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덜 깬 채 출근했습니다. 숙취도 문제이지만 소화도 덜 된 상태입니다. 술자리 마무리는 늘 얼큰한 라면이니 말입니다. 잠들기 전 들어간 면발은 밤사이 팅팅 불어 뱃속을 가득 채웠죠. 그 상태에서 해장한답시고 국과 밥을 욱여넣습니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술이 깬다고 믿었죠. 이런 상태에서 정신이 맑을 리 없습니다. 몸속을 떠도는 알코올과 뱃속을 가득 채운 음식물은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죠. 얼레벌레 오전을 때우면 다시 점심때가 됩니다. 동료들과 어울려 또 한바탕 먹어치웁니다. 아마 아침밥도 소화되지 않은 상태로 말이죠. 이런 생활이 반복되니 몸무게 줄리 없습니다. 입으로 다이어트를 외치면서 그 입으로 끊임없이 먹어 댑니다. 복부 비만, 과체중, 고지혈을 달고 사는 게 당연했습니다.
술을 끊기 1년 전부터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습니다. 하루 16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16:8을 지켰죠. 전날 8시 전에 저녁을 먹고 출근해 점심시간 12시까지 물만 먹었습니다. 점심으로 샐러드 한 그릇 먹었습니다. 회사 주변에 혼자 점심 먹을 만한 곳이 없었서 선택한 메뉴였습니다. 더 중요한 이유는 공복 이후 첫 끼로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몸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공복 상태에서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몸의 균형을 깨트리기 쉽죠. 공복을 통해 청소한 몸에 다시 쓰레기를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공복과 음식을 조절한 덕분에 3개월 사이 몸무게를 13킬로그램 뺄 수 있었습니다. 그다음 해부터 술도 끊고 운동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만든 몸을 5년째 유지해 오고 있습니다.
술이 몸에 좋지 않다는 걸 잘 알면서도 줄이거나 끊지 못했습니다. 과식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도 알면서 조절하지 않았죠. 그때는 생각과 행동이 따로였죠. 다이어트, 건강한 몸을 만들겠다는 의지만 있었지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나와 내 주변 사람들에게 공수표만 남발했습니다. 그러니 몸이 건강해질 리 없습니다. 오히려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며 내 몸을 더 혹사시켰죠. 아인슈타인의 이 말이 뼈를 때립니다.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나아지길 바라는 것은 미친 짓이다."
맞습니다. 그때 저는 미친 짓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니 삶이 나아질 리 만무했죠. 시간이 갈수록 자존감은 떨어졌고 걱정과 불안만 늘었습니다. 점점 스스로를 갉아먹었습니다.
40년 넘게 이어온 식습관을 바꾸는 게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저에 대한 불신이 더 컸습니다. 시작은 했지만 예전처럼 얼마 못 가지 않을까 싶었죠. 다행히 이런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그때 저는 행동에 앞서 정신 무장부터 단단히 했었죠. 어떻게 했냐면, 바로 다양한 책을 읽었습니다. 책을 통해 원리를 익히고 실천 방법을 배웠습니다. 익히고 배운 대로 실천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사실 행동하지 못하는 건 올바른 정보가 없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가야 할 목적지가 명확하면 머뭇거릴 이유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길을 잃고 헤매는 것도 같은 이유이지요.
이는 비단 다이어트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들에 적용되어야 할 원칙인 거죠. 술이 몸에 좋지 않은 정확한 정보를 습득하면 마시는 양을 줄이거나 끊을 수 있습니다. 책을 읽을 때 얻는 유익을 분명히 알면 더 깊이 많이 읽으려고 할 것입니다. 인간관계에 따라 삶의 질이 결정된다면 이 또한 현명한 방법을 배우고 연습해야 할 테고요. 따지고 보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배워야 하지 않는 게 없습니다. 많은 걸 배우고 익힐수록 삶은 더 나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극히 단순한 이치입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간과한 채 살죠. 그 결과 못마땅한 인생을 사는 것 또한 당연합니다.
변화는 누구나 원합니다. 방법을 몰라 머뭇거리는 사람도 있고, 알아도 실천하지 못하는 이도 있습니다. 모른다고 그게 정당화될 리 없고, 알면서 실천하지 못하는 것 또한 이치에 맞다 할 수 없죠. 어떤 이유이든 다 핑계일 뿐이죠. 변화를 바라면 원하는 모습으로 달라져야 하는 게 당연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어느 것 하나 자기 것이 될 수 없습니다. 그저 남의 성공에 박수만 치다 끝나는 인생이 될 수도 있죠. 자기 인생이면서 자신이 주인공으로 살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마 누구도 그런 인생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러니 바라는 게 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실천입니다. 결과는 나중 문제입니다.
원하는 결과 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이든 행동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제가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기 전 책을 읽은 것도 결과를 얻기 위한 행동입니다. 독서를 통해 방법을 배우고 배운 대로 실천해 옮겼죠. 그 결과가 13킬로그램 감량으로 이어졌고, 술까지 끊게 했습니다. 과거 술을 즐겨 마시며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말만 했을 때와는 다른 결과를 낳았죠. 저는 이 지극히 단순한 이치를 깨닫고부터 삶의 여러 면에 변화를 줄 수 있었습니다. 원하는 일을 찾아 20년 직업을 내려놓을 수 있었고, 꾸준히 달리며 하프 마라톤 3회 완주 기록도 갖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삶에 만족해한다는 겁니다. 시도만 했던 삶에 남는 게 없었습니다. 있다면 낮아진 자존감뿐이었죠. 지금은 매일 아침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는 것조차 성취감으로 이어집니다. 대단한 무언가를 이루기보다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을 해냈다는 게 더 큰 삶의 만족으로 이어졌습니다.
지금 느끼는 만족감은 이전에 미처 몰랐던 느낌입니다. 그때와 지금 가장 큰 차이는 원하는 게 있으면 어떤 방식으로든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 행동이 대단한 게 아니어도 됩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이면 충분합니다. 그 작은 행동이 결국 더 큰 결과로 이어집니다. 여러분에게 삶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혹시 원하는 결과에만 눈이 가 있지 않나요?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과정입니다. 과정에 집중하는 게 어떤 결과를 얻든 삶에 만족도를 높여줄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과정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가치의 시작은 지금 할 수 있는 그 '행동'에서 비롯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