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따라잡기
Attribution Window. 어떻게 번역해야 할 지 난감한 이 단어는, 페이스북으로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내용이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내용이고, 고민할 부분도 많다. 혹시 이제부터 설명하는 내용이 어렵다고 생각되더라도, 마케터라면 이 포스팅을 저장한 후 이해가 될 때까지 여러 번 읽어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가령 어떤 쇼핑몰이 사용자의 구매를 높일 목적으로 페이스북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하자. 가장 알고 싶은 것은 '광고를 통해 얼마나 많은 매출이 발생했는가?'하는 점일 것이다.
그런데 광고를 통한 매출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페이스북앱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뉴스피드에 뜬 광고를 클릭한 후, 그 사이트를 들어가 해당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불행하게도 이건 페이스북이 정의하는 광고 매출(Website Purchase Conversion Value)의 전부가 아니다.
그렇다면 페이스북에서 광고 매출로 잡는 모든 경우의 수는 어떻게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페이스북을 앱 상태에서 이용하기 때문에, 이해를 돕기 위해 페이스북 앱에서 광고에 노출된 경우로 한정한다.
1) 페이스북앱에서 광고를 클릭한 후, 인앱(페이스북앱에서 해당 쇼핑몰을 바로 이용하는 것) 상태에서 바로 상품을 구매하는 것
2) 페이스북앱에서 광고를 클릭한 후 인앱 상태에서 해당 쇼핑몰에 들어갔으나 바로 구매를 하지는 않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네이버 등에서 해당 사이트를 검색한 후 관심가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
3) 페이스북앱에서 광고에 노출되었으나 클릭하지는 않은 상태로(당연히 해당 사이트로 이동하지도 않은 상태로) 있다가, 나중에 네이버 등에서 검색하여 해당 사이트로 이동한 후 구매를 하는 것
위의 경우의 수를 살펴보면 페이스북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세 가지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바로 View(광고에 노출되었는지)와 Click(광고를 클릭했는지), 그리고 Purchase(상품을 구매하였는지)이다. 즉, 페이스북은 광고를 클릭하여 바로 구매한 것만을 광고 매출로 인식하지 않고, 광고에 노출(혹은 노출 후 클릭)된 사람들이 추후 구매를 한 것까지 광고 매출로 잡는 것이다. 왜 그럴까? 혹자는 '페이스북이 광고 효과를 부풀리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이건 사실이 아니다. 마크 저커버그는 사기꾼이 아니다(실제로는 내가 지금까지 본 사람 중에 가장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다).
먼저, 우리가 어떤 상품을 접하고 구매하는 과정을 돌아보자. 당신은 광고를 보고 사이트에 들어간 후 늘 바로 구매를 하는가? 그런 경우도 있지만, 바로 구매를 하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몇 번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해당 제품의 가격이 높거나, 한 번 보고는 그 상품의 가치를 잘 모를 때, 혹은 다른 사이트에서의 가격을 비교해보고 싶을 때 더욱 그렇다.
광고를 보고 클릭한 후 바로 구매하는 경우만을 광고효과로 잡는다면 당신은 지나치게 좁게 광고효과를 정의하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여전히 많은 광고주들이 왜 TV광고를 구매하겠는가? 당신은 TV에서 광고를 접한 후 화면을 클릭하여 무언가를 구매하는가? 혹은, TV에서 바로 구매할 수 없다는 이유로 TV는 광고매출 전환 효과가 아예 없다고 판단해 버리는가?
아니다. 노출(View)은 그 자체로도 효과가 있다. 클릭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광고 매체에서 어떤 제품의 존재를 알게 되고, 이는 시차를 두고 해당 상품의 구매로 이어지게 된다.
다만, 광고에 노출되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추후에 구매한 모든 내역을 광고효과로 잡는 것은 역시 지나치다. 여기에서 나오는 것이 Attribution Window(광고에 노출, 혹은 광고를 클릭한 사람들이 어떤 기간 내에 구매를 했을 때 광고전환매출로 잡을 것인가)의 개념이다.
페이스북의 Default Attribution Window(사용자가 별도의 세팅을 하지 않았을 때 광고전환의 기준으로 삼는 것)는 1 day view, 28 days click이다. 다시 말하면,
1) 광고를 본 지 하루 이내에는 광고에 노출된 사용자가 클릭을 하지 않았더라도 해당 사이트에 가서 구매를 한 경우, 이를 페이스북 광고를 통한 전환매출로 잡는다.
2) 광고를 클릭한 적이 있는 사람은 클릭 후 28일 이내에만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서 구매를 한 경우 페이스북 전환매출로 잡는다.
어떤가. 적절한가?
솔직해지자. 첫 번째로 드는 생각은 아무리 마크 저커버그를 믿는다고 하더라도, '페이스북에서 Attribution Window를 너무 길게 잡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여기서 충격적일 수도 있는 사실을 하나 추가한다.
"그 상품을 구매하지 않은 경우에도 전환매출로 포함한다"
가령 쿠팡이 광고를 했다고 치자. 만원짜리 티셔츠 광고를 보고 들어갔는데 그 제품을 산 것이 아니라 골프채를 샀다면, 이 금액도 티셔츠 광고를 본 광고매출로 잡는다. 쇼핑몰들에서 "페이스북 광고매출로 100만원 리포트에서 보이는데 실제로 그 제품이 판매된 것은 30만원도 안되요. 왜 이런가요?"라고 묻는 경우가 바로 이래서 발생한다.
