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8. 03. 07:43
비가 오는 풍경을 집 안에서 바라보면 온갖 감성에 빠져듭니다. 햇볕이 내리쬐는 한낮의 거리를 에어컨 바람이 빵빵한 카페에서 바라보면 마음의 안식을 갖습니다. 우산을 써도 옷이 젖을 정도의 비를 직접 맞고 있으면 짜증부터 올라옵니다. 약속 시간에 늦어 볕이 내리쬐는 거리를 뛰고 있다면 열기에 머리가 돌 지경입니다. 비가 쏟아지는 출근길도, 태양이 작렬하는 거리를 뛰는 것도 직장인에게는 습관처럼 반복되는 일상일 겁니다. 비가 온다고, 볕이 뜨겁다고 출근을 안 할 수 있을까요? 상황이 어떠하든 직장인은 출근을 습관처럼 반복해야 바라는 일상을 살게 됩니다. 어떤 일을 습관처럼 한 다는 건 삶을 지탱해주는 괜찮은 도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 해야 할 일을 끝내지 못하면 내일 하면 되지'를 삶의 모토로 살았습니다. 직장에 뼈를 깎을 각오로 충성한 들 돌아오는 건 늘 부족한 월급뿐입니다. 직장인 누구나 자신은 받는 월급보다 더 많은 일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니, 월급 보다 적게 일하는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한 달 동안의 노력을 그러모으면 분명 차고 넘칩니다. 그러니 가끔 농땡이를 부려도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줬습니다. 이런 식의 성실과 나태의 줄다리기는 습관이 되었습니다.
매월 말이면 현장에서 자금 집행 요청 서류를 올립니다. 각 현장의 서류를 취합해 다음 달 말 각 업체로 자금을 내보낼 수 있게 정리하는 게 저의 업무였습니다. 한 개의 현장에 보통 20~30개 업체와 거래를 합니다. 각각의 업체가 청구하는 비용과 증빙 서류가 맞는지 일일이 대조합니다. 숫자가 맞으면 별도의 양식에 정리해 결제받을 준비를 합니다. 또 매일 해야 하는 업무도 이어집니다. 구매를 위해 견적을 받고, 결재를 받기 위해 기안을 작성하고, 가격 협상까지 하게 됩니다. 업무 중간중간 심심하지 않게 수시로 사건 사고가 터져 줍니다. 이를 수습하기 위해 발바닥에 땀이 나게 뛰어다니기도 합니다. 촌각을 다투는 일은 윗 분들이 나서니 눈치 보며 제 역할을 해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일은 눈치 보며 끌 수 있을 만큼 천천히 끌다가 하나씩 마무리합니다. 이 또한 태만 과 불성실의 중간을 오가며 생긴 습관이었습니다.
9번의 이직을 경험하는 동안 업무 습관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5년째 다니는 지금 직장도 아슬한 습관으로 사고를 치고 있으니 말입니다. 다행인 건 은퇴를 위해 5년 전부터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오고 있다는 겁니다. 업무 태도와는 별개로 직업인으로서 작가에게 필요한 습관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우선 매일 책을 읽는 습관입니다. 출근길에 오디오 북이나 종이책을 항상 펼칩니다. 주말이면 쉬는 틈틈이 책상 위 책을 펼칩니다. 책을 읽는다고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 5년째 같은 습관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책 읽는 습관을 통해 얻은 게 있다면 아는 게 없다는 것과 배우고 싶은 게 많아졌다는 겁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이런 생각을 못했습니다. 세상일에 관심도 없었습니다. 배우고 싶은 것도 없었습니다. 다행히도 지금은 관심도 생기도 배우고 싶은 게 끊이지 않습니다. 그저 책 한 권 꺼내 드는 것 자체가 배움을 이어가는 거라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매일 글을 쓰는 습관입니다. 무작정 쓰기 시작했지만 쓰다 보니 잘 쓰고 싶었습니다. 잘 쓰기 위해 하나씩 배우다 보디 직업으로써의 작가에 매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력적인 글을 쓸 수 있다면 평생 직업으로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배우고 쓰고 공유하고, 다시 쓰고 배우고 나누는 선순환을 통해 작가가 되어 갔습니다. 그렇게 매일 글을 쓴 덕분에 내 이름의 책도 몇 권 낼 수 있었습니다. 출근 전 3시간과 틈틈이 생기는 시간에 습관처럼 글을 쓴 덕분에 얻은 성과들이었습니다.
5년 동안 읽고 쓰면서 얻은 성과를 가만히 봤습니다. 평생 직업을 갖게 되고, 책을 내고, 강연을 하고, 누군가를 도울 수 있게 된 건 습관처럼 이어진 읽고 쓰는 행위 때문이었습니다. 그동안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셀 수 없었습니다. 손을 놓고 싶다는 생각이 폭우처럼 마음에 찰 때면 나 자신을 인정해줬습니다. '그래 그럴 수 있어, 다만 포기하지는 말자'며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완벽하지 않는 자신을 인정해 주는 것도 습관을 만드는 데 꼭 필요했습니다. 전력질주만 할 수 없는 게 사람입니다. 잘 쉬어주는 것도 더 잘 달리기 위한 방법입니다. 쉴 수 있을 때 쉬어주는 것도 삶의 지혜일 겁니다.
그렇게 다시 원래의 자리로 나를 데려다 놓습니다. 그리고 다시 이전의 일상을 반복하는 겁니다. 습관처럼 말입니다. 뛰기도 하고, 걷기도 하고, 먼 길을 돌아가기도 하면서 지금까지 왔습니다. 항상 두 손에는 책과 글쓰기라는 습관을 놓지 않으면서요.
학교, 학원만 오가는 큰딸은 하루가 고만고만합니다. 원해서 다니는 것도 있지만 의무감에 다니는 것도 있습니다. 꿈을 말하지는 않지만 지금 공부가 자신이 원하는 꿈에 데려다 줄 도구가 될 거라는 것도 알 겁니다. 그래서 투덜대면서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남은 삶에서 지금 일상이 걸음마 단계일 겁니다. 지금 어떤 태도로 습관으로 삶을 대하느냐에 따라 본인에게 주어지는 성과도 달라질 겁니다. 더 좋은 직장, 원하는 직업을 갖고 싶다면 이를 이루게 도와줄 좋은 습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어떤 습관이 좋다고 부모가 정해줄 수는 없습니다. 정해준 들 본인이 습관 들이지 않으면 도루묵입니다. 더 좋은 건 스스로가 선택하고 결정해 필요한 습관을 갖는 것입니다. 공부에 필요한 습관, 시간을 아끼는 습관, 호기심을 유지하는 습관 등. 배우고 익히고 지혜를 쌓는데 필요한 습관들이 있습니다. 또 쉽게 자리 잡히지 않을 겁니다. 그럴 땐 조급해하기보다 스스로를 인정해주면서 천천히 나아갔으면 합니다.
습관을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어려운 만큼 삶을 한 단계 끌어올려줄 충분한 가치를 품고 있습니다. 가치가 쉽게 얻어진다면 가치라고 할 수 없겠죠. 5년을 하루처럼 살아온 저를 본받아도 좋고, 저보다 더 나은 길을 걷는 누군가를 본받아도 좋습니다. 그들의 삶을 통해 배우고 따라 하며 뒤쫓아 간다면 분명 바라는 삶을 살 수 있게 될 거라 확신합니다. 느긋한 마음으로 하나씩 습관을 만들면서 말이죠.
2022. 08. 03. 0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