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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May 24. 2023

독서 습관을 만들어주는 세 가지


여름휴가 시즌이 대목인 업종이 있다. 여행업과 관광지 주변 자영업 종사자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출판업계도 포함된다. 많은 사람이 휴가 때 읽을 책을 산다. 출판 업계도 세계 유명 정치인 기업가 석학 등 휴가철 추천 도서 광고로 마케팅에 집중한다. 각종 광고에 현혹돼 저마다 의지를 다지며 책을 구입한다. 길어야 일주일인 휴가 기간 동안 책 읽을 시간은 얼마나 될까? 짐작 건데 한 권 읽기에도 버거울 수 있다. 설령 다 못 읽을지언정 읽겠다는 의지는 높이 사야 한다. 어떤 일이든 의지만 있으면 해내지 못할 일 없다고 했다. 불행히도 독서만큼은 의지만으로는 안 되는 것 같다. 많은 사람이 휴가를 이용해 반드시 읽겠다고 책을 사지만 그러지 못한 경우가 더 많으니 말이다.


일 년 중 연초, 새 학기, 휴가 시즌이 책이 가장 많이 팔리는 때이다. 적어도 이때 한두 권씩 사서 읽어도 대한민국 성인 남녀의 연간 평균 독서량(종이책+전자책+오디오북 합산 4.5권 2021년, 출판문화 협회 제공)을 훌쩍 넘길 수 있다. 사회 초년생 때부터 매년 연평균 독서량만 유지해도 100권 이상은 읽었을 것 같다. 그때는 책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했었다. 어쩌다 생각나면 서점을 찾았고 고민 끝에 집어 들어도 끝까지 못 읽었다. 책을 읽고 변화를 결심하거나 성장을 꿈꾸지 않았다. 남이 읽으니까 나도 읽는다는 정도였다. 늘 생각만 있을 뿐 행동으로 옮기진 못했다. 그러니 늘 후회와 반성만 남았다.


늦바람이 무섭다는 말이 있다. 젊어서 실 것 놀다가 뒤늦게 철들어 큰일을 해낸 이들이 여럿이다. 나도 2,30대 때 이뤄놓은 게 없으니 실 것 논거나 다름없다. 놀다가 정신 차려도 막상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러니 더 막막했던 것 같다. 직장 생활도 즐겁지 않았고 하는 일에서 보람도 못 느꼈다. 마흔셋이 되면서 책을 읽게 되었다. 아무 생각 없이 우연히 읽게 되었다. 그동안 열심히 놀았던 탓인지 책에 조금씩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흥미를 갖고 매일 조금씩 꾸준히 읽다 보니 철들기 시작했던 것 같다. 세상과 일 사람과 가족을 달리 보게 되었다. 다르게 보면서 나도 조금씩 달라져갔다.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변화할 수 있었던 건 책을 꾸준히 읽은 덕분이었다. 처음에는 무식하게 읽기만 했었다. 남는 시간에 무조건 책만 팠다. 전략을 세워 목표를 정하고 책을 읽은 게 아니었다. 이렇게 읽으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책 읽는 습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이런 방법도 필요하다. 책 읽는 습관을 들이려면 다음 세 가지를 기억하면 도움이 된다.


첫째, 목표(관심 분야)를 세분화한다.

자기 계발 분야도 세분화된다. 처세, 시간관리, 커뮤니케이션, 화술, 성공전략, 동기부여 등 다양하게 나뉜다. 이중 먼저 자신에게 필요한 분야를 선택한다. 선택한 분야에서도 주제와 작가의 경력에 따라 세분화되기도 한다. 원하는 분야 중 베스트셀러나 메인 서가를 차지한 게 전부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나에게 맞는 책을 찾는 노력에 정성을 들이는 만큼 그 책을 완독 할 가능성도 올라간다. 그만큼 애착이 생기기 때문이다. 틈틈이 서점이나 도서관을 찾아 관심 분야의 책을 찾아보는 재미도 읽는 재미 못지않다. 책을 찾아보는 노력만으로도 책과 더 친밀해질 수 있다.


둘째, 매일 성취할 수 있게 정량화한다.

원하는 분야의 책을 찾았다면 이제 읽기만 하면 된다. 나처럼 무작정 읽기보다 전략을 세우면 보다 효과를 본다. 하루 중 책 읽을 시간을 얼마나 낼 수 있는지 계산한다. 출근 시간, 점심시간, 퇴근 시간, 집에 있는 동안 몇 분이나 낼 수 있는지 따져본다. 적은 시간도 괜찮으니 꾸준히 낼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그 시간 동안 읽을 분량도 정한다. 가령 출근 시간 10분을 정했다면 그 시간에 읽을 분량을 정하는 식이다. 읽는 행위가 익숙지 않을 땐 10분 동안 세네 페이지 읽기도 버거울 수 있다. 욕심낼 필요 없다. 무엇보다 주변 여건으로 인해 포기하는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 자신의 능력껏 읽어야 재미있게 꾸준히 읽을 수 있다. 적은 시간 적은 분량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보다 성취감을 갖게 한다. 이때 성취감이 습관을 만드는 핵심이다. 뇌는 작은 성취에 반응한다. 목표를 높게 잡아서 이루지 못하면 뇌는 스스로 안 된다고 자책한다. 반대로 낮은 목표 적은 숫자를 달성하면 뇌는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한다. 이런 선순환이 결국 습관으로 이어진다.


셋째, 적절한 보상을 준다.

보상은 기계가 잘 돌아가게 돕는 윤활유와 같다. 기름칠 안 하고 24시간 돌아간 기계는 결국 멈춘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작은 성취도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면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 보상이 대단할 필요는 없다. 나에게 하는 칭찬 한 마디로도 충분하다. 성취한 결과물, 가령 책 한 권 다 읽었거나 정해놓은 시간을 다 채웠다면 물질적인 보상도 효과가 있다. 큰 성과에 큰 보상은 더 큰 성과를 내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관심분야 즉, 목적지는 조금 더 정성을 들이면 어렵지 않게 정할 수 있다. 목적지가 정해지면 경로도 선택할 수 있다. 경로를 선택했으면 이제 스스로 정한 속도대로 가면 된다. 가다가 멋진 경치를 보면 감상도 하고 맛집을 발견하면 음식도 맛보고 사람을 만나면 대화도 나눠보는 거다. 그래야 끝까지 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처음에는 책 이외의 것에서 기쁨을 찾고, 시간이 지나면서 독서의 즐거움을 발견하게 된다면 오랜 벗으로 손색이 없을 테니 말이다.




https://blog.naver.com/motifree33/223108701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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