더욱 곤란한 것은, 티셔츠 광고에 단순히 노출된 사람의 경우다. 이 사람이 원래 쿠팡에서 매일 뭔가를 사는 사람이었다고 하자. 이 사람은 자신의 뉴스피드에 올라온 티셔츠 광고에 관심이 없었다. 그냥 무시한 채 광고를 천천히 제끼고 재미있는 소식이 없나 피드를 더 살핀다(광고를 클릭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평소대로 쿠팡에 들어가 삼다수 한 팩을 샀다. 이 경우도 페이스북은 티셔츠 광고를 통해 그 사람이 삼다수 한 팩을 샀다고 간주한다.
충격적인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마케터를 괴롭히는 것이 최소한 두 가지가 더 남았다.
어떤 사람이 페이스북에서 쿠팡에서 파는 신발 광고를 봤다고 하자(쿠팡을 예시로 드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오해가 없기를). 이 사람은 이 광고를 클릭했고 쿠팡에 들어가서 한참을 봤다. 그러나 가격도 높고, 좀더 싸게 구매할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스마트폰의 기본 브라우저를 열고 네이버에 해당 상품을 검색해 보았다.
그러자 그 상품에 대한 검색광고들이 주욱 뜨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쿠팡에서 사는 가격이 가장 싼 것을 발견한다. 그래서 해당 신발을 광고하는 쿠팡 검색광고를 클릭해서 쿠팡 사이트에 들어가서 결제를 완료한다. 이 경우 무엇이 문제가 될까?
쿠팡은 신발 하나를 팔았다. 페이스북은 이 신발이 페이스북 광고 때문에 판매된 것이라고 리포트에 표시한다. 네이버 역시 신발 광고를 클릭한 후 바로 구매하였기 때문에 이 구매는 검색광고 때문이라고 리포트에 표시한다. 불행히도 별도의 3rd party solution을 사용하지 않는 대부분의 쇼핑몰의 경우, 페이스북과 검색광고의 매출 중복(double count)를 가려낼 방법이 없다.
즉, 신발은 하나 팔았는데 페북과 네이버에서 각각 하나씩 신발을 판 것으로 표시하는 것이다. 두 개를 판 것 같아 기분은 좋겠지만, 실제로 카페24를 통해 찍히는 신발 매출은 한 개이다. 신나게 광고비를 양쪽으로 돌리다가는 통장 잔고가 떨어진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이 사람은 정말 어느 매체 때문에 신발을 산 걸까? 페이스북에서 그 신발(가령 마이클 조던이 신던 나이키에어의 한정판) 정보를 얻지 않았다면 네이버에서 검색해볼 생각도 안했을 것이다. 반면, 페이스북에서 광고를 본 후 네이버에 검색했을 때 검색광고가 없어 해당 상품을 살 수 있는 링크를 찾지 못했다면 구매를 안 했을 수도 있다. 페이스북에서 다시 그 상품 광고를 다시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이슈는 생각보다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하나의 구매가 2가지 이상의 매체에서의 광고 영향을 받았을 때, 어느 매체로 인한 광고 효과 때문인지를 확인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이슈이다. 간혹 페이스북과 다른 매체(네이버 검색광고 혹은 Ad Network 등)를 같이 진행하는 광고주의 경우, 특정 구매가 어느 매체 때문에 발생했는지를 지나치게 분석하려다가 초가삼간을 태우는 경우도 많다.
두 번째로 생각해볼 이슈는 뭘까. 바로 광고결과가 매일 바뀐다는 것이다. 1 day view, 28 days click 중에 '28 days click' 때문이다. 보통 광고결과는 하루 단위로 보고하고 전일의 광고효과를 기반으로 하는데, 페이스북은 클릭이 일어난 경우 해당 사용자가 28일 동안 구매한 것을 계속해서 광고효과로 산출하기 때문에 지나간 날짜의 구매수나 구매금액이 자꾸 변한다(점점 좋아지는 것처럼 보인다).
광고효과가 좋든 나쁘든 간에 매일 지나간 날짜의 숫자가 바뀌기 때문에 이걸 업데이트 해야하나 말아야 하는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똑똑한 사람이라면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렇다면 월요일 끼리의 광고효과를 비교한다고 했을 때 8일 전 월요일의 광고효과와 어제 광고의 결과는 다르게 비교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맞다. 일주일 전의 광고결과는 해당 광고를 클릭했던 사람의 지난 8일간의 구매결과가 포함되어 있고, 어제의 광고 결과는 하루치만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만약 이를 무시한다면 항상 일주일 전에 광고를 더 잘했다, 혹은 최근 들어 광고효과가 나빠진게 아닐까 잘못 분석을 하게 된다.
이렇듯 페이스북의 Attribution Window는 어렵고 복잡한 개념이다. 그러나, 반대로 그 의미를 곱씹어본다면 페이스북 캠페인 결과를 어떻게 이해하고 방향을 수정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일단 글이 너무 길어지고 있는 만큼, Attribution Window에 대한 첫 번째 설명(#1)은 여기서 마치고 다음 포스팅에서 설명을 이어가려고 한다.
한 번 들어서 이해가 되면 당신은 머리가 지나치게 좋은 사람이다. 그렇지 않다면, 일단 Keep하고 머리가 맑을 때 다시 읽어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PS. 본 Attribution Window 시리즈는 2017년 6월 13일부터 제가 페이스북에서 공유드렸던 내용을 다시 보기 편하게 모아놓은 내용입니다. 이미 한 번 읽어보셨던 분들은 많은 양해 부탁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