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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Nov 19. 2023

맥도날드는 건강하지 않다

잠실역 맥도날드는 6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버스 정류장 바로 앞에 위치해 그 시간에도 이용하는 사람이 많고 다양하다. 70대 어르신부터 중년의 직장인, 대학생까지 들고나는 게 보인다. 그들 대부분은 이곳에서 아침밥을 해결한다. 메뉴는 맥모닝부터 팬케이크를 곁들인 세트 메뉴, 뜨거운 커피와 얼음이 가득 담긴 탄산음료까지 다양한 외모만큼이나 선택도 다르다.


바쁜 출근길 맥도날드에서 먹는 아침은 시간을 줄여주고 배속도 든든하게 채워준다. 또 저렴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맛있다. 빵에서 나는 달달한 향, 단백질이 풍부한 달걀, 고소한 베이컨, 적당히 달짝지근한 소스와 섬유질이 풍부한 약간의 채소, 거기에 톡 쏘는 탄산 한 모금이면 7첩 반상이 부럽지 않을 맛이다.


나도 몇 해 전에는 거의 매일 아침 맥도날드에서 아침을 해결했었다. 아침을 먹은 날과 먹지 않은 날의 컨디션이 확연히 달랐다. 먹는 행위를 통해 잠들었던 뇌를 깨운다고 믿었었다. 그런 믿음 탓에 아침을 먹고 시작하면 하루 종일 활력이 넘치는 것 같았다. 한 끼로 먹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양이기도 했다.


아침밥을 끊은 지 3년째다. 전날 8시쯤 저녁을 먹고 이튿날 12시까지 금식한다. 그 사이 달걀이나 견과류 또는 과일을 조금 먹는 게 전부다. 때로는 물만 마시는 날도 있다. 물만 마셔도 하루를 시작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오히려 먹지 않는 게 집중력을 높여주는 것 같다. 오전 업무 동안 오롯이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전날 먹은 음식만으로도 충분히 버틸 수 있었다.


인류가 세 끼를 먹기 시작한 건 불과 200년 전이라고 한다. 산업화가 시작되고 출퇴근을 하게 되면서 아침밥 먹는 문화가 생겼다. 노동자 계급이 생기면 아침밥도 먹어야 할 이유가 생긴 것이다.


산업화 이전 농경 사회에서는 하루 한 끼, 많아야 두 끼가 보편적이었다. 먹은 게 풍족하지 않았던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인류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도 한두 끼 먹는 게 전부였다. 그런 식습관이 수천 년 동안 몸에 새겨져 있었다. 산업화는 이전까지 기억된 유전자를 거스르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산업화가 낳은 가장 큰 폐해는 제조 음식이다. 공장에서 만들어낸 다양한 음식은 싸고 쉽게 언제든 풍족하게 먹을 수 있게 했다. 노동자에게는 시간과 노력을 획기적으로 줄여줬다. 또한 적은 비용으로 고열량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건 큰 매력이었다. 식품업계도 이를 적극 활용해 보다 더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냈다. 그로 인해 노동자뿐 아니라 인류 전체에 비만과 이로 인한 질병을 만들어낸 장본인이 되었다.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 매장뿐 아니라 다양한 가공식품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다. 인터넷에는 햄버거와 프렌치 프라이가 10년이 지나도 섞지 않았다는 사진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각종 화학물이 첨가된 음식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클릭 몇 번이면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회르투르 스마라손 씨가 2009년 아이슬란드 한 맥도날드 지점에서 구매한 햄버거와 감자튀김이 10년이 지나도록 썩지 않았다고 밝혔다. AFP 연합뉴스

인터넷의 발전, 스마트폰의 등장은 정보 접근을 용이하게 했다. 누구나 원하는 정보를 원하는 만큼 얻을 수 있다. 우리 삶 전반에 각종 정보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의지만 있다면 옳은 정보 또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 음식과 건강에 관련된 정보는 특히 그렇다.


하지만 건강과 관련해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업계의 이익을 위해 결과를 조작하는 사례는 애교로 봐줄 정도다. 의료, 식품 등 우리의 건강과 관련된 산업계에는 이미 돈의 논리에 의해 그들의 이익을 우선해 왔다. 각종 연구에 비용을 지원하며 그 결과를 자신의 상품 판매에 유리하도록 조작하는 게 대표적이다. 심혈관 치료제인 스타틴을 적극 처방하는 의료업계와 시리얼, 우유, 고기 섭취를 아무런 제약 없이 권장하는 식품업계가 그렇다.


