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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퍼직장맨 Mar 08. 2018

조직을 망치는 새로운 리더

새롭게 부임한 리더가 흔히 저지르는 두 가지 실수

인사업무 중에 주요한 일은 새로운 리더들을 조직에 영입하는 일들입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실제로 많은 리더들을 내외부에서 영입해서 그 분들이 조직에서 잘 적응하거나 또는 반대로 실패하는 모습들을 많이 지켜보았습니다. 그런 경험들을 토대도 새롭게 조인한 리더들이 가장 흔하게 저지르는, 때로는 치명적일 수 있는 실수들에 대해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첫번째는, 거의 예외 없이 하는 부분들입니다만, 이전 회사 혹은 팀과의 비교입니다. "이전 회사에서는~", "내가 ~에 있을 때는" 으로 시작하는 이 이야기들은 몇 가지 이유에서 실효성이 0에 가깝지만 가장 많이들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실효성이 없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침에 밥을 먹는 사람에게 미국에서는 아침에 베이글을 먹는 다는 이야기는 전혀 다른 환경과 맥락, 문화와 습관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조직들은 각기 고유의 배경과 문화들이 있고 어떤 일들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유들이 존재합니다. 그러한 배경과 이유에 대한 이해 없이 일방적으로 공유되는 이런 레퍼런스들은 효과가 만무합니다. 또한 누구나 비교 당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완벽한 엄친딸과 같이 전반적인 이해 없는 특정 부분만에 대한 비교는 단지 박탈감만 줄 뿐입니다. 그 누구도 그런 이야기를 듣고 쉽사리 좋은 방법이라 손바닥을 치며 받아들이기 보다는 자동적으로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게 됩니다. 이런 이유들로 새로운 조직이나 회사에 부임하는 리더들에게 최소 3개월에서 6개월간은 현상황과 분위기, 일하는 방법들을 이해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섣부른 결정이나 변화를 꾀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들 합니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본성은 비교이며 기존의 조직이나 경험과 다른 점들이나 다르게 할 수 있는 점들이 계속 보여 멈출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이런 무의식적 반응들은 퇴근하는 길에 "그러지 말아야지" 마음을 먹는 다고 되는 일이 아닙니다. 유일하게 실질적으로 "이전 회사에서는~"이라는 말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매일 업무가 끝나거나 하루를 마무리 하며 오늘 하루 동안 몇 번이나 그런 말을 했는지 기록을 남기는 것입니다.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좀 더 효과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조정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리더들의 이전 경험을 필요합니다. 그리고 조직에서 외부에서 리더들을 영입할 때는 이러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와서 기여하기를 기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팀과 일 할 때 있어서는 효과적이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에 분명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 도움이 될 때는 팀이나 동료들이 "이전 회사에서는 어떻게 하셨어요?"하고 물어볼 때 입니다.


새로운 리더들이 저지르는 두번째 실수는 특히 변하고 있는 사회적 맥락과 한국사회의 특징인 권력간의 거리로 인한 부분입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새로운 사람에 대해 경계를 하기 마련입니다. 다만 내 팀원들의 그런 모습들을 실질적으로 관찰하기는 어렵습니다. 위계질서가 중요한 사회적 맥락에서 팀원들은 대부분 수동적인 자세를 갖게 됩니다. 이런 맥락에서 새로운 리더들은 자신의 팀원들과 "친하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불필요한 개인적인 이야기도 하게 되고 이런 이야기들은 실제로 친밀감이 형성되기 이전에는 불편함으로 다가오며 동시에 아주 쉽게 가쉽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사실 생각해 보면 제가 젊은 시절에도 나이가 지긋한 조직의 리더들이 지루하게 본인의 개인사를 나열하고 있으면 억지로 듣는 척은 했지만 마음은 아드로메다에 있던 적이 많았습니다. 다만 그 때는 이런 푸념들을 업무 후에 동료나 친구들과 술자리에서나 했자면 지금은 메신저로 실시간 방송된다는 차이가 있을 것 입니다.


70년대 생과 그 이전 세대들의 리더들은 특히 더 어렵습니다. 대부분 그 세대들은 팀원들과 가까워 지는 방법 중의 하나가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나누는 것으로 배우고 경험한 세대입니다. 하지만 소위 밀레니얼이라고 하는 세대 그리고 최근 조직에 들어오는 90년대 생들에게는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분리는 점점 더 중요한 가치가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리더들이 그런 불필요하는 이야기를 하거나 반대로 그런 사적인 질문이나 사적영역에 대한 코멘트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것들이 상대적으로 덜 표현되어 정작 리더들이 모를 때가 많고 그래서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자신의 방식대로 하다보면 그 간극만 더 벌어지기 마련입니다. 결국 자신만 빠진 단톡방에서 전개되는 세상에서 홀로 분리된 채 외로운 길을 걷게 될 지도 모릅니다.


물론 팀원들과의 친밀감은 팀웍과 성과, 만족감에 있어 매우 중요하고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다만 이런 친밀감의 형성이 사적 영역에서 일어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업무적인 교류와 그에 있어 꾸준하고 일관적이며 전문성을 보여준다면 점차 이러한 업무적 친밀감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음 단계로 사적인 친밀감으로 발전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조직에서의 적응은 어려운 일이며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가장 큰 적은 성급하거나 조바심을 내는 것이 될 것 입니다. 잠깐 동안 적은 사람들을 속일 수는 있지만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을 속일 수는 없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장기적인 관점과 꾸준함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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