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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Jul 16. 2022

글감을 찾는 나만의 방법

2022. 07. 16.  07:08


(글감 잡생각 집중을 못한다 생각만 많다 생각이 많다는 건 망설이는 건 망설이는 이유가 무엇 남들의 평가? 내 글에 대한 평가 스스로 재단 타인의 시선은 시선일 뿐 쓰고 싶은 글을 쓰면 된다 보여주는 글과 나만 보는 글이 있다면 부담을 줄인다 쓰고 싶은 글을 쓰면서 글감에 대한 부담도 줄인다 일기 쓰기 자유롭게 쓰다보면 글감도 이어진다 망설이고 있으면 생각만 많아진다 일단 쓰기 시작하면 다른 내용으로 연결된다 멈추고 있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아무 글도 쓰지 못한다 일단 아무 말이나 적기 시작하면 다른 글로 생각으로 이어진다 이어지다보면 쓰고 싶은 글감으로 연결된다  - 메모)




여러분은 주변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나요? 아니면 유아독존, 나만 챙기고 사는 편이세요? 시선을 의식하든 그렇지 않든 두 삶 모두 녹녹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유아독존 식의 삶을 살아보진 못했습니다. 짐작컨데 그들 나름의 고충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반대로 저는 남을 의식하고 살아서 나름의 고충을 갖고 삽니다. 타인을 의식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이 나를 어떻게 볼까? 내가 어떻게 보여질 까에 대해 고민합니다. 하지만 진실은 아무도 나에게 신경 쓰지 않는데 말입니다. 


5시 반, 평소보다 1시간 늦게 일어났습니다. 양치하고 세수하고 책상에 앉았습니다. 노트를 펼치고 펜을 잡았습니다. 자세를 잡고 떠오르는 생각을 쓰려고 노트를 노려봅니다. 손이 멈칫합니다. 생각의 곁가지 자랍니다. 책이 잘 팔리고 있나? 전세금을 얼마나 올리려고 할까? 점심으로 자장면을 시켜주기로 했지, 새벽 공기가 시원하네, 여유를 부려서 잡생각이 많나? 제목을 뭘로 정하지? 제목을 보고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5분 남짓 잡생각이 이어졌습니다. 


생각이 많다는 건 타인을 의식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내가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내 글이 어떻게 읽힐지, 내 글에 담긴 생각을 다른 사람은 어떻게 이해할지, 내 글에 어떤 댓글이 달릴까? 이런 내용을 쓰면 사람들이 읽을까? 글을 못 써서 안 읽나? 다양한 생각이 꼬리를 뭅니다. 이런 생각들은 결국 스스로를 재단하는 행동인 것 같습니다. 양갈래 길을 앞에 두고 이리로 갈까 저리로 갈까 망설이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는 여러 이유를 만들어냅니다. 이 길로 가면 이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괜찮을까? 아니야 저 길로 가는 게 나을 수 있어, 아니지 저쪽 길로 가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어 등등. 가보지도 않고, 해보지도 않은 체 생각만 많아지는 꼴입니다. 


생각이 많아질수록 글감도 선택하지 못합니다. 사실 글감은 주변에 널려있습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져지는 모든 것들이 글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글감이 되지 못하는 건 정작 글을 썼을 때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하는 걱정 때문에 쓰지 못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글에는 정답이 없다고 합니다. 표현이 서툴고 구성이 엉성해도 진심을 다해 쓴다면 그 자체로 가치 있다는 의미입니다. 글쓰기를 주저하는 건 표현이 서툰 걸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구성이 엉성한 걸 들키고 싶지 않아서, 재미없을 것 같다는 지레짐작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고민은 누구나 할 겁니다. 제 아무리 실력이 출중한 작가도 언제나 새 글 앞에서는 망설여질 겁니다. 물론 기성 작가라면 퇴고를 거쳐 유려한 문장, 무릎을 치는 구성, 뒤통수를 때리는 반전 있는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은 갖고 있을 겁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일 겁니다. 


이쯤에서 한 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사방에 널린 글감을 놓치지 않고 쓸 수 있는 방법을요. 일기 쓰기를 추천합니다. 일기는 나만 보는 글입니다. 남들에게 보여주지 않는 건 훌륭한 동기입니다. 떠오르는 대로 쓰면 된다는 의미입니다. 생각이 뻗는 대로 손이 가는 대로 쓰면 됩니다. 남의 시선, 반응, 생각 아무것도 의식할 필요 없습니다. 생각나는 글감이 있으면 닥치는 대로 써보는 겁니다. 쓰다 보면 또 다른 글감과 생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제아무리 좋은 글감도 쓰지 않으면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맙니다. 제 아무리 후진 글감도 일단 쓰기 시작하면 세상에 없는 명작으로 탄생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좋다 안 좋다 먼저 재단하기보다 일단 떠오르는 대로 써보면 좋겠습니다.  


5분 동안 잡생각으로 망설이는 제 자신에 대해 글을 썼습니다. 글감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내용을 일기에 적었습니다. 그렇게 적고 나니 망설이는 제 자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생각을 정리하며 한 페이지를 채웠습니다. 그러고 났더니 지금 이 글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흘려버리고 말았을 생각에 대해 글을 쓴 덕분에 오늘도 이렇게 한 편을 쓸 수 있었습니다. 특별한 글감은 아니었지만 일기장에 있는 그대로 적었기에 또 한 편의 글로 남길 수 있었습니다. 남들에게 보여줄 게 아니기에 손이 가는 대로 썼습니다. 손이 가는 대로 쓰다 보니 처음보다 넓은 의미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썼기 때문입니다.


 you can make it anything by writing - C.S lewis


브런치 첫 화면에 뜨는 문장입니다. 저는 글이 안 되는 글감은 없다고 이해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세요?         



2022. 07. 16.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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