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마흔이 될 수 없다 #3.
#1. 박 과장의 하루
전날 4차까지 이어진 술자리로 겨우 눈을 뜬다. 비몽사몽 대충 씻고 집을 나선다. 술 냄새로 인해 주변 사람이 갈라지는 기적을 일으키며 편안하게 지하철에 오른다. 적당한 자리에 버티고 서면 자동으로 스마트폰을 꺼내 든다. 얼마 전 출시된 슈팅게임을 켠다. 오늘 만렙을 찍을 각오로 몰입하기 시작한다. 정신을 차려보니 한 정거장 지나쳤다. 또 지각이다. 부리나케 뛰어 보지만 이미 회의는 진행 중이다. 어설픈 변명을 대어 보지만 따가운 눈총은 피할 수 없다. 꿀을 먹음은 입은 자연스레 침묵모드가 된다. 잔소리를 한 바가지 먹은 뒤라 커피 한 잔 뽑아 들고 동료들과 담배 한 대 피우러 나간다. 30여분 수다를 떨고 그제야 자리에 앉는다. 오전은 전화 몇 통으로 지나간다. 점심은 술친구 동료와 해장국으로 속을 달랜다. 부장이 자리를 비운 뒤라 1 시간 정도 사우나 이용이 가능할 것 같아 때를 놓치지 않고 땀을 빼러 간다. 오후 업무는 그나마 서 너 시간 이어간다. 틈틈이 게임과 뉴스 검색으로 멀티 능력을 발휘한다. 어제 달려서 오늘은 집으로 간다. 집에 도착하면 티브이 앞에 자리 잡는다. 아이들은 자연스레 자기들끼리 논다. 가볍게 맥주를 곁들여 늦은 밤까지 티브이 시청이 이어진다. 중간 중간 게임을 활성화시켜 줘야 만렙에 도달할 수 있다. 잠들기 전 그날의 뉴스를 둘러보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 한다.
#2. 김 과장의 하루
오늘도 어김없이 4시 반에 일어난다. 가볍게 맨손 체조로 몸을 깨우고 5분 명상을 통해 심신을 안정시킨다. 따뜻한 차 한 잔과 책상에 앉는다. 어제 이어 읽던 책을 펼친다. 1시간 정도 책을 읽고, 읽고 난 부분 중 일부를 필사로 마무리 한다. 요즘 스페인어 공부에 재미를 느껴 30분 정도 회화 연습을 한다. 다이어리에 오늘 할 일을 정리하고 간단한 확언과 감사 일기를 쓴 후 출근 준비를 한다. 집에서 직장까지 지하철로 50분 거리다. 가방엔 항상 2권의 책이 있다. 자리를 잡고 서서 책을 펼친다. 일주일 평균 2권은 꼭 읽는다. 사무실에 도착하면 가볍게 차 한 잔하며 간밤에 있었던 뉴스를 둘러본다. 오전 집중 근무 시간 효율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폰은 걸려오는 전화만 받는다. 점심을 먹고 남는 시간은 회사 주변을 산책하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오후 업무를 시작한다. 퇴근 이후 정해진 술자리 이외는 약속을 만들지 않는다. 곧장 집으로 향한다. 집에 오면 제일 먼저 스마트폰을 정해진 곳에 모아둔다. 아이들과 1시간여 놀아 준 뒤 씻기고 재운다. 아이들이 자고 나면 1시간 정도 부족한 공부나 독서를 한다. 늦어도 11시 이전에는 잠자리에 든다.
