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대로 되지 않을 때 제발 이 선택은 하지 마세요

by 김형준


여러분은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기가 있습니까? 개인적인 기억도 있겠지만, 전 세계가 팬데믹 공포에 빠졌던 코로나 시기가 대표적일 것입니다. 수많은 사람이 2년 넘게 보이지 않는 공포에 집 밖을 나서질 못했습니다. 단 둘이 모이는 것조차 감시 대상이 되고 말았죠. 나로 인해, 타인으로 인해 감염균을 옮기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면요. 그러니 거의 모든 산업이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셀 수 없는 기업과 근로자가 설 곳을 잃었습니다. 당시 직장인의 자리는 지켰지만,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 코로나에게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2020년 1월, 직장인에 다니며 글을 쓴 지 3년 차였습니다. 3년 동안 준비한 첫 책을 출간하기 위해 출판사에 투고했습니다. 처음 두 달 동안 200여 곳에 이메일을 보냈지만 회신이 없었습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퇴고를 거쳐 두 번째 투고에 들어갔습니다. 코로나가 한참일 때라 계약이 쉽지 않을 거라 조언을 들었지만 희망까지 놓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시 두 달이 흘렀습니다. 이번에도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포기할 거였으면 시작도 안 했습니다. 다시 신발끈 묶고 달렸고 두드리니 결국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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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후 5개월 만에 첫 책을 출간해 줄 출판사를 만났습니다. 어떤 조건도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팬데믹 시기에 내 책을 내주겠다는 것만으로 이미 충분한 보상이었으니까요. 대구에 사무실이 있는 출판사 대표를 광명역에서 만났습니다. 계약서를 쓰기 위해 카페 테이블에 마주 앉는 것조차 주변에 눈치를 봐야 했죠. 간단한 인터뷰 진행 후 준비한 계약서에 서둘러 사인했습니다. 긴 시간 대화가 부담됐습니다. 열차 출발 시간이 임박한 사람들처럼 서둘러 자리를 파했습니다. 3년 기다림 끝에 맞이한 순간은 한나절만에 생을 마감하는 하루살이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출판사가 제시한 조건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출간 시기였습니다. 앞서 출간 준비 중인 책이 있어서 제 순서가 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죠. 출간만 된다면 얼마든 기다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저 같은 초보 작가에게 기다리는 건 일도 아닙니다. 기회가 오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테니까요. 그리고 그 사이 저는 다음 책을 집필하자 마음먹었죠. 직장에 다니고 있으니 기다리는 것은 일도 아니었습니다. 계약서에 사인할 때 흥분은 잊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듬해 1월로 기억합니다. 퇴근을 앞둔 무렵이었죠. 6개월 만에 출판사 대표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속으로 '출판시기가 당겨졌다'라고 알려주는 전화이길 바랐죠. 수화기 너머 목소리는 첫마디부터 다급해 보였습니다.

"작가님, 잘 지내셨죠? 다름이 아니라 작가님 책을 출간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죽을 지경입니다. 미안합니다. 다른 출판사 찾아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1분도 안 되는 짧은 통화였습니다. 이유도 묻지 못하고 통화는 끝났습니다. 어찌나 급하게 말하든지 끼어들 틈이 없었죠. 스마트폰 배경화면만 멍하니 바라봤습니다.


잠시 뒤 정신을 차렸습니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지?', '나는 왜 이렇게 운이 없을까?', '해도 해도 너무 하네.' 그 상황이 원망스러웠습니다. 기껏 잡은 기회였는데 허망하게 날렸습니다. 또다시 기회가 올지 막막했죠. 어디에 하소연하고 싶었지만 마땅한 곳이 없었습니다. 하소연해 봐야 도움이 안 되는 위로만 받을 테니까요. 결국 스스로 삭이는 방법밖에 없겠다 싶었죠. 그 상황에서 누구를 원망할까요? 따지고 보면 출판사도 팬데믹에 피해자였죠. 원해서 그런 선택을 한 게 아니었을 겁니다.


마음으로 인정하기까지 며칠이 필요했습니다. 그런 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죠. 원고를 다시 손봤습니다. 몇 개월 보냈습니다. 그 사이 마음이 다시 안정을 찾았죠. 만약 통제할 수 없는 것들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면 원망과 자책은 계속 됐을 겁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한 덕분에 다시 투고할 기회도 만들었습니다. 다행히 앞서 예상했던 출간 시기에 맞춰 다른 출판사를 통해 첫 책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포기하지 않았던 덕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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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행동은 크게 4가지로 구분됩니다. 생각, 행동, 감정, 신체반응입니다. 이 중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맞습니다. 생각과 행동입니다. 잘 될 거야, 감사하자, 도움이 되겠지, 심호흡, 걷기, 웃기처럼 생각과 행동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마음먹은 대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죠. 반대로 감정과 신체반응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긴장, 떨림, 행복, 화, 식은땀, 눈물, 손 떨림 등이 대표적이죠.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걸 통제하려다 보니 실수하고 우울해하고 좌절을 경험합니다.


이를 '전 행동 자동차 이론'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자동차는 4바퀴로 굴러가죠. 앞에 두 바퀴는 핸들에 움직임에 따라 방향을 틀 수 있습니다. 앞바퀴를 생각과 행동으로 정의합니다. 뒤에 두 바퀴는 앞바퀴가 움직이는 대로 따라가죠. 즉 감정과 신체반응은 생각과 행동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두 가지, 생각과 행동을 바꾸면 감정과 신체반응도 바꿀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출판사에서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을 때 감정과 신체반응에 따라 행동했다면 어떤 결과를 얻었을까요? 아마 상황 탓 남 탓 아니면 자책만 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다시 퇴고를 시작했고 수정된 원고로 다시 투고를 했습니다. 반드시 출간할 수 있다고 믿으면서요. 생각과 행동을 선택했죠. 그 결과로 지금의 제가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선택한 덕분이었죠.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는 수많은 변수가 생깁니다. 변수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게 대부분입니다. 변수를 줄이거나 없애려면 상수를 늘리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상수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걸 말합니다. 평소 생각과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면 변수가 생겼을 때 적절히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감정과 신체반응을 내가 제어할 수 있다는 의미이죠. 물론 말처럼 쉬운 건 아닙니다. 쉬웠다면 누구나 다 원하는 목표를 손쉽게 이루었겠죠. 쉽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상수 즉, 생각과 행동에 더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상처와 실패를 원하는 사람 없습니다. 원치 않았던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겠죠. 그때 남 탓만 해서는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차라리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걸 하는 게 더 현명하겠죠. 그게 오히려 한 발 더 나아가는 방법일 테고요.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여러분은 변수를 탓하나요? 아니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상수에 더 집중하시나요? 여러분의 선택에 따라 목표를 이룰 수도 영영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이왕이면 내 의지대로 통제하며 사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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