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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Mar 22. 2023

실패 다시 보기


과정에 충실하지 못하면 어떤 결과를 얻게 될까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합니다. 너무 뻔하다고요?

맞습니다. 그 뻔한 답을 몰라서 몇 년을 고생했던 게 바로 저입니다.


저는 손이 큰 편입니다. 농구공도 한 손으로 쥘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 손으로 쥐고 싶은 게 맞았지만 번번이 놓치고 말았습니다. 어쩌면 쥘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손만 펴면 모든 게 빨려 들어올 거란 착각이었죠.


직장을 구하는 사람을 구직자라고 합니다. 직장을 다니고 있는 저도 9직자입니다. 지금껏 아홉 번 회사를 옮길 만큼 이직이 잦았습니다. 잦은 이직에 자존감도 떨어졌습니다. 자존감을 살릴 방법으로 각종 스펙을 손에 쥐고 싶었습니다.


스펙으로 치장하면 그럴듯해 보일 것 같았습니다. 영어 회화, 자격증, 대화 능력 등. 이력서 몇 줄을 채우면 자존감도 채울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단기간 노력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착각했었습니다. 현실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손바닥에 빨판이 달린 것도 아니니 원한다고 다 쥘 수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잡으려는 시도는 셀 수 없이 많았습니다. 손이 크면 손가락 사이도 넓다는 걸 몰랐습니다. 준비도 없이 의욕만 앞서니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게 당연했습니다. 더 문제는 빠져나가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는 겁니다.


누구처럼 손에서 거미줄이라도 나오면 훨씬 수월했을 겁니다. 거미줄 나오길 기대하는 건 책을 심어 나무가 자라길 바라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헛꿈 꾸지 말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읽고 쓰면서 직장에 대한 미련도 조금씩 덜어내고 있습니다. 이왕 책과 글쓰기에 승부 건 이상 직장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직원이자 대표가 되는 것입니다. 직장을 다니는 동안 또 다른 직장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오롯이 나를 위한 내가 주인인 직장입니다.


과정을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과정을 놓치면 갖지 못하는 직업입니다.

작가와 강연가.

무엇보다 과정이 중요한 직업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붕어빵 틀에 반죽을 붓고 앙꼬를 넣고 익혀주면 먹음직스러운 붕어빵이 됩니다. 노트와 펜을 쥐여주고 책상 내어준다고 작가가 될까요? 무대를 만들고 마이크 쥐여주고 말하라고 하면 강연가가 될까요?


붕어빵 만들듯 뚝딱 만들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몇 백, 몇 천만 원을 주고 속성으로 배우면 작가가 되고 강연가가 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5년 동안 한 우물 팠습니다. 작가가 되기 위해 매일 글을 썼습니다. 책으로 배우고 강의도 찾아다니며 역량을 키웠습니다. 배워서 쓰는 것보다 쓰면서 배우는 게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쓰면 쓸수록 조금씩 나아지는 글을 보면서 든 생각입니다.


작가 수입만으로 생계가 어렵다고들 말합니다. 흘려듣지 않았고 강연가가 되기로 했습니다. 말주변 없는 제가 사람 앞에서 말한다는 건 도전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유명 쇼호스트의 강의도 듣고 온라인 수업도 들었습니다. 스스로 자리를 만들기도 했고 불러주는 곳이면 주저 없이 섰습니다.


말과 글쓰기를 배우면서 한 가지는 선명해졌습니다.

'과정이 전부다.'

'결과를 만드는 건 과정에 달렸다.'

결과는 고정 값 이 아닙니다. 과정에 따라 달라지는 변수라고 생각합니다.


과정을 소홀히 해 날렸던 세월은 잊기로 했습니다. 후회한들 한숨밖에 안 나옵니다.

한숨 쉰들 나아지고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한숨 쉴 에너지조차 달달 그러모아 글 쓰고 강연하는 데 보태려고 합니다. 무료특강과 정규과정을 론칭에 몰빵 하려고 합니다.


《파리새 여자》 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수아 모리아크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생에서의 성공은 어떤 지위에 올랐느냐가 아니라, 장애물을 극복하며 성공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있다."


저도 성공을 바랍니다. 그래서 노력하는 과정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과정을 함께 나누며 다 같이 원하는 곳에 섰으면 좋겠습니다.

과정에 충실한 삶, 제가 바라는 인생입니다.






https://blog.naver.com/motifree33/223040680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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