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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Aug 17. 2023

기억보다 기록을 믿어라

사무실 책상 위에 탁상 달력이 보인다.

날짜마다 여백이 있다.

여백에는 그날 외근했던 행선지가 적혀있다.

일주일에 평균 3~4회 외근을 나간다.

다니는 곳은 정해져 있다.

매번 같은 곳을 다녀도 며칠 지나면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월 초, 전달 사용한 경비를 정산한다.

차량 일지를 쓰려면 어디를 다녔는지 적어야 한다.

기록해 놓지 않았을 땐 기억을 짜깁기해야 했다.

언제 어디를 갔는지 기억이 안 날 때가 더 많았다.

안 간 곳을 갔다고 적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행선지만 기록하기 시작했다.

기억은 생명력이 짧다.

전날 했던 것도 기억이 안 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기록은 기억보다 생명력이 길다.

어쩌면 영원할 수 있다.

기록은 거짓으로 꾸며내지 않는다.

기록이 진실하다면 말이다.

기록하면서 오래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단지 행선지만 적어도 기억은 오래갔다.

적지 않았을 때는 기억이 뒤섞였었다.

거짓을 말하기도 했었다.

거짓을 진실로 착각하기도 했었다.

기억은 믿을 게 못 된다.

달력에 행선지만 적어도 기억은 선명해진다.

종이에 하루를 기록하면 어떨까?

기록하는 순간이 많을수록 기억도 선명해진다.

기억하고 싶다면 기록하면 된다.

기록하면 일상이 뒤죽박죽 되는 일도 없을 것이다.

기록하면 거짓을 진실로 착각하지 않을 테다.

여러분은 기억만으로 기록을 남기는 중인가?

아니면 기록하며 기억으로 남기는가?

기억을 위해 기록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하루를 전부 기록하지도 못한다.

의미 있는 기억만 기록해 보는 것도 괜찮다.

그만큼 기록하는 시간도 많이 필요하지 않다. 

어디에 기록하는지 중요하지 않다.

스마트폰에 적어도 된다.

노트에 기록해도 된다.

포스트잇에 써도 된다.

어느 곳이든 기록이 쌓이면 가치가 입혀진다.

기록은 기억이 되고 

기억은 추억이 되고 

추억이 많을수록 삶에 가치가 더해진다. 

쉬지 말고 기록하라.

기억은 흐려지고 생각은 사라진다.

머리를 믿지 말고 손을 믿어라.

-정약용

그럼에도 문장으로 기록된 것이 남는다.

-공병호

기록하는 것은 

생각하는 것이고

통제하는 것이고

준비하는 것이다.

-공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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