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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Jan 30. 2023

브런치 알고리즘이 궁금하다

2023. 01. 30.  07:39


진부하고 상투적인 어디서 본 듯 한 장면을 따라 연출하는 걸 '클리셰'라고 한다. 이런 연출은 다음 장면이 예상되기도 한다. 연출 기법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정해진대로 만드는 것만큼 평범해 보이는 게 없다. 반대로 정해진대로 따라 하는 것만큼 쉬운 방법도 없다는 의미이다. 블로그에 올린 글이 검색에 노출되는 원리는 단순하다. 그들이 정해놓은 몇 가지 원칙을 따르면 된다. 이런 글이 검색에 노출될 확률도 높아진다.  자연히 검색에 노출되지 않는 글도 정해져 있다. 블로그 알고리즘을 아는 블로거는 자신이 쓰는 방식에 따라 노출 여부도 짐작이 가능하다. 하지만 브런치는 전혀 예상이 안 된다.


2019년 브런치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500편 이상 썼다. 전체 조회수는 47만 정도다. 기간과 글에 비해 적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500편이 넘는 글 중 전체 조회수를 만들어낸 글은 1/10도 안 되는 것 같다. 몇 편의 글이 떡상을 기록하면서 만들어진 결과다. 언젠가부터 궁금해졌다. 브런치는 어떤 기준으로 작가들의 글을 노출시키는지.


내가 쓴 글 중 노출이 가장 많은 건 음식을 주제로 쓴 글이다. 그 뒤를 따르는 몇 편의 글도 음식을 소재로 한 글이다. 나름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고 나는 생각한다. 브런치에도 여러 카테고리가 있다. 카테고리에 따라 쓰려고도 한다. 그렇다고 블로그처럼 해시태그를 많이 적을 수도 없다. 키워드 3개가 검색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지도 궁금하다. 떡상한 글을 봐도 키워드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또 키워드 선택도 한정되어 있다. 그러니 카테고리와 키워드가 검색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브런치의 노출 알고리즘이 더 궁금해졌다.


브런치에서 이름난 몇몇 작가의 말을 빌리면, 발행하는 시간이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출퇴근 시간, 늦은 저녁 발행 시 비교적 노출이 잘 된다고 했다.  나도 비슷한 시간대에 발행해 봤다. 몇 번 효과를 보긴 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같은 반응이 계속 이어지진 않았다. 내 생각에 일정한 시간대 발행은 어느 정도 효과는 있지만 정해진 노출 알고리즘은 아닌 것 같았다. 


또 누군가는 브런치 에디터의 입김이 절대적이라고 한다. 검색 로직에 의해 노출되는 블로그와 달리, 브런치 에디터의 선택에 따라 메인에 걸린다는 의미였다. 에디터의 취향, 기분에 따라 선택받는 글이 달라질 수 있다. 어쩌면 검색 로직보다 더 어려운 관문이지 않을까 싶다. 시스템은 정해진 형식만 지키면 먹힐 수 있지만, 어느 누가 사람의 마음을 맞출 수 있겠는가 말이다. 만약 에디터의 선택에 따른다면 노출 알고리즘은 정답 없는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만 남을 뿐이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고 말한다. 브런치 노출 알고리즘도 정답이 없다고 가정한다면 인생과 닮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답이 없는 인생을 잘 사는 방법은 스스로 해법을 찾아가는 것이다. 정답이 아닌 스스로 찾아가는 해법이 자기만의 정답이다. 내가 찾은 정답은 알고리즘 따위 신경 쓰지 않고(신경이 안 쓰이지는 않지만) 그냥 매일 쓰는 거다. 글을 쓰는 본질은 어제보다 나은 글을 쓰기 위한 연습이다. 보여주기보다 스스로 만족하는 글을 쓰는 것이다. 만족스러운 글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노력해 보는 게 최선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쓰다 보면 어느 날은 눈에 띄어 메인을 장식하기도 할 테니 말이다. 또 써놓은 글이 많을수록 간택될 기회도 많아지는 건 당연할 테다. 그러니 알고리즘 따위는 생각 말고 쓰고 싶은 글을 마음껏 쓰는 게 속 편할 것 같다.


2023. 01. 3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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