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시간의 힘
나를 나답게 만들어 가는 시간
최근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 본적 있는가? 출퇴근 길 혼자 있는 게 아닌 아무런 방해도 없는 장소와 시간 자신에게 집중했던 시간을 의미한다. 아마 없을 것이다. 현대인은 바쁘게 움직인다. 출퇴근 대중교통은 부족한 잠을 보충하거나 못 본 티브이를 보기 바쁘다. 업무 시간은 손에 무기만 안 들었지 그야 말로 전쟁이다. 녹초가 되어 집에 가면 쓰러져 자는 게 전부다. 이렇다 보니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 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 이런 시간은 사치라 생각한다. 바쁘게 사는 건 좋다. 열심히 사는 것도 좋다. 그래야 좋은 집, 좋은 차, 가족들에게 안락한 삶을 줄 수 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게 이치이다. 물질적 풍요를 얻는 대신 정신은 황량해 진다. 나를 잃어버리고 있다. 내가 지금 무얼 위해 사는지 알지 못한다.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목적지가 어디인지 모르고 휩쓸려 간다. 그러다 정신 차리면 아이들은 독립해 제 갈길 가고, 아내는 자신만의 시간을 갖겠다면 멀리한다. 무얼 위해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지 회의감에 빠진다. 물론 지나친 비약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바쁘게 살 되 자신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자신이 어디쯤 와 있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계절이 바뀜은 느끼고, 제철 과일을 맛보고, 아이들이 얼마나 자랐는지 확인하며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게 자기만의 시간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독서는 혼자 하는 행위이다. 정신을 집중 해 활자를 만나며 책 속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누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텍스트를 읽으며 의미를 파악하고 정보를 넓히고 지식을 쌓아간다. 책 뿐 만이 아니라 세상에 널린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것 또한 혼자 하는 행위이다. 정보를 이해하고 편집하여 차곡차곡 쌓아가고 쌓인 정보를 통해 나름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하는 행위이다. 중요한 건 그 다음으로 넘어 가는 것이다. 정보를 쌓고 지식을 쌓으면 내 것으로 만드는 행위가 필요하다. 그게 바로 사유이다. 사유 없는 독서는 기차에서 보이는 풍경을 눈에 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지나고 나면 기억에 안 남는다. 하나도 내 것이 되지 않는다. 사유를 위해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 하다. 술자리에서 사유할 수 없다. 밥 먹으며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없다. 티브이 보며 생각을 곱씹을 수 없다. 온전히 혼자만의 장소와 시간이 필요한 이유이다. 업무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던 때가 있다. 누구도 도와주지 않았다. 해야 할 업무는 잡무나 다름없었다. 매일 대금 결제 문제로 상대방과 고성이 오갔다. 그렇게 한두 번 싸우고 나면 맥이 빠진다. 어디에 하소연 할 곳 없었다. 그나마 가끔 갖는 술자리가 전부였다. 술자리는 그때뿐이다. 자고 나면 또 다시 반복이었다. 치밀어 오르는 화를 가족들에게 풀기 일 수였다. 언제나 힘없는 아이들이 대상이다. 그렇게 쏟아내고 나면 후회만 남는다. 조금만 참았으면 되는 걸 왜 그걸 못 참았을까. 출구가 보이지 않는 터널 같았다. 터널 속에서 희미한 불빛을 본 건 책을 통해서였다. 책 읽는 시간은 책에만 집중했다. 한 글자 한 글자 눈에 새기며 머리로 생각했다. 생각하는 동안은 다른 걱정은 사라졌다. 마음의 안정이 찾아왔다. 그 때문에 더 책에 집착했을 수도 있다. 책을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생각으로 이어진다. 책 속 내용을 떠올리기도 하고 읽은 느낌을 정리해 보기도 했다. 정리 된 생각 뒤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되돌아본다. 지난 시간의 나를 돌아보며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되짚어 봤다. 대금 문제로 고성이 오간 건 줘야 할 돈을 안 준 회사의 책임이다. 나는 회사 대리해 업무를 담당한다. 내가 회사의 대표나 다름없다. 내 역할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이 원하는 걸 상사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거기까지가 내 역할이다. 없는 돈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노릇도 아니다. 그저 내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굳이 감정을 앞세워 그들과 날을 세울 필요가 없었다. 화가 난다고 힘없는 아이들에게 화풀이 식 훈계는 아이들 감정에 상처만 준다. 아이들과 거리만 멀어진다. 서로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 내 사정이 어찌되었건 그걸 알 수 없는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 다른 방법으로 풀어야 했다. 아내에게 속마음을 풀어 놓는 것도 방법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상대가 미리 알아 줄 수 도 없다. 나를 돌아보았기에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있었다. 이런 시간 없이 내 감정에만 취해 있었다면 더 큰 화를 불러 왔을지 모를 일이다.
