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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Feb 26. 2024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실 건가요?

살다 보면 어쩌다 혼자되는 시간이 있습니다. 집에 가기에는 이르고 회사에는 돌아가지 않아도 되는 상황입니다. 생각하지 못했던 자유가 생긴 겁니다. 영화를 보러 갈까? 친구에게 연락해 볼까? 서점에 가서 새로 나온 책을 구경할까? 아니면 카페에 자리 잡고 게임이나 실컷 하다 집에 갈까? 떠오르는 게 많을수록 선뜻 결정하지 못합니다. 마음만 갈팡질팡합니다. 그러는 사이 30분, 1시간 흘러버립니다. 남은 시간은 점점 줄어드니 마음도 급해집니다. 마음이 급해지니 결정을 더 못합니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 싶으니 말입니다. 결국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집에 갈 시간이 되고 말았던 경험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여러분에게 선물 같은 시간이 생긴다면 무얼 하겠습니까? 늘 마음속에 하고 싶은 걸 품고 있어서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 일을 실행에 옮기 시나요? 아니면 저처럼 고민만 하다가 기회를 날리시나요?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누군가는 늘 하고 싶은 일을 마음에 품고 삽니다. 반대로 누군가는 아무런 기대 없이 똑같은 일상만 반복합니다. 하고 싶은 게 있는 사람은 목적지가 명확한 사람입니다. 항상 어디로 가야 할지 잘 압니다. 하고 싶은 게 없었던 저는 시간이 남아도 어디로 갈지, 무엇을 해야 할지 항상 망설이기만 했었습니다. 글을 쓰기 전까지는 말이죠.     


2018년 1월 1일부터 책을, 그해 5월부터 글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가 마흔셋이었습니다. 42년 동안 독서와 글쓰기는 저와 상관없는 거였습니다. 홀렸다는 표현이 맞을 겁니다. 아무 기대 없이 시작한 독서와 글쓰기가 지금의 저를 있게 했으니까요. 살면서 어쩌다 혼자되는 시간은 제게 오후 5시에 먹는 에그타르트 같았습니다. 피곤하고 지친 저에게 에너지를 줬습니다. 그런 짬짬이 시간이면 기다렸다는 듯 글을 썼습니다. 그 시간에 한 편이라도 더 쓰는 게 가장 보람되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저에게 글쓰기는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나 다름없습니다. 목적지는 항상 설정되어 있습니다. 저는 글을 쓰며 따라가면 됩니다.     


그 길을 따라나선 지 7년째입니다. 그사이 쓴 글이 모여 10여 권의 책이 되었습니다. 이제까지 글 써온 경험으로 글쓰기 강사로도 활동 중입니다. 다양한 SNS에 매일 글을 씁니다. 여전히 직장에 다니면서 말이죠. 글을 쓰기 전에는 직장만 다녔습니다. 글을 쓰고부터 직장에도 다니고 글도 쓰고 강연과 강의도 하며 전과 다른 삶을 사는 중입니다. 글 쓰는 삶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겁니다. 우연히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다행히 이제까지 꾸준히 쓰고 있습니다. 별생각 없이 시작한 게 지금은 제 삶을 변화시킨 출발선이 되었습니다. 어쩌다 글 한 번 써볼까로 시작했다면 아마도 중간에 포기했을 수도 있습니다. 글쓰기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이제까지 써오지 못했을 겁니다. 지난 7년을 쉼 없이 글을 쓸 수 있었던 건 제게는 선물이나 다름없습니다. 글쓰기로 인해 180도 다른 삶을 살고 있으니까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 글쓰기는 어떤 의미인가요? 단지 브런치에 글 한 번 써볼까로 이 글을 읽으시나요? ‘브런치 작가’라는 타이틀이 근사해 보여 시도해 보는 건가요? 아니면 저처럼 글쓰기가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으로 도전하시는 건가요? 어떤 이유여도 상관없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 글을 읽고 브런치 작가로 입문하신다면 단언컨대 이전과 다른 삶을 살게 될 거라 확신합니다. 글을 쓰기 시작하는 계기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단 시작했다면 계속 써보는 겁니다. 글을 잘 쓰든 못 쓰든, 양이 적든 많든, 멈추지 않고 계속 써보세요. 오늘 글 한 편 쓴다고 운명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내일 글 한 편  안 쓴다고 인생이 망하지 않습니다. 다만 매일 꾸준히 쓰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생길 것입니다. 어쩌다 생긴 자유 시간을 값지게 사용할 기회, 내 삶을 다시 돌아볼 기회,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게 될 기회,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 지 탐색해 볼 기회, 내 주변에 어떤 사람이 함께하는지 알아챌 기회,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묻고 답할 기회, 그리고 내 삶을 내 뜻대로 살아갈 기회를 갖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도 글 쓰는 삶으로 발을 디딘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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