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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May 18. 2023

책 쓰기 전에 알아야 할 세 가지


한 달 전 책 쓰기 무료특강을 했다. 날짜 공지는 그보다 한 달 전에 했었다. 매일 블로그에 글을 남기며 책 쓰기 특강 소식을 알렸다. 공지한 날짜가 다가올수록 신청하는 사람도 늘었다. 강의 당일까지 신청자는 21명이었다. 몇 명이나 신청할지 가늠이 안 됐었다. 처음 시작이 그렇듯 이 분야에 인지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많은 숫자였다. 이 말은 책 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였다. 강의에 참석할 수 있는 줌 링크를 문자로 전송하고 입장하기를 기다렸다. 9시 조금 넘어까지 입장한 사람은 신청자의 절반이었다. 나는 이 결과를 이렇게 해석했다.


책을 쓰고 싶은 사람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다. 쓰고 싶은 사람은 중 시작할 마음에 특강을 들은 사람은 그중 절반이다. 무료특강을 들은 절반 중 정작 정규 강의를 신청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 말은 시작하는 게 여전히 망설여진다는 의미이다. 물론 이제 막 시작한 강사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일 수도 있다. 시작이 망설여지는 이유는 다양할 수 있다. 강사에 대한 불확실, 끝까지 쓸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 어떤 내용을 써야 할지 모르는 막연함, 글을 써보지 않은 것에 대한 걱정 등. 무엇보다 적은 돈이 아니기에 선택이 망설여질 거로 생각했다.


2018년 5월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6개월 만에 자기 계발서 100권을 읽은 뒤였다. 어디서 자신감이 났는지 나도 책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마디로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책 쓰기에 꽂혔었다. 그때 눈에 들어온 책 쓰기 수업에 등록했다. 돈이 얼마인 게 중요하지 않았다. 강사의 이력에 확신이 들었다. 망설임 없이 그 자리에서 신청했고, 하루 8시간짜리 강의 들은 뒤 집필을 시작했다. 순조롭게 써낼 줄 알았다. 착각이었다. 추가 비용을 감당하지 못했고 결국 더는 코칭을 받을 수 없었다.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혼자 쓰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 다양한 종류의 글을 계속 썼다.


혼자 책 쓰기는 2020년까지 계속됐다. 그 사이 투고도 몇 번 했었다. 당연히 모두 퇴짜 맞았다. 포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계속되는 거절에 자신감도 바닥이었다. 그때 다시 책 쓰기 강의에 기웃거렸다. 큰돈을 잃은 터라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 당시 눈여겨 둔 강의가 있었다. '자이언트 북컨설팅'을 처음 알게 된 건 강의료가 50만 원 일 때였다. 아마 책 쓰기에 꽂혔던 2018년 당시 금액으로 기억한다. 그때는 적은 비용 때문이었는지, 강사에 대한 확신이 없었는지 그냥 지나쳤다. 그리고 2년 뒤인 2020년 말 강의료 100만 원에 다시 만나게 되었다.


무료특강을 듣고도 며칠을 망설였다. 내가 알고 있던 보통의 책 쓰기 강의와는 결이 달랐다. 적은 비용도 그랬고, 평생 재수강도 그랬고, 원하는 만큼 목차를 제공한다는 것도 그랬다. 심하게 표현해 사기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다만 그때까지 작가의 꿈을 이룬 사람의 숫자가 불신을 확신으로 바꿨다. 그 숫자만 믿고 수강 신청했다. 그리고 3년째 매주 강의 듣고, 5권의 책을 냈고, 투고 준비 중인 원고가 3권 더 있다. 결과적으로 수강 신청 전 가졌던 걱정은 걱정일 뿐이었다.


책 쓰기 강의를 들어야만 책을 낼 수 있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물론 꼭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부정하지 않는다. 나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걸 말하고 싶어서다. 제아무리 유명한 강의, 강사를 선택해도 책 쓰기에 성공할 수 있는 기본 원칙은 다르지 않다. 기본 원칙만 알고 지킨다면 누구든 책을 쓸 수 있고 글 쓰는 삶을 살 수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내가 말하고 싶은 원칙은 세 가지이다.

첫째, 매일 쓴다.

누구나 알지만 누구나 실천하지 못한다. 만약 누구든 실천할 수 있다면 책 쓰는 건 어렵지 않다고 자신한다. 아무리 훌륭한 강사의 코칭을 받아도 결국 글은 스스로 써야 한다. 그것까지 강사가 해줄 수 없다. 다른 부분에서 강사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쓰는 것만큼은 오롯이 스스로 해야 한다. 결과물을 손에 쥘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매일 쓴다고 해서 한 번에 많은 양을 쓰라는 의미는 아니다. 내 상황에 맞게 시간과 분량을 정해 꾸준히 쓰는 요령이 필요하다. 누구에게 검사받을 필요도 없고 누구에게 잘 보일 필요는 더더욱 없다. 온전히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자신이 정한 대로 매일 일정한 양을 써내면 성취감이 쌓인다. 성취감은 계속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


성취감은 새로운 행동을 유발하고, 그런 행동이 반복됨으로써 우리는 그 행동을

의지력에 의존하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실행하게 된다.

그 결과 '행동 → 보상(성취감, 상쾌함) → 행동 → 보상(성취감, 상쾌함) → 행동'

이라는 사이클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이다.

《아주 작은 목표의 힘》 - 고다마 미쓰오



둘째, 다양한 자극을 꾸준히 받아들인다.

한 마디로 독서를 말한다. 매일 쓰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자극 없이 반응도 없다. 자극의 양과 질에 따라 나의 생각의 크기도 달라진다. 책도 글도 결국 내 생각에서 시작된다. 내가 얼마나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느냐에 따라 내 글의 질이 달라진다. 그렇다고 책 읽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라는 말은 아니다. 몇 페이지라고 꾸준히 읽는 게 중요하다. 인터넷에 떠도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보다 책에서 얻는 정보가 보다 신뢰할 수 있기도 하다. 매일 조금씩 읽으며 생각하고 글로 적어보면 자연히 꾸준히 쓰게 되는 효과가 있을 테니 말이다.


셋째, 될 때까지 쓴다.

매일 쓰고 매일 읽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겠다는 태도이다. 다른 말로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강사에게 도움을 받는다고 그를 전적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 오롯이 자신을 믿어야 한다. 시작도 끝도 자신만이 할 수 있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면 시작 앞에 망설일 것이고, 당연히 끝을 못 내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난 6년 동안 셀 수 없이 포기하고 싶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성과를 손에 쥘 수 있었다. 나를 믿었기 때문이다.


책을 내고 싶고 매일 글을 쓰고 싶다면 이 세 가지만 기억했으면 좋겠다. 어떤 글이든 매일 조금씩 정한 분량만큼 쓰고, 매일 몇 페이지씩 책을 읽으며, 포기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내 이름이 박힌 책 한 권을 손에 쥐게 될 것이다. 아니 한 권뿐 아니라 쓰고 싶은 만큼 낼 수 있다고 믿는다.



https://m.blog.naver.com/motifree33/223095989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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