식품의 대량 생산은 균일한 맛을 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맛을 내기 위해 천연 재료를 활용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화학첨가물을 만들고 유전자 조작을 할 수밖에 없다. 이들이 생산하는 제품 대부분은 건강을 우선하지 않는다. 목표는 하나다. 더 많이 팔릴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니까.


먹기 편한 음식이 시간과 노력을 줄여줄 수 있다. 대신 비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비만은 다양한 질병의 원인으로 지적받는다. 겉보기에 날씬한 사람도 내장 비만이 경우가 많다. 건강에 해를 끼치는 건 보이지 않는 곳에 쌓이는 지방이다. 비만은 이런 지방이 쌓인 결과다. 지방을 만드는 주범은 설탕이다. 거의 모든 제조 식품에는 설탕이 들어 있다. 별다른 의식 없이 먹다 보면 어느새 몸 곳곳에 지방이 쌓여 있다. 고기를 먹어서 지방이 쌓이는 게 아님을 분명히 짚어야 한다. 지방은 내 몸에 남아도는 설탕이 쌓여서 만들어진다.   


의료와 식품 업계에 관한 수십 권의 책을 읽었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충격은 받았지만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었다.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아야 하고, 배가 고프면 손에 닿은 음식을 먹어야 했다. 그런 것들이 내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나중 문제다. 우선 살고 봐야 하니까.


그렇다고 언제까지 내 건강을 그런 무책임한 이들에게 맡겨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들의 만행을 알게 된 이상 한 번 더 생각할 필요 있었다. 의식을 갖는 것이다. 내 건강을 챙기는 건 내 몫이라는 인식이다.


그래서 선택했다. 간헐적 단식으로 먹는 음식을 조절하는 것이다. 이게 정답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다. 적어도 내가 얻은 정보로 판단했을 때 현재로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실천하면서 더 확신을 가졌다. 내 몸이 나아지는 게 느껴질수록 멈출 수 없었다.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실천 중인 이유이다.


습관 중에는 먹는 것도 포함된다. 그래서 '식습관'이라고 표현한다. 내 몸은 내가 무엇을 먹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건강한 몸을 원한다면 건강한 식재료를 먹어야 한다. 정크푸드를 먹으며 내 몸이 나아지길 기대해서는 안 된다. 가공식품으로 하루 세 끼를 먹으며 장수하길 바라서도 안 된다.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먹을 수는 있지만, 건강을 위한 또 다른 대안도 분명 필요하다. 운동이다.


좋은 습관이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좋은 습관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다. 일찍 일어나기, 명상하기, 운동, 긍정적인 마음과 태도, 하고 싶은 일 하기 등. 무엇보다 먹는 걸 빼놓을 수 없다. 삶의 유일한 낙이 음식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부지기수이니 말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자신의 건강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챙기기 위해서는 식습관부터 바꿀 필요 있다. 물론 서로마다 기준은 다르다. 강요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건강한 삶을 위해 무엇을 먹고 먹지 말아야 할지는 이미 정해져 있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으냐 모르고 있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건강을 원한다면 내게 맞는 정보부터 찾아보길 권한다. 그리고 실천하는 것이다.


올바른 정보와 명확한 목표를 세운다면 습관이 되는 건 어렵지 않다. 건강한 음식과 규칙적인 생활은 곧바로 효과가 난다. 눈에 보이는 성과는 행동을 지속하게 이끈다. 습관이 된다는 말이다. 그러니 지금 건강을 위협받거나 변화가 필요하다면 옳은 정보를 찾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그 정보들 사이에서 나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속하면 된다. 내가 지금의 식습관을 갖게 된 과정이기도 하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건강한 식습관이 필요하다.

-히포크라테스





풀리는 인생은 습관부터 다르다


일시 : 2023년 11월 21일 21시~

장소 : 온라인 줌 (무료)


https://docs.google.com/forms/d/1S82GXswCZUB05t_Rp7TDC80RmjQscs0q5DKg526VgQA/edit?usp=drives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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