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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Jun 16. 2023

숨길 수 없는 세 가지,
사랑, 가난, 기침


사람에게는 숨길 수 없는 세 가지가 있다. 사랑, 기침, 가난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누가 봐도 티가 난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감정이 끼니때마다 느끼는 배고픔과는 다를 테니까. 짝사랑이든 삽시간에 불타오른 사랑이든 어떤 식으로 표가 난다. 표정에서 태도에서 말투에서 보이고 느껴지고 이해하게 된다. 쉬운 예로 사내 연애는 당사자 빼고 모두 알고 있다는 말도 있다.


가난도 시간이 지날수록 드러난다. 당장은 숨기고 아닌 척할 수는 있다. 하지만 가난으로 인한 심리적 위축은 행동과 말투에서 드러나기 마련이다. 20대 때 월급도 못 받고 수개월 일해봐서 잘 안다. 주머니에 돈이 없으면 술 마시자는 말 안 나왔다. 어쩌다 술자리에 끼어도 먼저 계산하겠다는 말 못 했다. 술자리뿐만 아니다. 돈이 없으면 연애도, 공부도, 취미도 가질 엄두를 못 냈다. 모두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개중에는 돈 없이도 나름의 방법을 찾는 사람도 분명 있을 테니 말이다.


기침은 내 의식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한 달째 기침을 달고 산다. 3주째 약을 매일 먹지만 나아지지 않는다. 시시때때로 기침이 나온다. 특히 말할 때 기침이 나오면 환장한다. 상대방에게 민폐나 다름없다. 통화 중에도 마찬가지다. 갑자기 터지는 기침에 상대가 깜짝 놀라기도 한다. 얼굴 마주하고 있다면 고개를 돌리거나 자리를 잠깐 벗어나기도 한다. 진정시켜도 언제 또 기침이 나올지 모른다. 그래서 항상 긴장 상태로 있다. 기침은 물론 긴장한 탓에 피로감을 더 느끼는 것 같다.


사랑, 가난, 기침 이 세 가지가 의미하는 건 무엇일까요?


첫째, 남을 속이지 마라.

숨길 수 없는 건 반드시 드러나게 된다. 온갖 방법을 동원해 잠깐은 속일 수 있다. 아닌 척해봐야 상대는 금방 알아채게 된다. 상대에게 걸리는 것보다 차라지 먼저 말하는 게 더 현명하다. 먼저 말하면 상대에게 이해를 받지만, 숨겼다가 들키면 오해만 사게 된다. 그러니 속이려는 건 그다지 바른 처세는 아니다.


둘째, 당당하게 즐겨라

속이지 못하면 차라리 당당해지라는 의미이다. 오히려 처음부터 당당하게 고백하면 모두에게 이해받는다. 사랑, 기침, 가난이 절대 흉은 아니다.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다. 다만 가난은 누구나 경험하는 건 아니니 일부만 그렇다고 해두자. 사랑 안 해본 사람 없고(어떤 종류의 사랑이든), 기침이나 재채기 안 하는 사람 없다. 거의 모든 사람이 경험하는 것이니 주눅 들 필요 없다. 주변에 피해 주지 않을 만큼만 즐기는 게 오히려 당당해 보인다.


세 번째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이다.

세상 모든 것은 시작과 끝이 있다. 사랑도 이별이 오고, 기침도 끝날 때가 있고, 가난에서 벗어나는 날도 온다. 사랑 때문에 지금이 행복할 수도, 가난 때문에 고통스러울 수도, 기침 때문에 힘들고 지칠 수 있다. 하지만 영원한 건 아니다. 분명 끝이 오고 또 다른 시작도 찾아온다. 그러니 지금 순간에 얽매여 있기보다 더 좋은 때가 온다는 믿음도 필요할 것이다.


지금 나에게 가장 불편한 건 기침이다. 기침으로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 마스크를 항상 쓰고 있지만 눈치 보인다. 약을 먹고 있지만 나아지지 않아 답답하다. 일일이 붙잡고 설명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빨리 낫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분명 이 또한 지나간다고 믿으면서 말이다.



신청 마지막 날!!!

오늘 저녁 9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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