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27. 07:35
유혹에 흔들리지 않을 나이가 40대이다. 반대로 유혹에 많이 흔들리는 나이가 40대이기도 하다. 시시때때로 위협받는 직장 내 자리, 점점 멀어지는 자녀와의 관계, 애정대신 의리로 사는 부부사이. 어느 때보다 단단해져야 할 시기이지만 주변은 자신을 가만히 놔두질 않는다. 어쩌면 주변이 아닌 스스로 중심을 못 잡고 흔들리는 이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인생 전환기를 앞둔 때인 만큼 자신을 다시 돌아보고 굳건해야 할 것이다.
자신을 다시 돌아보기 위해 질문을 해봤으면 좋겠다. 직장, 가정, 감정, 미래, 직업 등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는 거다. 질문을 통해 필요한 답을 찾을 수도, 몰랐던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정작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 모르는 이들이 많다. 나도 마흔이 될 때까지 질문할 줄 몰랐다. 답을 찾으려고만 했지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몰랐었다. 원하는 답은 올바른 질문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어 종이에 적어보면 좋겠다. 적다 보면 분명 필요한 질문을 발견할 수 있다.
평생직장은 옛말이다. 다양한 직업과 직장을 경험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게 당연해지는 요즘이다. 40대에게 낯선 것일 수 있다. IMF의 영향으로 졸업은 물론 취업난을 겪으며 어렵게 직장을 구했던 게 40대이다. 그러니 직장을 옮기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어떻게든 같은 직장에서 버텨내는 게 나와 가정을 지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직장은 영원하지 않다. 이른 퇴직을 감당해야 할 때가 40대이기도 하다. 그러니 일찍부터 은퇴를 준비하는 게 당연해지고 있다. 이제는 직장보다 직업을 가져야 할 때이다. 지금까지 해온 일에 전문성을 더해 직업인이 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아니며 자신의 적성을 살려 자영업이나 사업을 하는 것도 선택지 중 하나이다. 중요한 건 자기 안에서 이전과 다른 무언가를 발견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건 무엇일까?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슴이 뛰었나?
이 일을 선택하면 후회하지 않을까?
더 가치 있는 일은 무엇일까?
하고 싶은 일인가, 할 수 있는 일인가?
직장에서 설 자리가 줄어들듯 가정에서도 소통하는 기회가 줄어든다. 자녀들은 클수록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간다. 일찍부터 대화하고 공감했다면 소통에 문제가 적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커갈수록 부모는 일에 치일 수밖에 없다. 그래야 가정을 지킬 수 있는 세상이니 말이다. 어쩌면 그로 인해 가족의 소통이 희생당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많은 가정이 소통의 문제가 없지 않을 것이다. 자녀는 물론 부부 사이에도 여러 복잡한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문제가 있다면 문제를 똑바로 보는 것에서 시작하면 된다. 이때도 필요한 게 질문이다.
아이의 꿈이 내가 원하는 것인가, 아이가 원하는 것인가?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나?
나도 틀릴 수 있지 않을까?
우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회복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직장과 가정에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자주 부딪히는 게 40대 인 것 같다. 각자의 생활 방식과 가치관이 충돌하면 인정하고 수용하면 좋겠지만 나이 탓에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니 내가 보는 타인의 행동과 말투가 불만일 수밖에 없다. 내 생각 내 기준이 옳으니 따르라며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여의치 않으면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하면서 말이다. 옳은 걸 옳다고 말하는 주관도 필요하지만, 타인의 말을 받아들이는 유연함도 필요하다. 그래야 사람을 주변에 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 감정에 솔직해질 필요 있다.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질문을 통해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는 어떤 것들에 화가 날까?
주변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내 감정, 태도는 무엇인가?
내 감정에 솔직해본 적 있나?
왜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가?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균형을 잡으려면 움직여야 한다." 아인슈타인의 말이다. 40대는 균형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균형을 잡기 위해, 움직이기 위해, 먼저 내가 누구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나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질문하는 것이다. 질문으로 얻는 답을 통해 균형을 바로 잡을 수 있다. 혼자 타던 자전거에서 지금은 뒤에 누군가를 태우고 있다. 자칫 넘어지면 혼자 다치지 않는다. 그러니 더 균형을 잡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질문은 불편하고 어렵다. 하지만 그만큼 중요하다. 올바른 질문과 답을 찾음으로써 균형 잡힌 인생을 살 수 있다면 기꺼이 시도할 가치 있지 않을까?
2022. 12. 27. 0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