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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Sep 13. 2023

직장인 자기 계발을 위해 '이것'은 없는 게 낫다

자기 계발에 '의지'는 얼마나 필요할까? 의지가 없으면 못 할까? 의지 없이도 할 수 있을까? 사람에게 수분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세끼 식사는 절대조건이 아니다. 세끼 다 먹는 사람이 있다면 두 끼만 먹는 사람도 많다. 의지는 수분이 아니다. 때에 따라 필요하기도 그렇지 않기도 하다. 자기 계발 실패의 원인을 의지에서 찾는 사람도 있다. 의지가 약해 오래 지속하지 못했다며 자신을 탓한다.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의지 탓이 아니다. 방법의 문제이다. 방법에 따라 없던 의지도 생긴다. 방법이 틀리면 있던 의지도 사라진다. 


책 읽는 게 자기 계발은 아니다. 책을 읽고 배운 걸 실천하며 삶이 달라져야 자기 계발이라고 한다. 삶의 변화는 한 단면만 의미하지 않는다. 습관, 태도, 관계, 말투, 목표 등 모든 걸 의미한다. 다행인 건 이 모든 게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서로 맞물려 돌아간다. 태도가 바뀌면 습관이 달라진다. 말투가 변하면 관계도 개선되는 식이다. 그러기 위해 책을 읽고 책에서 배운 걸 실천하는 것이다. 실천이 쌓이면서 삶도 자연스럽게 변화해 간다. 저절로 종이에 물이 스미는 것처럼 말이다. 물이 종이에 스미는 건 물의 의지가 아니라 자연 현상이다. 물이 배이지 않는 물질을 제외하면 물은 저절로 흡수된다. 물에 젖지 않는 물질을 적시기 위해 안간힘 써봐야 허사다. 새로운 물리법칙을 발견하지 않는 이상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의지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시작할 때이다. 이때 의지는 마치 멈춘 차를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힘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번 움직인 바퀴는 큰 힘들이 지 않아도 저절로 굴러간다. 습관을 만들거나 목표를 이루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갖고 싶다면 처음 한 번만 정해놓은 시간에 일어난다. 그리고 다음날은 전날처럼 같은 시간에 일어나면 된다. 그런 날이 반복되면 몸이 기억해 항상 같은 시간에 일어나게 된다. 너무 쉽게 말하는 거 아니냐고 되물을 수 있다. 맞다. 말은 쉽지만 그 이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가 있다. 새벽 기상의 목적이다. 왜 일찍 일어나야 하는지 명확한 목표를 우선 정해야 한다. 목표를 세우지 않는 건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출항한 배가 표류하는 것과 같다. 망망대해를 건널 수 있는 건 출발할 때 정해놓은 목적지가 있기 때문이다. 자동항법장치에 좌표를 입력하면 배는 알아서 항로를 찾아간다. 선장은 속도만 조절하면 된다. 항로를 찾아가는 과정에 의지가 끼어들 필요가 없다. 간단한 조작이 전부다. 


6년째 책 읽고 매일 글 쓰는 중이다. 출근 전 읽고 쓰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일어나는 시간을 당겼다. 처음에는 6시에 일어났다. 그때는 출근시간 전까지 책만 읽었다. 읽은 책이 쌓이면서 글도 쓰기 시작했다. 글 쓰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일어나는 시간을 또 당겼다. 5시 반, 5시, 지금은 4시 반에 일어난다. 그러기까지 의지를 동원해 억지로 시간을 당기지 않았다. 온전히 나의 필요에 의해 일찍 일어났다. 일어나야 할 명확한 목적 탓에 의지가 필요하지 않았다. 어제 5시에 일어났다면 오늘 4시 반에 일어나면서 시간을 당겼다. 또 글 쓰는 습관도 마찬가지다. 글쓰기를 업으로 삼고부터 매일 쓰는 게 당연해졌다. 써야 할 이유와 의미가 있으니 안 쓰게 더 이상했다. 그래서 시간을 만들어 틈틈이 쓰기 시작했다. 이때도 의지가 필요하지 않았다. 매일 쓰는 걸 당연하게 여기기에 내일도 같은 시간에 쓴다. 이때도 의지가 필요치 않다. 시계 알람이 울리듯 정해진 시간이면 습관처럼 노트북을 열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쓴 게 6년째다. 의지를 불태웠다면 아마도 제풀에 지쳤을 수도 있다. 써야 할 목적이 생기면서 의지와 상관없이 꾸준히 쓰고 있다.   


의지는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는 것과 같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자세가 엉성해지고 얼마 못 가 지치고 만다. 반대로 힘을 빼면 어려운 동작도 수월해지고 덜 지친다. 기량이 향상되면 성과도 잘 나는 법이다. 기량은 반복에서 비롯된다. 반복에는 의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운동은 물론 자기 계발도 마찬가지다. 습관을 만들고 태도를 고치고 삶이 나아지는 자기 계발에는 의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대신 저절로 움직이게 할 목적만 있으면 된다. 그다음은 몸이 기억해 저절로 굴러간다. 그렇게 하나씩 변화하면서 인생도 나아진다. 진정한 자기 계발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의지를 불태우며 변화와 성장을 바라기 전에 자기 계발을 왜 하려는지 자신에게 묻는 게 먼저이다. 질문을 통해 목적을 찾고 하나씩 해 내가면 된다. GPS가 필요한 건 목적지가 생겼을 때다. 목적이 없는 자기 계발을 위해 제아무리 의지를 다져봐야 얼마 못 갈 게 뻔하다. 반대로 목적이 생기면 의지의 도움 없이도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 이제 의지는 내려놓고 목적을 손에 쥐면 실패 없는 자기 계발을 해낼 수 있을 거로 믿는다. 자연히 인생도 잘 풀릴 테고. 의지는 곱게 접어 안주머니에 보관해 놓고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한 번씩만 꺼내 쓰자. 그럴 수 있을 때 평생 의지를 불태우며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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