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스트레스,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by 김형준


상사와 동료의 인간관계, 과도한 업무량, 낮은 연봉, 상사·고객·거래처 갑질 등 직장인이 스트레스받은 1~4위라고 합니다.(출처:벼룩시장 구인구직) 여러분은 이중 어떤 것 때문에 스트레스받으세요? 사람과 부대끼며 살다 보면 어느 하나라고 단정 지을 수 없을 겁니다. 어느 날은 상사 때문에, 어디에서는 거래처 때문에, 또 월급 때문에 수시로 스트레스받는 게 직장인입니다. 의학계에서는 스트레스를 모든 병의 근원이라고까지 합니다. 진단명이 나오지 않는 병에는 스트레스로 대신하기도 합니다. 직장인에게 삼겹살에 소주와 같은 스트레스를 안 받고 사는 방법이 있을까요?


2016년부터 새 직장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13개월을 놀고 어렵게 구한 직장이었습니다. 코스닥 상장사여서 적어도 월급 안 나올 걱정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믿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다니는 동안은 밀리지 않고 받았습니다. 월급보다 일이 문제였습니다. 업력은 오래됐지만 주력이 제조였습니다. 새로운 사업으로 건설에 발을 들인 시기였습니다. 그러니 조직 내 체계가 잡히지 않았습니다. 사업을 주도할 임원도 없었고, 적극적인 투자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잘잘한 공사 몇 건을 수주해 근근이 진행시키고 있었습니다. 현장도 환경이 열악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니 본사에 근무한 저에게 이런저런 하소연을 합니다. 또 현장에 지급할 대금이 제때 나가지 않으면 그 원성이 전부 저에게도 왔습니다. 현장 직원도 귀찮으니 저에게 떠넘기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월말에 돈이 안 나가면 월초부터 시달리기 시작합니다. 업무는 손도 못 대고 전화기에만 손이 가 있을 정도입니다. 사람을 상대하는 게 가장 어렵다고 합니다. 특히 돈 때문에 감정이 상한 상대방을 상대하는 건 누구도 원치 않을 겁니다. 그런 일을 제가 회사를 대표해 맡아서 했습니다. 그런 처지라 속에서 천불이 나도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했습니다. 그저 '죄송합니다', '이해 바랍니다',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로봇처럼 멘트 하기 바빴습니다. 그렇게 한 달 내내 시달리며 받은 스트레스를 술로, 아이들에게 푸는 게 일사이었습니다. 그때는 그게 당연하다고 여겼습니다. 술을 마시면 풀어야 다음 날 출근할 수 있었고, 속에 담긴 화를 아이들에게라도 풀어야 또다시 타인의 감정을 받아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무지하고 미련했습니다.


2년을 버티다 직장을 옮겼습니다. 직장을 옮길 즈음부터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운 좋게 옮긴 직장은 스트레스가 적은 편이었습니다. 업무량도 적었고, 사람을 상대하는 기회도 줄었습니다. 감정도 크게 요동치는 일이 적었습니다. 한편으로 책을 읽으며 그동안 불편했던 마음을 돌아보고 조금씩 다스리게 되었습니다. 올해로 5년째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5년 전보다는 마음의 안정을 찾은 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이런저런 일로 스트레스는 따라다닙니다. 대신 스트레스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직장인이 받는 스트레스에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는 방법입니다. 그런 말은 나도 하겠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실제 도움이 안 될 거라는 걸 압니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제 자신에게 시험한 결과라면 조금은 도움이 될까 싶어 적어보려고 합니다.


우선 거리두기입니다.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에서 한 발 떨어져 보는 겁니다. 내 앞에 상사가 나에게 질책을 한다고 가정해 봅니다. 분명 사실을 말하는 부분도 있고, 상사의 감정이 담긴 부분도 있습니다. 말하는 사람이 조금만 현명하다면 상대방이 상처받는 말을 안 해야 하고, 그래야 듣는 사람도 상처를 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직장이 그렇게 따뜻한 곳은 아닙니다. 또 상사가 그렇게 천사 같지는 않습니다. 할 말과 안 할 말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하기에 듣는 사람이 상처를 받고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이때 듣는 사람 즉, 내가 걸러서 들어야 합니다. 상사가 말하는 상황을 멀리 떨어져 바라본다고 상상하는 겁니다. 쉽게 말해 '너는 떠들어라 나는 안 들을 란다' 식입니다. 나에게 필요한 부분만 새겨듣고 나머지는 흘러 버리는 겁니다. 적어도 쓸모없는 말로 쓸데없이 상처받는 일은 피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이미 받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갖는 겁니다. 저는 재수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책을 읽으며 풀기도 합니다. 시저는 '약으로써 병을 고치듯이, 독서로써 마음을 다스린다'라고 했습니다. 그만큼 독서는 마음을 다스리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의미일 겁니다. 책에 집중해 읽다 보면 불편했던 감정이 사그라들기도 합니다. 책을 읽으며 새로움을 접하고 생각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잠시 잊을 수 있습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습니다. 기억하기 싫은 건 새로운 것으로 하나씩 밀어내 잊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스트레스도 조금씩 떨어져 나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른 하나는 생각이 필요 없는 행동을 하는 겁니다. 저는 주로 설거지나 운동을 합니다. 저녁마다 설거지를 한 지 1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10분에서 20분 정도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면 그릇에 묻은 때를 지우다 보면 감정도 누그러지는 기분이 듭니다. 이 또한 스트레스를 극복하기보다 잠시 떨어져 봄으로써 조금씩 잊히는 효과를 바라는 겁니다.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하는 건 의사도 추천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니 저는 따로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이상으로 여러분과 같은 직장인인 제가 스트레스를 대하는 태도를 적어봤습니다. 앞서 적었듯 별다른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도 다 아는 내용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는 걸 해보는 것과 해보지 않는 건 다릅니다. 누구나 아는 방법을 직접 해보며 효과를 얻는 사람, 알지만 해보지 않아 효과를 못 보는 사람. 밑져야 본전입니다. 누구나 아는 방법, 한 번쯤 시도해볼 가치가 있는 방법이라면 기꺼이 해보는 건 어떨까요?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등에 지고 사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어쩌다 얻어걸려 단 한 번의 시도로 극적인 효과를 볼 수도 있을 테니 말입니다. 선택은 여러분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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