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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Jul 17. 2022

핑계를 대면
하지 않을 이유만 생긴다

2022. 07. 17. 07:46


일요일 아침, 같은 시간에 맥도날드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노트북을 꺼내고 이어폰을 꺼내는 데 뭔가 허전합니다.

마우스를 두고 왔습니다.

마우스가 없으면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게 조금은 불편합니다.

여전히 손가락 마우스가 익숙지 않아 후속 작업이 더딥니다.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블로그 글 마무리가 늦어지면서 브런치 글 쓰는 게 부담이 됩니다.

마우스가 없다는 이유로 핑계가 만들어졌습니다.

핑계가 생기니 긴장감도 떨어집니다.

브런치를 열고 빈 화면을 마주한 지 25분 만에 첫 줄을 쓰기 시작합니다.

다른 주제를 쓰려다가 방향을 틀었습니다.

처음 생각한 주제로는 제시간에 끝내지 못할 것 같습니다.


바뀐 주제는 핑계와 마주한 제 자신에 대해서 쓰기로 했습니다.

일요일까지 굳이 글을 쓰는 게 맞을까?

하루쯤은 건너뛸 수 있는 거 아닌가?

주말에 발행하면 보는 사람도 적던데 그냥 쉴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궁금해졌습니다.

다른 작가님들은 주말, 특히 일요일도 글을 쓰는지 말입니다.


물론 자기 자신과의 약속이 먼저일 겁니다.

매일 쓰기로 작정했다면 일요일도 예외는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이다 보니 핑계도 생기고

핑계가 생기니 자연히 합리화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다른 작가들도 일요일에 글을 써 발행할까?

그게 도움이 될까?

하루 쉬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너무 몰아붙이는 건 아닐까?


매일 글을 써 올리는 작가님들은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겁니다.

미리 약속한 연재를 올리는 분,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분,

안 쓰면 허전해서 그냥 쓰는 분 등.

어떤 이유든 주말에도 쉼 없이 글을 쓰는 분이 계실 겁니다.


그런 분들은 대개 핑계를 염두에 두지 않는 것 같습니다.

못할 핑계를 찾기보다 안 하면 안 되는 이유에 더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

자기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노력을 우선하는 것입니다. 


퇴고를 기다리는 원고가 있습니다.

손을 대야 하는 데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아침에 원고 작업을 했습니다.

지난달부터 원고 대신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다신 원고 작업을 한다면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을 올리지 못합니다.


고민을 해봤습니다.

하루 평균 2시간 글 쓰는데 투자합니다.

아침 2시간을 원고든 SNS에든 글을 쓰는 건 고정되어 있습니다.

근무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퇴근 후 시간뿐입니다.

퇴근 후 운동을 하거나 강의를 들으면 글 쓰는 시간이 없습니다.


생각을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글 쓰는 시간을 늘려보는 겁니다.

아침 2시간은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 쓰는 시간으로 고정시킵니다.

나머지 시간을 활용해 원고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가능할 것 같기도 합니다.

전혀 여유가 없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손 놓고 있거나 SNS에 뺏기는 시간이 제법 됩니다.

그 시간을 아껴 원고 작업을 틈틈이 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아침 2시간 플러스 짬나는 시간까지 글을 쓴다면 

좀 더 밀도 있는 글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요즘 나태해지고 있었습니다.

티브이 보는 시간도 늘고 이런저런 일을 핑계로 손을 놓고 지냈습니다.

이러면 안 되는 데 하면서도 핑계와 합리화로 게으름을 부렸습니다.

주말에도 여유 시간이 많았지만 티브이에 정신이 팔려 있었습니다.


분명 더 가치 있는 게 무엇인지 알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합리화하고 게으름 피우고 핑계를 댈 때가 아닌데 말입니다.

그건 하고 싶은 일을 못 하게 되었을 때,

더 이상 글을 쓰고 책을 읽지 못할 때 해도 될 겁니다.


쓰다 보니 자아 성찰이 되었습니다.

잘못을 반성하고 다시 의지를 다지는 글이 되었습니다.

다른 길로 돌아오긴 했지만 

처음 쓰려고 했던 주제로 이어진 것 같아 다행입니다.

안 쓰려고 핑계를 찾다가 

우연히 든 생각을 붙잡아 쓰다 보니 생각했던 글을 쓰게 되었네요.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에만 집중하면 방법은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핑계를 대면하지 않을 이유만 찾게 되는 것처럼요.

오늘도 마음 편히 휴일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또 한 편을 완성했으니 말입니다.

     


2022. 07. 17.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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