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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Aug 18. 2023

고민을 멈추면 비로소 얻게 되는 것


메뉴판을 앞에 두면 고민이 시작된다.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맛보고 싶다. 한 번에 여러 가지를 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여럿이 함께 먹으면 다양하게 시켜 맛을 볼 수 있다. 혼자 먹을 때 더 고민하게 된다. 선택의 순간은 오기 마련이다. 선택과 동시에 후회도 든다. 선택은 언제나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선택은 고민을 멈추는 것이다. 멈춘다는 건 결정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멈출 때를 알면 선택도 수월하다. 하지만 우리는 수많은 만약을 가정하느라 멈추지도 못하고 결정도 내리지 못한다. 반대로 용기를 내 멈출 수 있다면 결정이라는 결괏값을 갖게 된다. 결정을 통해 내 선택의 결과를 얻게 된다. 성공이든 실패든.


한 끼 먹는데도 고민과 결정하는 게 인간이다. 하물며 삶의 전환점이 될 선택을 앞뒀다면 결정이 쉽지 많은 않다. 신중에 신중을 기하느라 선택하지 못한다. 만약에 안 되면 어떡하지? 놓친 건 없나? 잘못됐을 땐 무엇을 잃게 되지? 수없는 만약으로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그럴 수 있다. 신중해서 나쁠 건 없다. 하지만 언제까지 고민만 할 것인가? 생각을 멈출 때 비로소 답을 손에 쥐게 된다.


내가 찾은 답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그건 아무도 모른다. 직접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해봐야 결과를 알고, 그러기 위해 생각을 멈춰야 하는 것이다. 고민을 멈추면 얻게 되는 있다. 생각에서 벗어난 해방감, 선택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기대감이다. 반대로 멈추지 못했을 때 갖게 되는 게 있다. 끊임없는 고민으로 인한 고통,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안도감, 앞으로의 대한 막연한 상상이다.


고민을 멈추면 고민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을 느낀다. 해방감은 반대로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되기도 한다. 선택하지 않은 것에는 언제나 미련이 남기 마련이다. 대신 미련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기대감으로 채워진다.


고민을 멈추지 못한다면 고민 자체가 스트레스이자 고통이다. 스스로를 갉아먹는 꼴이다. 또 선택하지 않았기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안도감도 들기 마련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건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다는 말이다. 또 하나 더 좋은 기회가 올 거라는 막연한 상상이다. 상상은 기대감과는 다르다. 기대감은 행동에 따른 결과를 얻지만, 상상은 손에 쥐는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반환점을 놓친 마라토너는 코스를 이탈하는 것과 같다. 고민도 마찬가지다. 멈춰야 할 때를 알아야 다음 과정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게 올바른 질문이다.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도 수월해지고 그에 따라 고민도 멈추게 된다.


여러분은 중대한 기로에서 주로 어떤 질문을 던지는가?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결정을 할 수 있을까? 이럴 때 좋은 질문이 있다. 시간의 축을 바꾸는 질문이다. 우리는 늘 현재 시점에서 고민하고 결정을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결정은 현재를 기준으로 내려지지만 그 결과는 오랜 세월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그 결정이 잘못된 것이어서 후회할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바로 시간의 축을 왔다 갔다 하는 질문이다. 미래 시점에서 지금의 결정을 보는 것이다.

《고수의 질문법》 한근태


어떤 선택을 하든 미련은 남기 마련이다. 미련 때문에 쉼 없이 고민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럴 때는 지금 선택으로 인해 달라질 미래의 내 모습을 상상해 보는 거다. 미래의 내가 지금의 선택을 후회할 것인지, 아니면 만족해할 것인지 따져보는 거다. 물론 이때도 질문이 필요하다. 이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다른 선택으로 인해 내가 얻는 건 무엇일까? 틀린 선택이라면 어떤 결과를 얻게 될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올바른 선택을 내리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말처럼, 메뉴 하나 고를 때도 고민이 길면 엉뚱한 음식을 먹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러니 고민하는 시간은 짧게, 행동은 빠르게, 그로 인해 결과를 얻었다면 다시 반복하는 것이다. 생각만 하고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생각을 멈추고 결정했을 때 다음 일이 일어난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했다. 선택은 빠를수록 원하는 것도 빨리 얻을 수 있다. 설령 얻지 못하더라도 경험치는 계속해서 쌓이게 된다. 선택에 대한 경험이 쌓일수록 보다 나은 선택을 하기 마련이다. 달릴수록 더 잘리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고민은 짧고 행동이 신속할수록 삶도 더 나아질 거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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