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쉬워지는 3줄 쓰기의 힘

by 김형준


도전에 실패하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잡아서이다. 목표가 대책 없이 크면 세부 계획도 능력 범위를 벗어난다. 하루를 온전히 목표 달성에만 사용할 수 없는 노릇이다. 여러 일을 하다 보면 정작 해야 할 일을 놓칠 때도 더러 있다. 그래서 꿈은 크게 꿔도 목표는 최대한 작게 설정하라고 조언한다. 가랑이 찢어지지 않는 범위에서 오늘 할 일을 정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글 한 편 쓸 때도 똑같이 적용된다. 글 쓰는 게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A4 한 페이지 채우는 건 끝이 보이지 않는 우물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그러니 시작조차 못한다. 물이 보이지 않는 우물에 바가지를 던지는 사람 없다. 바가지를 묶은 줄을 어느 정도 길이로 해야 할지 가늠할 수도 없다. 물이 있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다. 그러니 물 긷는 걸 포기하는 게 오히려 현명한 판단일 수 있다.


만약 글 한 편 대신 3줄만 쓰기로 정했다면 어떨까? 모르긴 몰라도 3줄 쓰기를 막막해할 사람은 없을 터다. 그만큼 부담이 줄어서 손이 쉽게 나간다. 오래 고민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글 쓰는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렇다고 성취감이 없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기꺼이 다른 목표에 도전할 용기도 얻게 될 수 있다. 결과의 크기보다 해냈다는 데 성취감이 크기 때문이다.


분량을 3줄로 정할 수도 있지만, 3분 동안 쓰는 걸 목표로 할 수 있다. 3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충분히 집중할 수 있다. 아마 3줄 쓰는 것보다 많은 분량을 쓸지 모른다. 이때 타이머를 활용하면 어떤 식으로든 3분 안에 써내기 위해 뇌가 초집중 모드로 작동한다. 쉽게 말해 마감시간을 정해 놓는 원리이다. 마감이 정해지면 우리는 어디서 인지 모를 힘을 발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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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는 글자 수를 140자 내로 작성해야 한다. 꼭 필요한 말만 요약해 적으라는 의미이다. 아니면 순간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적을 수도 있다. 요즘은 트위터를 대신해 스레드가 인기이다. 스레드는 트위터보다 글자 수는 많지만 여전히 분량이 정해졌다. SNS를 활용하면 짧은 글을 꾸준히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 기록이 쌓이면 또 다른 형태로 활용할 수 있는 게 SNS의 장점이기도 하다.


하나 덧붙이면, 내가 사용했던 방법인데 책에서 읽은 문장에 대해 생각을 적어보는 것이다. 글감이 정해져 쓰는 게 보다 수월할 수 있다. 고민도 적다. 정답을 쓰는 게 아니니 부담도 준다. 무엇보다 다양한 책을 읽을수록 내 생각의 범위도 확장되는 장점이 있다. 사고력이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훈련이 반복되면 3줄은 우습다. 아마 A4 한 페이지 쉽게 채울 수 있다.


양말 한 켤레는 손으로 빨 수 있다. 백 켤레는 양손을 써도 한 번에 빨지 못한다. 글도 한 문장은 쉽게 쓴다. 한 페이지를 한 번에 다 쓰려면 머리부터 아프다. 대신 한 문장 쓰는 게 익숙해지면 점차 쓸 수 있는 분량도 는다. 한 번에 쓰는 양이 적을 수록 글쓰기에 대한 부담은 준다. 부담이 줄면 성취감이 쌓인다. 성취감과 비례해 쓸 수 있는 분량도 늘어난다. 그러니 오늘은 3줄만 써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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