하루 중 가장 머리가 맑은 시간은 새벽이다.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새벽 시간을 활용해 책도 읽고 글도 쓴다고 한다. 출근 전 새벽 시간은 하루 24시간에 보너스와 같은 시간이다. 새벽 2시간 책을 읽는다면 하루 26시간을 보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도 출근 전 잠깐 내 시간을 갖는다. 길면 1시간 짧은 20-30분이라도 만든다. 자리에 앉으면 차분히 생각하고 있는 나를 들여다본다. 생각이 어떻게 이어지는 지 들여다본다. 글 소재, 오늘 할 일, 어제 있었던 일, 실수 했던 일, 내일 해야 할 일 등 떠오르는 대로 흘러가며 생각을 이어간다. 그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나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이런 행위를 보통 명상이라고 한다. 일정한 형식에 맞춰 생각에 집중하며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다. 나도 처음엔 명상이라 생각하고 해봤다. 의식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딴 생각으로 흐르기 일 수였다. 가부좌를 틀고 명상 음악을 틀어놓고 시키는 대로 할 수도 있다. 명상 방법은 정답이 없다고 한다. 자신의 마음이 가는대로 가만히 두고 보는 것 자체가 명상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팀 페리스의 타이탄의 도구는 성공한 이들의 일상 습관을 모아 놓은 책이다. 이들 중 다수가 중요한 습관으로 꼽는 것이 아침 명상이다. 단 몇 분이라도 꾸준히 이어왔다고 한다. 이 시간을 통해 새로운 자신을 만들었고 그들이 성공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전한다. 그들도 말하듯 중요한 건 단 몇 분이라도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형식에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라는 의미이다. 나는 의자에 앉아 아무것도 안하고 생각에 잠긴다. 단 의자에 앉기 전에 양치와 물 한 잔을 마시며 완전히 잠이 깬 상태이다. 잠이 덜 깬 상태의 명상은 집중은 둘째 치고 다시 잠들기 쉽다. 가끔 늦잠으로 새벽 시간을 갖지 못했으면 하루 중 짬이 나는 시간을 활용하기도 한다. 나는 책과 글을 틈틈이 읽고 쓴다. 업무 시간 중 짬이 나면 무조건 펼치고 쓰기를 이어간다. 이때도 혼자 있는 시간이 된다. 짧은 시간 책을 읽다가도 생각이 떠오르면 읽기를 멈춘다. 이때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떠오르는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고민하던 문제의 답을 얻기도 한다. 써야 할 글의 소재로 이어지기도 한다. 단 몇 분이지만 혼자 생각하는 그 시간을 통해 답답한 일상의 숨통이 트이곤 한다. 하루 중 어느 때이건 시간이 주어지면 혼자 있는 시간으로 활용한다. 의식적으로 만들려고 하면 잘 안 만들어진다. 습관처럼 틈틈이 시간을 활용하면 자연스럽게 집중 할 수 있다. 누구를 의식할 필요도 없다. 형식에 억매일 필요도 없다. 오로지 짧은 그 시간 자신에게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짧은 시간이 모여 심신의 안정을 찾고 마음이 차분해 질 수 있다. 이를 통해 마음에 중심을 잡으면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을 갖게 될 것이다.
나는 나를 위해 산다. 내 몸이 건강해야 열심히 일 할 수 있다. 내 정신 또렷해야 바르게 살 수 있다. 내 감정의 중심을 잡아야 쓸데없이 소모할 일이 없어진다. 그래야 내 가정에, 직장에, 주변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다. 내 감정의 주인은 내가 되어야 한다. 흐르는 상황에 휩쓸리면 어디서도 나를 찾을 수 없다. 긴 시간일 필요 없다. 단 5분이라도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내 감정에 집중하고, 내 생각에 집중하고 내 몸에 집중해 보자. 내가 무얼 원하고 어떻게 살고 싶고 무얼 좋아하는지 들을 수 있다. 타인을 통해 알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나를 알 수 있는 건 나 자신 뿐이다. 나를 알 수 있는 혼자 있는 시간이 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