30대 후반 두 과장의 일상을 들여다봤습니다. 약간의 과장이 있지만 두 과장의 일상은 우리 주변에 볼 수 있는 직장인의 모습입니다. 여러분의 일상은 어떤 모습인가요? 두 사람의 일상을 비교 할 때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술자리? 게임? 저는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하루는 작은 습관의 연속입니다. 아침에 눈 뜨고 잠들 때까지 우리가 하는 행동은 우리가 선택한 습관들로 이루어집니다. 김 과장의 하루를 다시 들여다보겠습니다. 김 과장은 매일 아침 4시 반에 일어나는 습관을 가졌습니다. 새벽은 하루 중 어떤 외부의 방해를 받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입니다. 2000년대 초 서점가엔 『아침형 인간』 이라는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책은 ‘아침을 지배하는 사람이 성공 한다’ 고 주장하며, 아침형 인간은 성공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사회적 인식으로까지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침형 인간이 이때 처음 나왔을까요? 세대를 넘어 성공한 이들의 많은 사례를 보면 공통적으로 아침 시간을 활용해온 걸 알 수 있습니다. 미국 토크쇼의 전설인 래리 킹은 젊은 시절부터 아침 마다 책과 신문을 읽으며 현실감각을 키웠다고 합니다. 또 워렌버핏은 매일 아침 독서가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아침은 하루 중 유일하게 자신에게 집중 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개인적인 차이는 있지만 많은 이들이 새벽 시간 집중이 잘 되어 능률이 높다고 합니다. 무언가 목표한 걸 이루기 위해 꾸준히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직장인은 퇴근 후 시간이 불규칙합니다. 일정한 시간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새벽 시간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 겁니다. 1시간, 30분이라도 매일 같은 시간 투자할 수 있다면 목표를 이루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겁니다. 그래서 김 과장은 새벽 시간을 자신에게 필요한 독서와 공부를 위한 시간으로 선택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김 과장은 공부와 독서를 통해 얻게 되는 것들이 새벽에 힘들게 일어난 행동에 대한 보상으로 작용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1시간의 독서, 30분의 회화 공부로 인해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자신을 볼 수 있습니다. 성장하는 자신을 보면서 다음날 새벽도 일어날 수 있는 동기가 되어 줍니다. “뭔가를 믿는 법을 터득하자 그 능력이 삶의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믿기 시작했다. 개조된 습관 고리를 항구적인 행동으로 굳힌 것은 믿음이었다.” 『습관의 힘』의 스티븐 기즈의 말입니다. 김 과장은 새벽 시간을 공부와 독서를 함으로써 삶이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 겁니다. 그러한 믿음이 있기에 힘들어도 일어날 수 있는 습관이 될 수 있었던 겁니다.
저는 얼마 전까지 박 과장의 일상을 살았습니다. 하루의 시간이 주어져도 뚜렷한 목적 없이 그저 마음 가고 몸 가는대로 살았습니다. 남는 시간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집에선 티브이를 끼고 살았고, 수시로 친구나 직장 동료와 별 영양가 없는 술자리를 열심히 찾아 다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김 과장의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바뀔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독서 습관에 있습니다. 저는 매일 책을 읽고 있습니다. 20개월 정도 읽어오고 있습니다. 초반엔 익숙하지 않은 일상으로 몸은 늘 거부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뇌는 편한 걸 원했습니다. 책을 읽는 건 뇌를 불편하게 만드는 행동이었습니다. 항상 머리와 몸이 싸웠습니다. 일정 기간 고비를 넘기고 나니 머리가 받아들이게 됩니다. 책을 읽기 위해 시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머리는 더 가치 있는 시간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습니다. 하루 중 의미 없이 낭비되는 시간을 대체하게 됩니다. 티브이는 끄고, 스마트폰은 멀리하고, 퇴근 후 술자리는 안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시간을 오롯이 나를 위해 쓰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가족과 함께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데 쓰고 있습니다. 저도 가끔은 티브이도 보고 스마트폰도 들여다봅니다. 안보고 안 하고 살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에 무얼 해야 가치 있는지 알게 된 이후 스스로 조절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내 삶을 위해 더 나은 습관이 무엇인지 하나씩 만들어 갑니다.
나의 하루 중 시간을 갉아 먹는 나쁜 습관이 무엇인지 찾아봐야 합니다. 그리고 나를 위해 좋은 습관이 무엇인지 찾아봐야 합니다. 습관의 황금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쁜 습관을 없애기보다 얼마나 많은 좋은 습관을 갖느냐에 따라 삶은 더 나은 모습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