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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쓰면 적어도 삶은 나아집니다

by 김형준

글 잘 쓴다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문장을 맛깔나게 쓴다? 구성이 탄탄하다? 단어마다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인사이트가 있다? 등등 기준은 다양합니다. 그런 기준은 누가 정했을까요? 아마 글을 더 잘 쓰는 누군가의 평가로부터 비롯될 겁니다. 잘 쓴 글을 알아보는 눈이 평가로 이어지겠죠.


글 쓰는 누구나 자기 글이 좋은 평가를 받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글을 써야 하는 동기 약해질 수도 있죠. 많은 사람이 내가 쓴 글을 보여줄 용기를 낸 이유에는 내 글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신랄한 비판 한 방에 무너지는 이가 더 많습니다. 마음에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죠.


글을 잘 쓰기 위해 공부와 연습도 꼭 필요합니다. 그전에 꺾이지 않는 마음도 반드시 창작해야 합니다. 바꿔 말해 타인의 비판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죠. '너는 짖어라, 나는 꿋꿋이 쓴다'라는 마음가짐이죠. 이런 마음을 한 번 장착하면 어지간해서는 휘둘리지 않습니다. 꼿꼿할수록 더 잘 쓸 기회가 생기죠.


글은 나 잘난 맛에 쓰는 게 가장 스트레스 적게 받습니다. 가끔 내 글이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면 감사해하면 그뿐입니다. 또 내 글에서 희망을 봤다면 고마운 일입니다. 어쩌다 한 번이 계속 쓸 이유로 이어지죠. 내 글을 진심으로 좋아해 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글을 쓸 이유로 충분할 것입니다.

글을 잘 쓴다는 기준은 스스로 정하면 됩니다. 타인의 평가도 물론 필요합니다. 비난이 아닌 비판이면 기꺼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건 나를 성장시켜 줍니다. 비판도 선택하면 됩니다. 내게 필요한 것만 받아들이면 되죠. 무엇보다 휘둘리지 않는 마음이 중심을 잡고 있어야 합니다.


때로는 겸손보다 근자감도 필요합니다. 지나치게 겸손하면 자기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습니다. 타인의 평가가 우선이겠지만, 그전에 스스로도 잘 쓸 수 있다고 믿는 겁니다. 실력은 우물처럼 머물러있지 않습니다. 세월이 쌓이는 만큼 글 재주도 자연히 나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믿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쓰기도 전부터 글을 잘 못 쓸 거라고 판단합니다. 평가가 두려운 거죠. 타인의 말에 상처받을 상황을 애초에 만들지 않겠다는 겁니다. 누구를 위해서요? 어쩌면 상처는 스스로가 만드는 게 아닐까요? 지레짐작으로요. 상대방의 의도와 상관없이 먼저 동굴 속으로 숨는 겁니다.


저도 종종 제 글을 읽고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예전에 쓴 글도 최근에 쓴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 마음이 오락가락하듯 글도 들쭉날쭉한 게 당연합니다. 중요한 건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는 마음입니다. 자기만의 기준을 정해 꾸준히 써나가는 거죠. 그런 태도가 더 좋은 글을 쓰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는 동안 꾸준히 쓰다 보면 어느 순간 만족스러운 글도 쓰게 되지 않을까요? 그때가 언제일지 누구도 알 수 없지만, 그때를 위해 글을 쓰는 건 아니지 않을까요? 그저 매일 꾸준히 쓰면 점차 삶이 나아지는 데 만족해하면 어떨까요? 삶이 나아지는 것만으로도 꾸준히 쓸 이유는 충분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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