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쓰다가 막히는 건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출발선이다."
개인 저서 4권 출간했습니다. 4권 다 공통된 과정이 있었습니다. 집필 중 어느 순간 손이 멈춘다는 거죠. 시작은 언제나 호기롭습니다. 글이 쌓이면 고민이 쌓이고 불안은 커집니다. 그러다 그 무게에 짓눌리는 때가 옵니다. 그때 두 가지 선택지 앞에 놓입니다. 계속 쓸 것인가? 이대로 포기할 것인가?
저는 계속 쓰기를 선택했습니다. 멈췄던 순간이 출발선이 되었죠. 다시 시작할 수 있었던 건 마음가짐 때문입니다. 부담감부터 내려놓는 거죠. "내가 쓰는 건 베스트셀러가 아니다'라고요. 또 '이 책은 딱 한 사람만을 위해 쓴다'라고 마음을 고쳐먹습니다. 이런 결정이 한결 가볍게 해줍니다.
막히는 순간이 찾아오는 이유는 크게 3가지입니다.
첫째, 완벽하게 쓰려고 한다.
초고와 퇴고를 동시에 할 때 이런 현상이 생깁니다. 한 문장 쓰고 마음에 들지 않아 고치길 반복하죠. 생각의 흐름을 끊는 가장 안 좋은 습관입니다. 글을 고치는 건 뇌를 경직시킵니다. 거침없이 써 내려가는 건 뇌에게 자유를 주는 거죠. 마음껏 풀어놓은 뇌에서 더 좋은 글이 나오는 법입니다. 고치는 건 그다음 단계여야 하죠.
둘째, 할 말이 떨어졌다.
쓸 말이 많은 챕터가 있다면 쥐어 짜야 하는 챕터도 있는 법이죠.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억지로 채우려면 같은 말을 반복하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합니다. 차라리 시간을 두고 조금씩 채우는 게 현명하죠. 한편으로 짧은 내용이 오히려 임팩트를 줄 수 있습니다. 질질 끄는 것보다 낫다는 의미이죠.
셋째, 머릿속 정리가 덜 됐다.
할 말이 떨어진 것과 달리, 이 챕터에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아직 정리가 덜 된 상태라고 할 수 있죠. 이때는 기존 주제를 포기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방향을 틀면 새로운 돌파구 보일 수도 있을 테니까요.
앞에 3가지 방법을 써봐도 계속 막히나요? 최후의 방법이 있습니다. 건너뛰기입니다. 막힌 구간을 표시해 두고 다음 내용으로 넘어가는 겁니다. 막힌 구간에 계속 머물면 정체만 일으킵니다. 이때는 돌아가는 게 상책입니다. 대신 다시 돌아와야 할 때를 대비해 표시해 두는 거죠.
우리 뇌는 참으로 신기합니다. 문제를 던져주면 알아서 답을 찾으려고 애를 쓰죠. 막힌 구간에 표시를 해두면 뇌는 그때부터 무의식에서 끊임없이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알맞은 답을 발견합니다. 그때 다시 돌아가 완성하면 됩니다.
책을 한 번에 완성하는 작가는 없습니다. 막히고 돌아가고 다시 출발하기를 반복하는 게 책 쓰기입니다. 책을 내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여기에 있습니다. 막히는 순간이 왔을 때 둘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죠. 책을 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면 그냥 받아들이면 됩니다. 나에게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고 인정하는 거죠. 누구나 다 겪는 일이니 유난 떨 필요 없다고 스스로 위로하는 걸로 충분합니다.
책을 완성하는 유일한 부류는 어떤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내 책을 내고 싶다면 딱 하나만 결심하면 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멈추지 않겠다고 말이지요. 그 믿음이 당신을 세상 어디에도 없는 저자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