4개월 동안 불안이 커졌습니다. 일상은 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다른 핑계를 댈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돌파구를 찾아야 했습니다. 다시 일상을 뜯어보며 시간을 만들었고 유튜브를 끼워 넣었습니다. 이 과정에는 용기도 필요했지만, 분명 불안이 더 크게 작동했습니다. 구체적인 성과를 내려면 더 분명한 방법도 필요했죠. 물론 하루아침에 성과가 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시작이죠. 시간이 걸린다면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불안을 느꼈기 때문에 용기 내 유튜브에 도전했습니다. 용기만 있었다면 막무가내 시작했을 겁니다. 불안으로 시작해 용기 냈기에 전문가의 손을 빌렸습니다. 준비 없이 덤벼 에너지를 빼앗긴다면 더 큰 불안을 불어올 테니까요.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우리는 불안을 느끼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저처럼 퇴직한 상황에서 시간을 잡아먹는 것은 더 큰 불안만 키우겠죠.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빨리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망설일수록 불안만 커지죠. 또 이왕 시작하는 거 제대로 올바른 방향을 잡는 게 중요합니다. 느리고 돌아가면 포기할 이유만 만들 뿐이죠. 이때 전문가의 손길은 불안을 줄여줍니다. 나에게 꼭 필요한 것만 채워주면 오히려 현명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이처럼 나에게 도움이 될 방법을 찾는 것도 불안을 줄여줍니다. 불안이 줄면 그 일에 더 집중할 수 있죠. 집중하고 반복하면 머지않아 성과도 날 것입니다. 그 시작은 불안에서 비롯된 용기가 있었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