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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Dec 23. 2021

계속 쓰는 수밖에

습작하는 김작가 - 14


"나는 정말 좋은 글을 써냈어." 

하지만 지금은 또 다른 새로운 시간이다. 다른 것을 써야 한다. 목표를 달성했다고 해서 또는 큰 실패를 맛보았다고 해서, 글을 쓰지 않고 이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건 당신은 계속 앞으로 나가야 한다. 이것만이 당신을 건강하게 또 살아있게 지탱해 준다. 사실, 백 미터짜리 장대에서 발을 뗀다고 해서 꼭 떨어진다는 법은 없다. 어쩌면 당신은 하늘을 날게 될지도 모른다. 이 세상은 어디에도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이분법은 없다. 그러니 그저 계속해서 글을 쓰라.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 나탈리 골드버그





세 끼를 먹다가 두 끼로 줄였다.

몇 주는 손이 떨리고 음식에 강박도 생겼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돼 묻기도 했다.

낯선 경험이니 그럴 수 있다고,

하다 보면 익숙해질 거라고 내게 용기를 줬다.

첫 마음을 잃지 말자고 다짐했다.

잘 할 수 있을지 의심이 들었다.

결심하고 실행했지만 얼마 못 가 포기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1년째 첫 마음대로 실행에 옮기고 있다.

스스로 발을 떼고 난 낭떠러지로 뒤떨어지지 않으려 버텨내고 있다.

다행히 실패를 맛보진 않았다.

성공도 아니다. 

지나는 과정일 뿐이다.

자만할 필요도 없고,

자책할 필요도 없다.

지금처럼 매일 하던 대로 꾸준히 하면 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첫 마음은 두려움이었다.

4년째 쓰고 있지만 두려움은 여전히 자리해 있다.

매일 글을 쓰지만 내 글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하다.

좋은 글은 못 돼도 나쁜 글은 쓰지 말자.

사람들에게 외면받는 글은 쓰고 싶지 않았다.


좋은 글 나쁜 글의 기준이 있는 건 아니다.

읽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매일 쓰는 글들이 다 좋은 글이길 바라지 않는다.

그럴 수도 없다.

내가 쓸 수 있는 글만 쓰려고 한다.

내가 쓸 수 있는 글은 내 경험이 담긴 글이다.

남의 경험을 내 경험처럼 쓸 수 없다.

내가 경험하고 배우고 얻은 게 진짜 내 것이다.

식단 관리를 하는 건 내 몸이 어떻게 변하는지

내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남의 몸에, 남이 경험한 식단 관리과정을

내 것 인양 말할 수 없다.

적어도 내 경험이 담긴 글이 나쁜 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알아주지 않을지언정

나 자신에게는 당당할 수 있지 않을까?


식단 관리를 하면서 가장 주의하는 게 자극적인 음식을 안 먹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흔히 먹는 자극적인 음식 즉, 패스트푸드, 정크푸드, 

탄산음료, 가공식품 같은 것만 줄이거나 끊어도 건강해질 수 있다.

안 좋은 걸 알면서도 끊지 못하는 건 먹는 순간의 즐거움 때문이라고 많은 사람이 말한다.

나쁜 음식이 왜 나쁜지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지는지 알면 도움이 된다.

그런 음식이 내 몸을 어떻게 망가트리는지 알게 되면 손이 덜 갈테다.


음식에 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아쉽지만 나쁜 글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은 없다.

나쁜 글을 안 쓰는 방법은 공감받을 수 있는,

내 경험과 지혜가 담긴 글을 많이 쓰는 것뿐이다.

내 건강이 하루아침에 좋아지지 않는 것처럼,

좋은 글도 한 번에 나오지 않을 터이다.

그러니 나를 믿고 계속 쓰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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