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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Aug 25. 2023

퇴고, 세 가지만 기억하면 끝!


주식을 공부하는 중이다. 장기 투자 목적이다. 오래 묵혀둘수록 수익이 나는 종목이 투자 대상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공부가 필요하다. 낯설고 어려운 내용을 공부해야 종목을 보는 눈이 생긴다고 한다. 꾸준한 공부와 실전 경험이 안목을 키워줄 것이다. 주식투자로 성공한 이들이 한결같이 말한다. 우량 종목에 장기 투자하면 실패하지 않는다고. 동감한다. 다만 우량 종목을 볼 수 있는 눈과 끈기가 필요하다. 섣부른 판단과 팔랑귀는 장기 투자의 적이다. 나도 그런 각오로 차근차근 공부하는 중이다.


주식처럼 장기 투자해서 실패하지 않는 게 또 있다. 바로 퇴고이다. 퇴고는 하면 할수록 글이 나아지는 마법이 일어난다. 하지만 퇴고는 지루하고 힘이 빠진다. 효과가 바로 보이지도 않는다. 마치 한 달 전 산 주식이 여전히 오르지 않을 때 조바심이 나는 것처럼 말이다. 단기 투자가 목적이면 어제 산 주식이 오늘 올라야 한다. 그런 종목만 선택하다 보면 원하는 수익을 올리지 못한다. 퇴고도 마찬가지다. 출간이 목적이면 퇴고가 귀찮아진다. 정성을 들일 이유를 찾지 못한다. 서둘러 출간한 책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훗날 다시 그 책을 다시 읽었을 때 창피한 감정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퇴고에 무한정 매달릴 수 만도 없다. 어차피 언젠가는 멈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 다음의 세 가지는 꼭 챙겨야 한다. 적어도 이 세 가지만 놓치지 않으면 훗날 이불킥 할 일이 적어진다.


실용글쓰기 Tip 첫째, 메시지를 놓치지 마라.

책을 쓸 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 메시지이다. 여러 편의 글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된다. 책 한 권은 대략 40편의 글로 구성된다. 각각의 글에 담기는 일관된 메시지가 책이 말하는 주제를 드러낸다. 이 말은 한 편의 글에 메시지가 없으면 책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없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한 편의 글에 메시지가 선명하면 책의 주제도 선명해진다는 말이다. 그러니 초보 작가뿐 아니라 기성 작가도 메시지를 목숨처럼 여긴다. 초고를 쓸 때는 메시지까지 신경 쓰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퇴고를 하는 것이다. 퇴고할 때는 각각의 글이 말하는 분명한 메시지를 빼놓아서는 안 된다. 메시지만 선명해도 독자를 움직일 수 있다. 메시지가 없는 책은 독자에게도 외면받는다. 그러니 없는 메시지라도 쥐어짜서 반드시 한 편의 글에 담아내야 한다. 전쟁 중 전투에서 질 수는 있지만 배급에 실패하면 용서가 안 된다는 말이 있다. 같은 편을 죽이는 것과 같다. 퇴고 중 메시지를 놓치는 건 내가 내 책을 죽이는 거나 다름없다.


실용글쓰기 Tip 둘째, 글의 구성을 점검하라.

오래된 기업이 실적도 탄탄한 법이다. 실적이 탄탄하려면 정도를 걸어야 한다. 명확한 목표의식으로 인류에 이바지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사람들도 그런 기업을 선호한다. 빈틈없는 기업일수록 장기 투자할 가치 있는 기업이다. 내 글에도 가치를 높이려면 구성이 탄탄해야 한다. 구성은 설득력이다. 독자에게 내 말을 보다 논리 있게 전달하기 위한 도구이다. 구성이 엉성하면 독자는 같은 글을 몇 번 읽어야 한다. 독자는 그만한 인내심이 없다. 엉성한 글은 외면받기 십상이다. 초고를 쓸 때는 엉성해도 된다. 엉성할 수밖에 없다. 분량을 채우는 게 목적이다. 퇴고는 다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구성에 맞게 썼는지 꼭 확인하고 수정해야 한다.

우리가 잘 아는 서론-본론-결론, 기-승-전-결 구성부터 'PREP', 'OREO'(《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참조) 등 다양한 구성(템플릿)이 있다. 초고를 쓸 때부터 구성에 맞게 쓰면 손이 덜 간다. 글쓰기 서툴다면 일단 쓰고 싶은 대로 쓰고 퇴고할 대 여러 구성(템플릿)을 적용해 고치면 된다. 이 과정을 놓치면 내 글이 무엇을 말하는지 희미해진다. 결국 읽히지 않는 글이 되고 만다.


실용글쓰기 Tip 셋째, 쉬운 단어와 적확한 표현인지 확인하라.

메시지로 주제를 잡고, 구성으로 뼈대를 바로 세웠다면 이제는 근사해 보이게 꾸며야 한다. 살을 붙이는 과정이다. 글에서 살은 적확한 단어와 표현이다. 단, 쉽게 쓰면서 말이다. 당연히 쉽지 않다. 투자 종목을 정할 때도 기업 정보를 구체적으로 공부할수록 잘 보이는 법이다. 단어와 표현을 올바르게 고치려면 공부가 필요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 맞춤법, 어휘, 비문 등 정확한 표현을 사용할수록 내 글의 가치가 올라간다. 아무리 훌륭한 주제라고 해도 표현이나 단어가 엉성하면 제 살 깎아먹는 꼴이다. 그렇다고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배워야 할 게 많은 건 맞지만, 장애물이 되는 건 아니다. 단어와 표현, 맞춤법은 글을 쓰면 쓸수록 나아지게 되어 있다. 공식처럼 외울 수 있는 게 아니다. 공부하면서 많이 써보는 게 실력을 빨리 키우는 방법이다. 한 번 익힌 것들은 쉽게 까먹지 않는다. 꾸준히 쓴다면 말이다. 내 글이 근사해 보이려면 꾸준히 쓰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퇴고를 많이 해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동산도 주식 시장도 크게 보면 우상향 그래프를 그린다. 오래 둘수록 수익이 난다는 의미이다. 투자가 아닌 투기는 원하는 수익을 얻지 못한다. 건실한 기업은 오래 묵힐수록 가치가 빛나는 법이다. 퇴고도 내 글에 가치를 더하는 과정이다. 오래 두고 자주 보고 꾸준히 손볼수록 글은 좋아지기 마련이다. 서두를수록 글이 좋아질 기회를 놓칠 뿐이다. 굴러들어 올 복을 스스로 차버리는 꼴이다.


주식 투자의 원칙 중 하나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남의 말 믿고 투자했다가는 쪽박 차기 십상이다. 남 탓하는 것만큼 지질한 것도 없다. 글은 오롯이 자신이 써야 한다. 남의 말 들을 이유도 없다. 글이 안 써진다고 남 탓하는 건 더더욱 없어 보인다. 퇴고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조급해하지 않으면 그만큼 글은 좋아진다. 버틸수록 글의 가치가 올라간다. 오래 고민할수록 후회는 적다. 퇴고하는 순간은 괴로워도 훗날 내 책을 다시 꺼냈을 때 덜 부끄러울 것이다. 내 글에 정성을 들이는 만큼 돌아오게 되어있다. 그게 돈일 수도, 후회가 없는 것일 수도, 글재주가 나아지는 것일 수도 있다. 무엇이든 남는 게 있으니 노력할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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