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를 채우는 가장 쉬운 방법, 프리 라이팅

by 김형준


습관을 만드는 제1조건은 행동에 대한 저항감이 없어야 합니다. 글 쓰는 습관을 만드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글 쓰는 행위에 저항감 없이 꾸준히 쓰다 보면 어느새 습관이 되죠. 문제는 글을 쓰기 위해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글감을 찾고 구성을 짜 적확한 어휘로 생각을 풀어내야 하죠. 한 마디고 골치 아픈 과정의 연속입니다. 글 한 편 쓴다고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니 더더욱 애착을 가질 이유가 사라지죠.


사정이 이러니 저항 없이 글을 쓰는 다양한 방법이 개발됩니다. 그중 단연코 검증된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프리 라이팅(free writing)입니다. 단어 그대로 자유롭게 쓰는 걸 의미합니다. 방법도 단순합니다. 정해놓은 시간 동안 의식의 흐름에 따라 자유롭게 써내는 거죠. 내용도, 문장도, 맞춤법이나 표현도 전혀 상관없습니다. 오직 그 순간 의식이 흐르는 대로 손을 움직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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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규칙이 있다면 손을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쓸 말이 없으면 '쓸 말이 없다'라고 쓰는 식이죠. 왜 이렇게 할까요? 글이 잘 써지지 않는 것은 생각이 뒤엉키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글쓰기를 특별한 의식을 치르듯 씁니다. 잔뜩 각을 잡고 남들이 읽도 근사한 내용을 써내려고 하죠. 그렇다 보니 부담만 잔뜩 생깁니다. 내 의도와 달리 내용은 산으로 가고 쓰면 쓸수록 부담감만 쌓이죠.


프리 라이팅은 이런 생각의 뒤엉킴을 풀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 놓으면 아마 내용은 엉망일 겁니다. 그래도 괜찮은 게 퇴고 과정에서 얼마든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죠. 백지가 두려운 것은 백지에 무엇을 채울지 막막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아무 말이나 채우고 나면 고치는 건 얼마든 내 의지대로 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어떤 내용이든 초고가 있으면 글 다운 글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거죠.


프리 라이팅으로 백지 채우는 연습을 하면 글쓰기에 대한 부담이 줄어듭니다. 또 하루 5분, 10분이니 그만큼 수월하게 시도해 볼 수 있죠. 앞에서 적은 대로 습관 만드는 데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저항이 줄수록 글 쓰는 재미가 붙습니다. 물론 잘 쓰고 못 쓰고는 나중 문제이고요. 아마 꾸준히 반복해 쓰다 보면 자연히 글 실력도 좋아질 수 있겠죠. 글쓰기에도 양질 전환의 법칙이 적용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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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매일 아침 프리 라이팅을 활용해 일기를 씁니다. 오늘까지 1682일째입니다. 노트를 펼쳐 한 페이지를 다 채우면 딱 10분 걸립니다. 이 시간 동안 생각이 흐르는 대로 손이 따라갑니다. 내용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나만 볼 글이죠. 마음껏 쓰다 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합니다. 그걸 붙잡아 한 편의 글로 발전시키죠. 제가 개인 저서 4권을 출간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게 프리 라이팅입니다.


프리 라이팅은 장소에 구애도 없고, 시간 제약도 없고, 특별한 준비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떠오르는 생각을 마음대로 풀어놓으면 한편으로 후련한 느낌도 듭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걸 글로 풀어낼 때의 짜릿함이라고 할까요? 일종의 배설이죠. 생각도 자주 배설해야 더 좋은 생각이 떠오르는 법입니다. 그러니 정신 건강을 위해서도 시도해 보면 좋겠습니다.





https://youtu.be/yOiUEeXyfX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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