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오토바이>
출근길 아침
골목길 한편에
어정쩡히 서 있는
배달 오토바이 하나
그 위에 앉은
사내의 좁은 헬멧 사이로
감긴 두 눈 보인다
등받이도 없이
곤히 잠들어 있다
곧 그가 맞춰둔
휴대폰의 알람이 울리고
사내의 두 번째 아침은 시작된다
조금만 더 앉았다가,
조금만 더 눈을 붙이다가 가라고
골목의 나무들이 온통 붉은 빛이다
출근길 아침, 오토바이 위에서
쪽잠을 청하던 배달기사를 본 적 있습니다.
저마다의 일터로 향하는
사람들의 분주한 속도 속에서
홀로 멈춰
잠들어 있던 사람.
자신만의 속도를
온전히 만들어가던 사람.
그는 아마 새벽부터 시작된 배송으로
무척이나 피곤한 상태였겠지요.
그러나 그가 그만의 속도와 리듬으로
삶을 견뎌내고
다시 나아가는 모습이
설핏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현대사회의 빠른 리듬 속,
자신만의 속도를 잃고
타인의 성취와 시선에 쫓겨 살기 급급한 우리에게
독일의 경제학자 한스 게오르크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를 옭아매는 것은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그 시선을 의식하는 우리 자신일지도 모른다’
나무들이
저마다의 색깔을 찾아가는
가을입니다.
각자의 리듬과 속도로
온전한 나를 찾아가는,
그런 계절이면 좋겠습니다.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너의 꿈이 달의 행로와 비슷한 회전을 하더라도‘
-김수영 시 <봄밤> 중
‘자유는 혼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와 함께 있어도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것‘
-오츠카 이온워터 포스터 광고
https://brunch.co.kr/@hyungsic7/128
*위 시는 자작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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