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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Jul 17. 2023

퇴직에 앞서 준비해야 할 다섯 가지


어쩌면 아직 퇴직을 걱정할 나이는 아니다. 마흔여덟은 아직 현역에서 활동할 수 있다.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젊은 사람이 적어지면서 어쩔 수 없이 일해야 하는 시간도 늘어나게 된다. 실제로 건설업에는 2030 세대를 찾기 어려운 현실이다. 채용 공고를 몇 달째 올려놔도 지원자가 없다. 반대로 4050 세대 중 같은 채용공고에 몇 번이나 지원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그만큼 절실한 사람도 있고, 그만큼 이 업종을 꺼리는 사람도 많다. 그러니 퇴직을 고민하는 게 이른 감이 없진 않다.


하지만 퇴직은 정해진 수순이다.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다. 정년을 채운다고 미래가 보장되는 건 아니다. 정년을 채우는 건 어쩌면 일시적인 해결책일 뿐이다. 오히려 미리부터 스스로 퇴직을 준비하는 게 남은 삶을 보다 가치 있게 사는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무턱대도 덤벼들어서는 안 되는 게 퇴직이다. 내가 생각하는 퇴직에 앞서 준비해야 할 다섯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퇴직 이후 해보고 싶은 일 찾기

퇴직 이후의 직업은 이전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직장을 다니는 동안 쌓였던 경력과 경험, 지혜는 누구 못지않지만 기량을 펼칠 기회가 많지 않다. 높은 연봉도 부담이다. 아니면 보다 전문성을 키워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위치를 선점할 수도 있다. 이는 극히 일부일 수 있다. 자연히 이전과 다른 직업을 찾게 된다. 생소한 직업을 탐색해 볼 수 있고, 해왔던 일과 연관된 직업을 고민해 볼 수 있다. 중요한 건 신체 나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평균 50대 중반에 퇴직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어느 정도 체력이 받쳐준다. 그러나 한 해가 다르게 몸에 변화가 생길 시기이다. 이를 고려해 몸에 무리가 안 가는 수준의 일을 찾는 요령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일을 통해 살아가는 가치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내 능력이 꼭 필요한 데 쓰일 수 있다면 이 또한 나이를 떠나 가치 있는 삶을 사는 방법일 것이다.


둘째, 새로운 취미 만들기

직장을 다니는 동안 취미는 사치였다. 관심은 있었지만 시간이 허락지 않았다. 퇴직 이후는 남는 게 시간이다. 물론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되면 그 안에서 바쁘게 사는 사람도 있다. 그들도 직장을 다닐 때만큼 24시간이 모자라게 바쁜 일상을 살지는 않을 것이다. 어느 정도 여유 시간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시간을 가치 있게 사용하기 위해 꼭 취미 하나쯤 가졌으면 한다. 취미는 무료한 시간을 줄이고 존재감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셋째, 나눌 수 있는 재능 발견하기

재능은 직업과는 다른 의미이다. 직업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라면 재능은 봉사의 개념이다. 재능을 직업에서 찾을 수도 있다. 남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어떤 재능이라도 상관없다. 중요한 건 그들에게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이 들어도 나눌 게 있다는 건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는 것이다. 조직 안에서 갖던 존재감과는 다른 의미이다. 공헌의 의미이다. 누군가를 조건 없이 돕는 건 분명 가치 있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넷째. 시간을 다르게 사용하는 방법 익히기

퇴직 전에는 직장을 중심으로 하루를 보냈다. 직장에 있지 않아도 직장 시간에 맞춰 나머지 일상이 돌아갔다. 퇴직은 직장에서 가정으로 중심이 옮겨지게 된다. 이 부분 때문에 많은 퇴직자가 무기력에 빠진다고 한다. 규칙이 없어진 일상에서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게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규칙 없이 시간을 보내면 얼마 못 가 나태해지고 권태에 빠지고 심하면 우울감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달라진 일상에 맞는 규칙적인 시간표를 만들어야 한다.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기, 운동하기, 혼자 있는 시간 갖기, 주변 사람 만나기 등 시간을 다르게 사용하는 시간표를 짜야한다.


다섯째, 혼자 있는 시간을 활용할 방법 찾기

혼자 있는 시간을 가장 가치 있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은 독서라고 생각한다. 책 읽는 시간은 생산성을 높이는 활동이다. 어떤 책을 읽든 나에게 도움을 준다. 지식과 정서, 지혜와 깨달음 등을 얻을 수 있다. 독서를 인풋이라고 표현한다. 다양한 양질의 인풋은 아웃풋의 질의 높여준다. 양질의 아웃풋은 자신의 가치도 높여준다.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행위이다. 그러니 혼자 책 읽는 시간만큼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도 드물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준비가 완벽하면 덜 걱정된다. 안타깝지만 완벽히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 우선 직장을 다니는 동안은 직장에 충실해야 한다. 직장을 다니며 준비하자니 생각만큼 꼼꼼하게 챙기지 못한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 없다.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보면 좋겠다. 퇴직 후 해보고 싶은 일에 대해 정보도 모으고, 어떤 취미를 갖고 싶은지 고민도 해보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새로운 사람도 만나보고, 혼자 있는 시간도 가져보는 것이다. 자기만의 출구전략을 짜고 하나씩 실행해 보는 거다. 서두를 필요 없다. 당장 퇴직해야 한다면 당분간 쉬면서 하나씩 준비해도 늦지 않는다. 퇴직이 남았다면 매일 조금씩 챙겨 보는 거다. 직장에만 매달려 아무런 준비 없이 사는 것과는 분명 다른 일상을 살게 될 거로 생각한다. 완벽하게 준비하기보다 완성해 간다는 각오면 좋을 것 같다. 그래야 서두르지 않을 테고 섣부르게 판단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직장을 다니는 동안 시간과 일에 쫓겨 살았다면 적어도 퇴직 이후는 내 의지대로 살았으면 좋겠다. 그 출발선이 퇴직 이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기만의 속도로 하나씩 완성해 가는 것이다. 급하게 먹는 떡이 체한다고 했다. 퇴직 이후는 내가 먹을 떡을 내가 먹고 싶을 때 먹고 싶은 만큼 먹는 지혜를 가졌으면 한다. 적어도 남은 인생은 내가 원하는 속도로 살아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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