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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Mar 23. 2023

곁에 두고 싶은 사람


여러분 주변에 나를 위해 주는 사람이 얼마나 있나요?

목숨도 내어줄 수 있는 친구 셋 있다면 잘 산 인생이라고 합니다.

내가 끔찍한 짓을 해도 오롯이 믿어줄 친구가 있다면 든든할 겁니다.

언제 어디서든 조언과 응원을 아끼지 않는 친구가 있다면 방황도 줄어들 것입니다.

이런 친구, 지인 만나기 쉽지 않겠죠?


지금까지 아홉 번 이직했습니다.

감정에 휩쓸려 몇 번이나 직장을 옮겼습니다.

친구, 지인, 면접관이 저의 손을 다시 잡아줬습니다.

그때마다 별 볼일 없는 저를 믿고 기회를 줬습니다.

기회는 잡았지만 기회를 살리지는 못했습니다.


직장이 시원찮으니 인생이 잘 풀리지도 않았습니다.

나이에 비해 경력이 짧으니 연봉도 적었습니다.

연봉이 적으니 생활도 넉넉하지 못했습니다.

잦은 이직에 임금 체불까지 당하면서 몇 달씩 월급을 못 주기도 했습니다.

그럴수록 어깨가 더 움츠러들었던 것 같습니다.


5년 전 지인의 도움으로 지금 직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바로 전 직장도 코스닥 상장사여서 월급이 안 나올 일은 없었습니다.

월급이 적은 게 단점이기 했습니다.

자리를 옮긴 직장도 월급은 고만고만했습니다.

대신 업무 강도가 적은 덕분에 내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번 직장에서 승부를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책을 통해 두 번째 인생을 준비했습니다.

주변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회사에서 알아봤자 눈총만 받을 게 뻔했습니다.

이중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출근 시간보다 2시간 일찍 출근했습니다.

이동 중에는 책을 읽었습니다.

출근 전 1시간은 무조건 글 한 편씩 쓰고 발행했습니다.

업무 중간 짬이 나면 가차 없이 책을 폈습니다.

일찍 퇴근하는 날에는 남는 시간만큼 글을 썼습니다.


변화를 꿈꾸며 시작은 했지만 기약 없었습니다.

바라는 대로 이루어 질지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헛 꿈만 꾸다가 깰 수도 있었습니다.

잔뜩 바람만 들어 몽상가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같은 실수를 두 번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절실해서 더 치열하게 책을 읽고 글을 썼습니다.

외딴섬에 혼자 떨어진듯했습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처지였습니다.

스스로 자처했지만 말이죠.

생각해 보면 혼자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말을 걸어오고 말할 대상이 있었습니다.

짐작하셨듯 책입니다.

책이 곁을 지켰습니다.

책이 등 뒤에 버텨줬습니다.

책이 저를 이끌어 주었습니다.


책에서 배운 대로 글을 썼습니다.

책이 알려주는 대로 사람을 만났습니다.

책이 안내하는 대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았습니다.

책을 통해 나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었습니다.

책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5년 동안 1200권 이상 읽었습니다.

1200명을 만난 거나 다름없습니다.

그중 늘 곁에 두고 싶은 스승을 만났습니다.

그중 사정없이 등짝을 후려친 선배도 만났습니다.

그중 발밑을 비춰주는 등불 같은 존재를 만났습니다.


직장을 찾지 못해 방황할 때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앞 길이 불투명할 때 여러 책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고민할 때 새로 알게 된 지인에게 조언을 들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언제나 제 곁에 사람이 있었습니다.

운 좋게 책도 가까이 있었습니다.


5년 동안 책을 읽은 덕분에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중 앞으로도 곁에 두고 싶은 몇몇 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도움을 받았습니다.

받은 만큼 나누며 살아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이제 받은 것 이상으로 나누려고 합니다.


내 곁에 좋은 사람이 늘 함께 해왔듯

누군가의 곁에 더 좋은 사람이 되어 함께 하고 싶습니다.






https://blog.naver.com/motifree33/223040680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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