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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퍼직장맨 Mar 13. 2018

나쁜 상사로부터 생존법칙

마음이 맞지 않는 상사와 상생하는 방법

제가 회사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유형을 정리해 본다면 나름의 꽤 큰 샘플 사이즈를 가지고 있기는 합니다. 기업에서 인사관리를 16년간 해오며 대략 20개국의 1,000여명의 다양한 인재들이 어떻게 조직에서 성공하고 혹은 때로는 실패하는 지 꽤 근접하게 관찰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토대로 회사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구분해 본다면 회사에서 성공하거나 고위직급까지 오르는 사람들은 거의 예외 없이 어떤 상사와도 매우 잘 지냅니다. 물론 이것을 권력에 순종적인 모습으로 다소 비판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상사와 일을 가깝게 잘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영향력이 확대되고 정보의 접근성이 좋아지며 그만큼 권한도 커지게 마련입니다. 운이 좋아서 별 다른 노력 없이도 상사와 아주 잘 맞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종종 생기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나와 맞지 않는 상사에 대응하는 방법들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우선 어떤 상사도 일을 못하거나 형편 없는 리더가 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상하를 막론하고  누구라도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업무에 있어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럼에도 종종 부하직원의 입장에서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것은 그 잘 하려는 "의도"와 "행동에 의한 결과"의 차이 때문에 발생합니다. 우리의 행동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지만 그 행동의 결과가 의도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타인의 입장에서는 언제나 의도보다는 행동이 보이기 때문에 그 행동으로 상대방을 파악합니다. 따라서 상사와 일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상사의 행동에 앞서 그 의도를 먼저 파악하는 것 입니다. 의도를 이해하게 된다면 비록 그 행동의 결과가 다르더라도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게 마련입니다.


조직을 막론하고 어떤 사람이 특정한 지위에 올랐다면 어떤 부분이라도 인정을 받은 부분이 있는 것 입니다. 따라서 상사와 일하며 그 상사의 강점을 파악하여 그로부터 배울 점을 찾는 것은 유용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다만 일단 상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형성되어 이미 색안경을 쓰고 있다면 좀처럼 좋은 점도 좋아보이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가능하면 초기에 상사의 장점을 파악하고 그것을 옆에서 관찰하며 나의 역량으로 만들겠다는 목표가 필요합니다. 또한 나와 접점에서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직무 수행에 있어 어딘 가에서 배울 수 있는 부분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쉽게 보이지 않는 면들까지 포함하여 관찰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문서로 적어서 정리를 하는 것이 그 목적을 분명하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우리의 문화에서는 종종 윗사람에 대해 지나친 기대를 가지고 업무와 인격적인 측면에서도 높은 경지에 올라 무언가 영감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지만 그런 일은 쉽게 생기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기대를 낮추고 그 범주안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을 분명하게 목표하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함께 만은 시간을 보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그 반대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상사를 피하거나 특히 나와 잘 맞지 않으면 더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일부러 시간을 내거나 규칙적으로 시간을 함께 보내려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사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가 일단 형성이 되고 나면 누구나 주변의 동지를 찾게 됩니다.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혹은 비슷하게 부정적인 면들을 발견한 사람과 함께 험담을 하는 것처럼 큰 위안을 주는 일은 없습니다. 그런 행동을 통해 '나만 이런게 아니구나, 내가 잘못된 것이 아니고 정말 저 사람이 잘못 되었구나'라는 확신을 하게 되고 이런 확신은 다시 행동을 통해 표출됩니다. 하자만 유의해야할 점은 이미 부정적 태도를 형성한 사람에게 주변 사람들은 설사 그렇게만 생각하지 않더라도 동의하거나 공감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따라서 다 자신과 같다고 혼자 착각하게 되어 엉뚱한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함께 험담을 하던 사람이 다른 상황이나 사람 앞에서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할 수도 있으며 이런 행위들은 조직에서 일정한 수준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내가 설정한 아젠다에 의해 사람들이 다 나처럼 생각한다는 착각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주의해야할 또 다른 점은 비언어적인 표현으로 부정적 감정을 표출하는 것 입니다. 미팅 중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거나 다른 곳을 쳐다보가나 뚱한 표정으로 있기 등, 여러가지 비언어적인 방법으로 나의 불편함이나 다른 의견, 부정적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이러한 소극적인 표현들은 상대방 입장에서는 그 구체적인 내용과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그 사람에 대한 평가로 이어집니다. 앞에서 설명한 의도와 행동의 간극과 똑같은 논리로 그 의견 표출의 의도보다는 행동으로 평가되어 결국에는 "매사 부정적이다", "적극성이 없다", "성격이 폐쇄적이다", "이기적이다" 등의 의도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 다른 의견이나 불편함이 있다면 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시간을 만들어 다소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일부러 망치려는 상사는 없습니다. 따라서 그 의도에 대해 이해하고 인정하며 동시에 행동의 결과에 대해 피드백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실 이런 피드백의 방식은 상사뿐만 아니라 상하좌우 모두에게 유용한 방식입니다.


물론 이런 일들이 쉽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감정이 있고 또 관계도 있는 만큼 생각대로 모든 일이 되지는 않습니다. 저 역시도 경력을 돌아보면 도저히 간격이 좁아지지 않는 상사와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사실 하루하루가 매우 괴로웠고 얼굴을 마주치기 조차도 싫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제가 나름 고안해 낸 방법은 저 사람을 누군가 다른 사람이 좋아한다면 (회사에 없다면 최소한 가족이라도) 나 역시 그렇게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스스로에게 반문하며 계속하여 방법을 찾아본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상황이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2년 남짓한 기간을 잘 버티어 내는 것에는 분명 도움은 되었습니다. 과연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 피하는 것은 최악의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언젠가 또 만나기 때문입니다. 또 만난다는 것은 물론 실제 그 사람을 다른 곳에서 또 만날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를 꽤 많이 보았습니다), 그보다는 그런 유형의 사람을 또 만날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첫번째는 쉽게 피할 수 있겠지만 두번째 그리고 몇 번 반복이 된다면 계속해서 자신의 커리어 선택지가 좁아지게 마련이고 나중에는 정말 최악의 상황인데 다른 선택의 옵션이 없어 견디게 되는 경우들을 실제로 많이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종종 회사와 직무가 하늘이라면 상사는 거깃에 떠 있는 구름이라고 표현합니다. 지금 장대비와 천둥이 치고 있을 수도 있지만 언젠가 그 구름이 물러가면 다시 파란 하늘이 보이기 마련이고 심지어 비구름이 몰려와도 그 뒤에 하늘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모든 구름을 흘러가게 마련이며 단지 우리는 그 타이밍을 모를 뿐입니다.


제가 즐겨 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입니다. 온갖 문제를 일으키는 반려견들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행동을 교정하는 프로그램인데 예외없이 그 문제 행동의 원인들은 사람에게 있습니다. 굳이 제가 이 글에서 상사를 "개"로 표현하거나 내 행동으로 인해 상사의 "문제" 행동이 나온다고 설명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제가 그 프로그램을 통해 배운 것은 관계의 모든 결과들은 상호작용으로 인한 것이고 일단 나의 행동이 바뀌면 그만큰 상대방도 변하기 마련이라는 사실입니다. 어쩌면 세상에 나쁜 상사는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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