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하루 한 페이지 나를 돌아보는 글
밥 값, 커피 값 몇 천원을 말고 책 사는데 가장 큰 돈을 쓴다. 새 책 보다 중고 책을 선호한다. 중고 책을 선호하는 이유는 경제적 부담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도 빛이 나는 책은 중고서점에서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 책은 검증된 작가나 이슈가 되는 내용일 경우만 구매를 한다. 이름 난 작가의 새 책이라고 무조건 사지는 않는다. 내 나름의 묵혀 두는 시간을 갖는다. 좋은 책이라면 언제 읽어도 남는 게 있을 거라 믿는다. 또 내 정신이 그 책을 받아들일 때라면 자연스레 찾게 될 거라 생각한다. 날 잡고 책 사러 가면 한 두 시간은 금방이다. 여기 저기 둘러보며 눈에 들어오는 제목을 보며 내용을 상상해본다. 책 주제를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한 게 제목이라고 하니 제목에서 받는 느낌과 서문에서 받는 느낌이 일치하면 일단 찍어 둔다. 이렇게 여러 책을 둘러본 뒤 선택의 시간을 갖는다. 때론 돈 생각 안하고 몇 권을 사기도 하지만 늘 여유가 있는 게 아니라 선택의 순간을 거치게 된다. 그렇게 한 번 살 때 평균 3~4권을 산다. 적게는 이 만원, 많을 땐 사 만원 내외를 쓴다. 한 달 평균 25~30권을 읽고 이중 절반 정도 구매하니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그래서 사는 책은 최대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려고 한다.
책을 사기 전 거치는 또 하나의 과정은 도서관에서 빌려 보는 책이다. 대여하는 책을 고르는 기준은 마음이 가는 대로 골라 본다. 베스트 셀러나 이름 난 작가, 눈 여겨 본 책 등 느낌 가는 대로 고른다. 기대 없이 펼친 책에 머리를 한 대 맞기도 하고, 잔뜩 기대했던 책은 김빠진 맥주처럼 싱겁기도 했다. 그러니 부담없이 빌려 보며 나에게 맞는 책을 골라내는 과정은 꼭 필요하다. 그러다 가끔 빌린 책이 가슴과 머리에 남으면 따로 사서 보관하기도 한다.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도서관을 찾지 못해 읽는 량이 줄었다. 새로 사기도 부담스럽고 읽었 던 책을 다시 보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정체된 느낌이다. 읽고 싶은 책을 언제든 사서 읽을 수 있을 만큼의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좋겠다. 돈을 버는 목적 중 가정의 생계가 최우선이고, 약간의 여유를 만들어 나를 위해도 사용하려 한다. 한 달에 한 번 단돈 몇 만원의 여유로 갖고 싶은 책 몇 권을 나에게 선물한다. 열심히 일한 내 자신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자 다음 달도 열심히 일하기 위한 충전재라 할 수 있다. 그렇게 나에게 선물한 책을 통해 다시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간다. 이렇게 좋은 선 순환을 굳이 안 할 이유는 없다. 이런 즐거움을 더 많은 이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고된 한 달을 보낸 자신에게 어떤 형태로든 보상해 준다면 더 열심히 살 수 있는 동기가 될 수 있다. 무엇을 해 줄지는 자신의 선택이다. 좋은 옷, 맛있는 음식, 즐거운 여행 등 어떤 형태로든 보상해 준다면 삶이 더 즐거울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게 되니 책을 읽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책을 읽는 사람과 책 얘기는 자연스럽다. 반대로책을 안 읽는 사람에게 책 얘기는 금기어나 다름없다. 책의 중요성을 알지만 읽지 못하는 자신의 상황을 한탄하기도 하지만 책 읽는 사람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부러움을 내 비치기 싫은 게 그들의 심리이기도 하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리라. 책을 주제로 대화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추천으로 이어진다. 추천 중 겹치는 것도 있고 관심이 안가는 것도 있지만 추천 받고 읽어 본 책 대부분은 만족스러웠다. 그러니 나도 추천은 조심스럽다. 가급적 먼저 상대방의 관심사를 파악한 후 관련 있는 몇 권을 추천해 준다. 그 중 탐색해보고 선택하라고 조언해 준다. 책이 비용대비 최고의 가성비를 갖고 있는 건 불변의 진리라 생각한다. 한 번 빠진 사람은 헤어 나오기 힘들 다는 것도 알고 있다. 책에 빠져 재산을 탕진했다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는 많이 봤다. 읽는 책의 권 수가 쌓일 수록 인생이 달라지고 적지 않은 부도 따라왔다는 이를 많이 봤다. 월급쟁이로 바람이 있다면 한 달에 한 번 몇 권이 되더라도 돈 걱정이 없이 팍팍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 사 놓은 책을 보관할 수 있는 서재도 갖게 되길 욕심 내 본다. 그게 언제 가 될지 알 수 없지만 바람을 바라다보면 이루어 지리라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