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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Oct 22. 2023

집단지성의 힘, 독서에는 독서모임

모차르트의 그늘에 가렸던 살리에르. 사람들 눈에 그는 늘 2인자였다. 살리에르는 모차르트를 뛰어넘는 게 숙명과도 같았을거다. 모차르트에게도 살리에르는 두려움의 대상이었을거다. 늘 자신의 위치를 위협하는 존재였다. 어쩌면 이들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서로를 더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어떤 분야이든 경쟁은 필요하다. 개인의 실력은 경쟁을 통해 향상되기 마련이다. 옆의 동료보다 조금 더 나아지기 위해, 그 분야의 최고 실력자를 뛰어넘기 위해 고군분투할 때 비로소 성장하게 된다. 경쟁 대상이 없다면 내 실력을 가늠할 잣대가 없는 거나 다름없다. 실력을 키우는데 경쟁만큼 좋은 게 없다는 의미이다. 


반면 경쟁보다 협력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협력의 의미는 나로 인해 타인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돕는 방법은 다양하다. 내 지식을 나누고, 내 경험을 전하고, 내 생각과 가치관을 공유하는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는 우물을 통해 보이는 세상을 전부라고 믿는다. 그곳을 벗어나지 않는 이상 더 큰 세상이 있다는 걸 알지 못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내가 가진 지식, 정보, 경험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지식과 정보, 경험의 깊이와 양에 따라 보이는 게 다르다. 이는 자신의 한계를 한정 짓기도 한다. 그래서 책을 한 권만 읽은 사람을 경계하라고 했다. 왜냐하면 그 한 권에서 얻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우물 안 개구리와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우리의 시선을 넓힐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뻔하지만 다양한 책을 읽는 게 답이다. 인류는 기록을 시작하면서 지식도 팽창했다. 기록은 시대를 거슬러 지식과 지혜로 전해졌다. 삶의 전 분야에 걸쳐 기록은 이어졌다.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이들은 선대의 기록에서 지혜를 만들었다. 그들의 지혜가 담긴 게 책이다. 


이제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책들과 우리가 만들어내는 책들로 인해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은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이 말은 책을 통해 어떠한 관심사도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의미이다.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는 3년마다 새로운 학문을 탐구했다고 전해진다. 자신의 전공 분야에만 갇히지 않고 다양한 시각을 갖기 위한 공부였다. 그런 노력 덕분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위치에 오른 것이다. 그는 책에서 원하는 걸 얻었다. 일론 머스크, 빌 게이츠, 워런 버핏, 정약용, 공자,  등 시대와 세대 구분 없이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정보의 불균형이 깨졌다. 누구나 손쉽게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단편적인 정보부터 통찰이 담긴 지혜까지 두루 접할 수 있다. 반대로 근거 없는 정보 편협한 가치관은 잘못된 인식을 갖게 한다. 정보에 접근이 쉬워진 만큼 이러한 폐단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에게 검증까지 해가며 정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자극적인 콘텐츠만 소비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그러니 올바른 정보를 찾고 공부하고 실력을 쌓는 걸 그저 남의 일처럼 여긴다.  


그래서 필요한 게 집단지성이다. 곤충학자 윌리엄 모턴 휠러는 개미를 연구했다. 그가 1910년 《개미:그들의 구조·발달·행동 Ants:Their Structure, Development, and Behavior》  에서 개미는 개체로는 미미하지만 협업을 통해 거대한 개미집을 만들어 낸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개미는 군집하여서 높은 지능 체계를 갖춘다고 했다. 그는 집단지성을 '다수의 개체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경쟁을 통하여 얻게 된 지적 능력의 결과로 얻어진 집단적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혼자 힘보다 여럿이 협력했을 때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책을 읽을 때도 꼭 필요한 과정이다. 독서는 오롯이 혼자 읽는다. 읽고 나면 자신의 지식, 경험, 지혜의 틀 안에서 생각하게 된다. 물론 독서량이 많아질수록 그 폭도 넓어질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 수많은 책을 다 읽기에도 무리다. 그래서 타인의 지식, 지혜,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이 도움이 된다. 바로 독서모임을 통해서 가능하다.


같은 책을 읽어도 읽는 사람에 따라 얻는 게 다르다. 이 말은 한 권을 100명이 읽으면 100개의 생각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이다. 나와 다른 100개의 생각을 접한다면 어떨까?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100개의 새로운 생각을 접하게 된다. 한 마디로 집단지성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다. 아무리 바쁜 일상을 살고 시간에 쫓겨도 방법은 있기 마련이다. 


어렵지 않다. 하루를 정해 단 3~4시간만 투자하는 것이다. 서로 다른 사람이 모여 각자 의견을 내고 토론한다. 이 과정에서 나와 다른 생각을 접하며 사고의 틀을 확장시킨다. 여럿이 함께 하기에 가능하다. 그뿐만 아니라 뜻맞은 동지를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혼자가 아니라는 건 살아가는 데 커다란 위안이 되어준다. 어쩌면 책을 통해 얻는 지식도 필요하지만 사람을 얻는 게 더 가치 있을 수 있다.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해주는 독서모임, 안 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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