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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Dec 06. 2023

어떤 변수도 극복하는 엉덩이의 힘

어쩌다 그런 날 있습니다. 예상했던 것들이 하나도 안 맞는 날입니다. 새벽 출근길에 주차 가능한 24시간 맥도날드에 들려 글을 쓰려고 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차량 출입을 막아놨습니다. 계속 달려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평소와 같은 시간 자리에 앉았습니다. 마음을 다듬고 자판에 손을 얹습니다. 10분도 안 지나 동료가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급하게 화면을 끕니다. 평소보다 일찍 온 탓에 자리를 피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가방을 챙겨 버스정류장으로 갑니다. 버스로 5분 거리 스타벅스에 갑니다. 7시, 다행히 자리 잡고 쓰기 시작합니다.


삶은 수많은 변수의 연속입니다. 예상은 빗나가기 마련입니다. 예측이 맞는 건 신의 영역입니다. 그렇다고 아무런 준비 없이 살 수 없습니다. 예상이 빗나가면 다른 대안을 찾으면 됩니다. 마찬가지로 삶은 대안의 연속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매 순간 적절한 대안을 찾으며 대처해 가는 게 인생인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 말고는 명확한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음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그저 손에 쥔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그렇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이고요.


이렇게 무수한 변수와 대안이 이어지는 인생에서 누군가는 성과를 내고 성취감을 맛봅니다. 반대로 똑같은 상황에서 누군가는 실패와 좌절을 경험합니다. 실패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겁니다. 어느 한 가지 때문이라고 정의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누구나 그 원인만 해결할 수 있다면 실패하지 않을 겁니다. 안타깝지만 그러한 정의는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우리가 알고, 알지 못하는 여러 요인이 원인이 되어 실패에 이르게 됩니다. 실패가 반복될 때 같은 이유가 없다는 게 이를 말해줄 것입니다.


반대로 성공은 어떨까요? 성공하기까지 수많은 변수가 작용합니다. 순간의 판단으로 순식간에 망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또 순간의 선택으로 한순간에 대박을 터트리기도 합니다. 제아무리 완벽하게 예측해도 운이 작용하는 게 사실입니다. 그 운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성공한 이들은 한결같이 말합니다. 될 때까지 하다 보니 운이 따랐고 성공하게 됐다고 말이죠. 성공한 100명에게 물으면 빠지지 않는 단 하나의 대답이 있습니다. "될 때까지 버텼고, 버텨냈기에 성공했습니다."


어떤 일이든 성과가 나오기까지 과정이 필요한 법입니다. 이 말은 과정을 버티지 못하면 성과도 바랄 수 없다는 말입니다. 과정은 힘이 듭니다. 당연히 힘이 안 드는 과정도 없습니다. 힘이 들기에 결과가 더 값질 테고요. 과정이 쉬우면 내 손에 쥘 수 있는 열매도 그다지 달지 않습니다. 한 여름 볕이 뜨거울수록 열매가 단 법이니까요. 과정을 건너뛰려니 편법을 쓰고 불법을 저지르게 됩니다. 그 끝은 정해져 있습니다. 결국 빈손이 되고 말 것입니다.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수많은 과정을 거칩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과정은 무엇일까요? 저는 단연코 퇴고라고 생각합니다. 퇴고에 들이는 노력에 따라 책의 수준이 결정된다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과정입니다. 초고는 어찌어찌해 써냈어도 퇴고에서 포기하는 사람 많습니다. 그만큼 변수가 많은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감정, 주변 환경, 일, 아이디어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습니다. 무엇보다 아무리 중심을 잡고 있어도 잘해야 한다는 중압감은 버텨내기 힘이 듭니다.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때 필요한 게 엉덩이의 힘입니다. 끝까지 버텨낸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몇 권의 책을 쓰면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끝까지 버텨내는 엉덩이 힘이 성과를 낸다는 것을요. 퇴고는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 혹은 몇 년이 걸리는 과정입니다. 기간도 버텨내는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진득하게 버텨낸다면 수개월도 금방 지나갑니다. 그러지 못하면 단 며칠도 고통스러울 테고요. 마음먹기에 따릅니다. 변하는 환경과 감정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면 자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요.


하지만 우리는 이미 정답을 압니다. 시작했다면 끝을 봐야 성과로 이어진다는 것을요. 그 과정에 수많은 변수는 기꺼이 감당해야 합니다. 뜻대로 되지 않을 땐 다른 대안도 찾아야 하고요. 늘 자신을 흔들지만 쓰러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요. 퇴고에 얼마 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기준은 없습니다. 스스로 정하기 나름입니다. 버틸 수 있을 만큼 버텨내는 게 정해진 기준입니다. 엉덩이 힘을 믿으면 믿는 만큼 책의 수준 또한 올라갈 것입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농부가 흘리는 땀만큼 열매도 단 법이니까요.


오늘도 이렇게 글 한 편을 완성해 갑니다. 생각하지 못한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대안을 찾았습니다. 대안을 찾고 생각한 대로 행동에 옮겼습니다. 한 시간 남짓 엉덩이를 붙이고 글을 썼습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바라는 성공에 데려다줄 글 한 편을 써냈습니다. 내일도 모레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상 못 한 장애물을 극복해 가며 오늘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낼 것입니다. 지금 이 노력, 엉덩이는 알고 있습니다. 자신이 혹사당하는 만큼 성공의 크기도 커진다는 걸 알 겁니다. 엉덩이와 한 팀이 되어 이렇게 또 한 편 써냅니다.




https://docs.google.com/forms/d/1SYVrTplML51BXo3YKEAU6cSgMnfmAsMphQquKRvpXPg/edit?usp=drives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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