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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Dec 01. 2023

어떤 댓글에도 흔들리지 않는 법

"결국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나열한 수준이네요. 잘 봤습니다."

책에서 배운 정보를 그러모아 정성껏 쓴 글에 이런 댓글이 달리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단박에 기분이 잡칠 겁니다.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 겁니다. '내가 검증을 했는지 안 했는지 당신이 어떻게 알아?', '지금 당신이 한 말에 책임질 수 있어? 근거 자료를 보여주면 믿을래요?' 아마도 속에서 천 불이 날 겁니다. 참고했던 책을 일일이 보여주며 확신시켜주고 싶을 겁니다. 그러고 나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후련할까요? 아마 아닐 겁니다. 댓글을 단 당사자도, 증명하겠다고 달려드는 여러분도 기분이 씁쓸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며칠 전에 제 글에 실제로 달렸던 댓글이었습니다. 댓글을 보고 가슴이 쿵쾅거렸습니다. 몇 시간 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안정을 되찾고부터 답글을 어떻게 달아야 할지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글에 내용을 뒷받침할 책 제목을 일일이 나열해 줄까?', '이 책에서 이 구절을, 저 책에서 저 문장을 가져왔다고 적어줄까?' 답글에 일일이 적어주면 상대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궁금했습니다. 그 반응에 또 나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도 걱정됐습니다. 한 번 시작한 생각은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한 가지는 분명 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반응해도 내 기분이 썩 좋을 것 같지 않다는 겁니다.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더 분발하겠습니다."

결국 이렇게 답글을 남겼습니다. 꼬리를 내린 건 아닙니다. 오래 고민한 끝에 선택한 문장입니다. 무엇보다 상대와 나의 다름을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왜 그런 댓글을 달았는지 생각해 봤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지식의 차이였습니다. 상대방이 아는 것과 내가 아는 것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내가 아니까 상대도 알 거라고 믿는 걸 '지식의 저주'라고 합니다. 글 쓰는 사람이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라고 배웠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차이를 인정하는 겁니다. 그리고 한 편으로 감사했습니다. 어찌 되었든 제 글을 끝까지 읽어주었으니까요.  


글을 쓰는 목적은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기 위해서입니다. 독자는 글을 읽으면서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하게 됩니다. 모르는 내용에 호기심을 갖고 하나씩 배우면서 지식의 크기를 넓힐 수 있습니다. 그게 공부일 테고요. 반대로 모르는 걸 모른 체 넘어가면 배울 기회를 놓치는 것입니다. 배울지 말 지는 오롯이 독자의 선택입니다. 누구도 강요할 수 없습니다. 만약 배우기를 선택했다면 혜택 또한 온전히 독자의 몫입니다. 10첩 반상을 차려줄 수는 있지만, 숟가락을 들지 말지는 밥상을 받은 이의 선택입니다.


글을 쓰는 사람의 역할은 정해져 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글을 써야 합니다. 가장 정확한 정보는 본인의 경험입니다. 누구도 반론을 제기할 수 없습니다. 경험이 아닌 내용은 출처가 분명해야 합니다. 출처가 불분명하면 악의적 댓글의 표적이 됩니다. 스스로 무덤을 파는 꼴입니다. 물어뜯으려고 달려드는 사람에게 정확한 정보는 중요치 않습니다. 다만 글을 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정확한 출처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스스로 근거가 명확한 글을 썼다면 누구에게도 당당해질 수 있습니다. 그런 글을 써야 하고요.


우리는 상대방의 반응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반응에 따른 나의 태도만 결정할 수 있습니다. 죽자고 달려드는 상대방과 진흙탕 싸움을 할지, 아니면 다름을 인정하고 선을 그을 것인지 말이죠. 전자를 원하는 사람 없습니다. 후자를 선택하려면 글쓰기의 기본기를 지키면 됩니다. 내가 경험한 것만 쓰고 출처가 분명한 내용만 쓰는 것입니다. 이 말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내용만 쓰면 불필요한 다툼을 피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선의로 쓴 글에 악의로 덤벼드는 싸움은 결국 서로에게 상처만 남길 뿐입니다. 피할 수 없다면 적어도 자신을 지켜내는 그런 글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글을 쓰다 보면 다양한 사람을 만납니다. 사람끼리 어울리다 보면 다양한 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원치 않은 일도 겪기 마련이고요. 그럴 때마다 청소기 돌리듯 깨끗이 정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지 못하는 게 인간관계입니다. 중요한 건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켜낼 방법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휘둘리지 않을 중심을 잡고 사는 게 필요합니다. 인생의 기본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다양한 글을 쓰면서 자신을 지킬 수 있으려면 글쓰기의 기본기를 알아야 합니다. 아는 만큼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글쓰기 기본기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무료 특강에서 알려드립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https://docs.google.com/forms/d/1SYVrTplML51BXo3YKEAU6cSgMnfmAsMphQquKRvpXPg/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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