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춘기에 꼭 지켜야 할 한 가지

#9. 쓸수록 쓸모 있는 단어

by 김형준

28년을 함께 한 친구가 있다.

두 딸의 아버지이다.

큰 딸은 이제 초등학교 1학년, 둘째는 다섯 살이다.

나처럼 사십춘기를 지나고 있다.

일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안고 산다.

친구는 국내 인테리어 업계에서 나름 입지를 다져왔다.

경력도 화려하고 실력도 출중하다.

수년 전부터 현장 소장으로 굵직한 프로젝트를 해 냈다.

앞으로 10년 이상 탄탄한 장래가 보장되어있다.

친구는 20년 가까이 지금 일에 전념해 왔다.

한 눈 판 적도 없다.

다만 현장이 전국 각지에 있다 보니 지방 근무가 잦고,

이로 인해 가정에 충실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자주 말하곤 했다.

얼마 전 또 대전으로 발령 나 근무 중이었다.

어제 늦은 시간 단톡 방에 소식을 전해왔다.

서울에 있는 아내와 아이를 대전으로 불러 주말을 보냈다고 했다.

잠시 후 뜬금없이 100억을 벌고 싶다고 한다.

이유는 간단했다.

남자로 태어났으니 그 정도는 벌어야 하지 않겠냐는 거였다.

그 친구와는 자주 만나 소주잔을 기울이는 사이다.

만날 때면 늘 뭐하며 먹고살아야 할지 고민이 이어졌다.

장사부터 사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구상했었다.

정작 직장에 매여 있다 보니 실행으로 옮긴 건 없었다.

언제나 공상으로 끝났다.

그러나 어제는 분위기가 달랐다.

책이라면 질색하던 친구였다.

책을 읽고 공부해 100억을 벌겠다며,

도와달라고 했다.

단 몇 글자였지만 가볍게 흘릴 말이 아닌 것 같았다.


2년 전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 친구에게 선물한 책이 있었다.

‘부의 추월 차선’

나는 이 책을 읽고 생각에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

생각뿐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을 실행하는 원동력이 돼주었다.

말 나온 김에 그동안 읽었는지 다시 물었다.

얼마 전 고기 구워 먹을 때 받침으로 썼단다.

나는 그나마 라면 냄비 받침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했다.

꼭 다시 읽어 보겠다고 했다.

내친김에 다른 책 한 권도 선물했다.

‘나는 오늘도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

이 책도 내 인생 책이다.

책뿐만 아니라 저자인 청울림 대표에게서 많은 걸 배웠다.

두 권의 책을 통해 조금 다른 생각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책 두 권으로 당장 엄청난 변화는 없다.

그래도 새롭게 마음먹었다는 게 긍정적이라 생각했다.

마흔이 넘으며 한 번쯤은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나도 마흔세 살부터 고민을 시작했고,

하나씩 다시 써 내려가고 있다.

친구도 늘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다만 구체적으로 무얼 어떻게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100억을 벌고 싶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생기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계획하게 된다.

새로운 계획은 분명 이전과 다른 삶으로 이어진다.

낯선 경험으로 이어질 것이다.

낯선 경험과 새로운 도전엔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를 내야 시도할 수도 있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갖게 된다.

가보지 않은 길이라 어디로 이어질지 알 수 없다.

어쩌면 망망대해를 지나는 느낌을 갖게 될 수도 있다.

모든 게 내 뜻대로 되지 않기에

방황도 하고 좌절도 하고 때론 실패도 할 수 있다.

그래도 한 가지만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배를 안전하게 안내하는 건 등대다.

등대 불빛에 의지해 어둠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다.

그 친구에게 앞으로 다가올 시간은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의 연속일 수 있다.

그런 어둠 속에서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잃지 않게 해 줄 한 가지는

‘초심’이라 생각한다.

처음 가진 지금 그 마음을 지킨다면 아무리 깊고 긴 어둠 속에서도

가야 할 길과 목표는 잃지 않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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