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또 다른 나

by 김형준

나는 너를 볼 수 없다.

너는 많은 이야기와 의미를 담고 있다.

사람들은 너를 보고 나를 짐작하게 된다.

기분 좋은가?

우울한가?

힘든가?

가까운 사이 일 수록 너를 더 신경 쓰게 된다.

가까운 사이라 더 자주 보게 되고,

자주 볼 수록 너를 더 이해하게 된다.


어릴 때 너는 누구보다 당당했다.

한껏 힘이 들어간 모습은 누구에게도 질 것 같지 않았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자신감

실패에도 다시 일어서는 용기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뚫고 나가는 돌파력

원하는 모든 걸 손에 넣을 것 같은 기대로 가득했었다.

하지만 세상은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좌절하고, 외면당하고, 밀려날 수 있는 현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게 현실에 순응하며 잔뜩 움츠려 들게 되었다.


누군가는 너를 보여주고 싶어 하지 않는다.

애써 강한 척한다.

강한 척은 강한 게 아니다.

강함은 있는 그대로 인정할 때 드러난다.

자신에게 솔직해질 때 인정도 할 수 있다.

솔직해지려면 용기가 있어야 한다.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는 용기,

그게 강한 게 아닐까.

반대로 약해 보인다고 약한 건 아니다.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게 자칫 약해 보일 수도 있다고 오해한다.

남들을 의식한다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게 남들을 의식해야 하는 건지 묻고 싶다.

아이들은 너를 통해 안정감을 갖게 될 거다.

아이들 눈엔 세상의 전부로 보여질 거다.

어릴 땐 너의 모습에 담긴 의미를 완전히 이해 못 할 수도 있다.

자라며 생각이 부딪히며 때론 오해하기도 하겠지.

오해로 인해 너를 두 번 다시 안 보려 할 수도 있다.

긴 시간 쌓여온 오해의 감정이 무뎌질 때쯤

문득 눈에 들어온 너의 모습에 후회가 밀려들 수도 있다.

세상의 중심이라 믿었던 그 모습은 사라졌고,

더 이상 안락함을 느낄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살아온 시간보다 살아갈 시간이 적어지고 있다.

다가올 시간은 너를 더 초라하게 할 수도 있다.

살아왔던 대로 산다면 초라해지는 걸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살길 바라고,

이전과 다른 모습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가진 걸 나누며 함께 살기를 선택한다면

지금 보다 더 빛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영원히 볼 수 없는 나의

'뒷모습'

어떤 사람이 되느냐에 따라

나의 뒷모습도 달라질 거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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