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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Jul 15. 2022

메모를 활용한 글쓰기

ㅇ2022. 07. 15.  07:40


(메모 글쓰기 전 메모 떠오르는 생각의 나열 글의 윤곽을 그리는 작업 글이 방향을 잃었을 때 다시 기준이 된다 줄기를 잡아준다 첫 생각을 묶어둔다 소재 사례에 살을 붙이기 장점 단점 장점은 중심 잡기 단점은 글쎄 한 편의 글 구성이 중요 구성의 뼈대 나열해 놓고 맞추기 피카소는 스케치도 가치를 인정받는다 대가의 스케치는 메모 메모도 연습이다 메모를 했을 때와 안 했을 때 하니까 쓰기 수월하다 - 메모)



건물을 지을 때 시작은 아이디어 스케치라고 합니다. 의뢰인의 요구 조건에 건축가의 철학이 더해진 아이디어 스케치를 시작으로 조금씩 구체화시키는 과정을 거칩니다. 간혹 대가의 스케치는 그 자체로 가치를 평가받아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합니다. 건물을 짓는 과정은 이처럼 순간 떠오르는 생각을 기록하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며 완성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창조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도 이와 비슷할 겁니다.  저는 한 편의 글을 쓰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 달 전부터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위해 시간을 정해 놓고 쓰기 시작했습니다. 시작 시간과 끝내는 시간을 정해 놓은 겁니다. 스스로에게 마감 시간을 설정했습니다. 마감 시간 안에 정해놓은 분량과 말하고 싶은 내용을 조리 있게 적어야 했습니다. 그러니 구성, 사례, 메시지 등 꼭 필요한 걸 놓치면 안 됐습니다. 짧은 시간 쓰려고 하니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건물을 짓기 전 스케치를 하듯, 글을 쓰기 전 메모를 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전에는 생각으로만 글을 쓰려고 했습니다. 시작은 하지만 쓰다 보면 생각이 엉키고 끝으로 갈수록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방향을 잃기도 했습니다. 이는 메모를 하지 않았을 때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메모를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니 따라 해 보기로 했습니다. 


제일 먼저 주제를 정합니다. 간혹 주제보다 경험이나 사례를 정하고 글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게 다 쓰고 나서 글에 맞게 제목을 정하기도 합니다. 순서는 바뀔 수 있습니다. 둘 중 어떻게 시작하든 메모는 꼭 빼놓지 않습니다. 떠오르는 생각을 적습니다. 주제와 관련된 단어, 문장, 생각, 구성 등을 편하게 적어 내려갑니다. 말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윤곽을 잡아갑니다. 이렇게 쓰다 보면 내가 말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구체화되는 것 같습니다. 뼈대 같은 스케치가 완성된 겁니다. 


뼈대가 있으면 살을 붙이기 쉽습니다. 살을 붙이면서 모양도 완성해 갑니다. 살은 내 경험이나 비슷한 사례를 찾아 씁니다. 글의 분량은 여기서 채워집니다. 경험만큼 쓰기 쉬운 게 없을 겁니다. 겪었던 사건이나 상황을 있는 그대로 풀어씁니다. 구체적으로 쓸수록 독자를 설득할 수 있고 분량도 수월하게 채워집니다. 또 읽는 재미를 줌으로써 독자를 붙잡는 효과도 있습니다. 물론 잘 쓴다는 전제가 있겠지만요. 그렇게 1시간 안에 A4 한 장 분량을 채울 수 있는 것도 경험을 구체적으로 쓰기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한 편의 글에 두세 가지 사례를 넣어주면 좋은데 메모 없이 쓰다 보면 뒤의 사례를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미리 메모해둔 키워드를 활용해 남은 분량을 채울 수도 있게 됩니다.   


공감받는 글, 잘 쓴 글에는 몇 가지 공식이 있습니다. 탄탄한 구성, 적확한 표현, 주장을 뒷받침하는 경험이나 사례. 이러한 공식이 글을 쓰면서 저절로 이어진다면 메모는 필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대가들은 메모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들의 작품도 메모에 살을 붙이며 완성된 경우가 많습니다. 메모도 연습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생각이 시시때때로 바뀌듯 글감도 불현듯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붙잡아두면 글을 쓰기 수월할 겁니다. 쓰고 싶은 글을 보다 풍성하고 논리 있게, 공감받는 글로 쓸 수 있는 재료를 갖게 될 겁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앞에 적어놓은 메모를 여러 번 다시 봤습니다. 놓친 건 없는지,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는지 다시 확인했습니다. 메모를 하지 않았다면 어느 순간 할 말을 잃고 헤매고 있었을 겁니다. 아니면 처음 의도와 다른 글이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메모하고 살을 붙이고 고쳐 쓰는 과정을 통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을 익히게 됩니다. 방법을 익혀 내 것으로 만들려면 가장 필요한 한 가지가 있습니다. 맞습니다. 꾸준히 연습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잘 쓰고, 좋은 글을 쓰고 싶어 합니다. 좋은 글에는 공식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공식만 안다고 글을 잘 쓴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수학도 공식을 알고 다양한 문제를 풀었을 때 실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공식만 외운다고 미적분을 쉽게 풀 수 없을 겁니다. 나보다 앞서 일가를 이룬 이들이 추천하는 방법이라면 밑져야 본전이라 생각하고 따라 해 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우리도 그들처럼 저마다의 일가를 이룰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꾸준히 될 때까지 노력한다면요.   



2022. 07. 15.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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