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 인한 부작용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글감의 저주에서 벗어나는 방법?
글을 쓰는 이들에게 잘 쓰고 싶은 욕심은 당연한 본능 같은 것 같습니다.
이전 글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매일 쓰는 사람도 있고,
쓴 글을 고치고 또 고치는 사람도 있고,
더 좋은 글을 위해 다양한 책을 읽은 사람도 있습니다.
이중 어느 것 하나도 정성이 깃들지 않는 건 없습니다.
정성의 깊이만큼 글도 조금씩 나아질 겁니다.
잘 쓰고 싶은 욕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꾸준히 쓸 수 있는 글감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할 겁니다.
글감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일상에서
읽은 책에서
친구와 대화에서
TV 드라마에서
직장에서 등등
우리의 삶 하나하나가 글감일 겁니다.
다만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을 글로 옮길 수 있을 때만 글감으로써 가치를 가질 겁니다.
1년에 100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1달에 20권 이상의 책을 읽었습니다.
재미있는 드라마에 꽂히면 만사 제쳐두고 본방 사수합니다.
가족 간의 대화에 신경을 곤두 세웁니다.
친구와 술 한 잔 하며 다양한 소재로 대화를 시도합니다.
이 모든 게 글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왜 빈 화면만 마주하면 한 글자도 못 쓰게 되는 걸까요?
어제오늘뿐 아니라
생각이 손을 묶는 게 반복됩니다.
아무 말이나 쓰려고 몇 자 적다 보면 급 제동 걸립니다.
'이 단어가 적합한가'
'다음 문장 시작은 어떻게 하지'
'이 표현이 이 상황과 맞나'
글력이 오래된 분들은 한결같이 말합니다.
"그냥 머릿속에 떠오르고 손이 가는 대로 써 내려가세요."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그렇게 주욱 써 놓고 난 뒤 퇴고하면 됩니다."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알면서도 왜 안 되는 걸까요?
생각나는 대로 쓰기 시작하면 굳이 글감을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글감은
어떤 말이든 시작하고 나서
한 줄씩 써내려 가면서 내용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다르 방향이 될 수도 있고,
처음 생각했던 글감보다 더 좋은 내용으로 갈아탈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험을 몇 번 해봤고
또,
글력이 있는 분들이 생각나는 대로 쓰라는 의미도
아마 이런 경험 때문일 거라 짐작합니다.
그러니 굳이 고민하고 있기보다
일단 쓰기 시작하고 한 줄씩 채워가며 수정하는 게 더 나은 방법이란 의미일 겁니다.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서
글감의 저주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어깨에 뽕을 빼야겠습니다.
잘 쓰고 싶은 욕심은 잘 접어서 바지 뒷 주머니에 넣어둬야겠습니다.
손을 가로막는 생각도 분리수거 한 뒤 필요한 것만 남겨둬야겠습니다.
한마디로
닥치고 그냥 써야겠습니다.
글감을 핑계로 고민하는 시간 낭비하지 말고
일단 쓰고 봐야겠습니다.
쓰다가 죽이 되면 맛있게 먹으면 되고,
쓰다가 밥이 되면 더 맛있게 먹으면 그만입니다.
이렇게 또 한 편을 완성했습니다.
이제 맘 편히 퇴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직장에서 몰래 글 쓰는 불량 직장인은 이제 퇴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