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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석 Mar 29. 2018

지각 때문에 고민이라면

#직장을즐겁게 #09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출근해도 되는 회사가 생겨나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회사에서 출근시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각을 하면 하루를 완전히 망치는 경우가 많고, 설령 아슬아슬하게 지각을 면했다 하더라도 오는 내내 마음을 졸이고 허겁지겁 걷고 뛰는 사이 식은땀이 등줄기를 가르게 된다.


지각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거의 지각을 하지 않는 사람 뿐 아니라, 지각을 밥먹듯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후자의 경우가 더 스트레스가 더 큰 경우도 많다.


그렇게 마음 졸일 바에야 좀 일찍일찍 오시면 좋을 텐데요.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저는 왜 안 그렇겠어요...'로 시작하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러나, 지각에 대한 스토리는 모두 다르더라도 늦지 않기 위해 필요한 방법은 거의 같다.


1. 규칙을 명확히 살핀다


먼저 지각에 대한 회사 규칙을 살필 필요가 있다. 크게 아래 질문을 던지면 된다.


- 공식적인 출근시간은 몇 시인가?

- 1분 정도 늦는 것은 괜찮은가?

- 눈치를 안 보려면 언제까지 와야 하는가?

- 지각자는 어떤 대가를 치뤄야 하는가?


가령, 공식적으로 9시 출근이고, 1분 늦어도 지각이며, 8시반까지는 오는 것이 좋고, 지각이 반복되면 평가에 심각한 불이익을 보는 회사라면 결정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각을 하지 않을 것인가, 직장을 옮길 것인가.


2. 문제가 되는 것은 반복적인 지각이다


누구나 지각을 할 수 있다. 아무리 엄격한 회사라도 어쩌다 한 번 지각했다고 큰 이슈를 삼지는 않는다. 문제가 되는 경우는 아래 두 가지이다.


- 특정 개인이 반복해서 늦게 올 때

- 팀원들이 돌아가면서 지각을 할 때

 

후자는 분위기 봐서 조심하면 된다. 따라서 문제는 주로 첫 번째 경우에 발생한다. 회사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한 달에 한 번 이상 지각하면 이미 노란 경고등이 켜진다. 두 번 이상이면 시말서를 쓸 준비를 해야 하고, 3번째면 회사를 그만두어야 할 수도 있다.


3. 지각에 이유는 없다


1분 늦은 것과 1시간 늦은 것은 같은가, 다른가?


의외로 1분 늦은 것을 더 문제시하는 회사가 많다. 지각에 있어 문제는 '반복성'이기 때문이다. '1분밖에 안 늦었는데', ' 늦지 않을 수 있었는데', 혹은 ‘어제 야근했는데 몇 분쯤은’ 이란 생각을 하게 되면 지각은 습관화된다.


지각은 그냥 지각이다. 1분이라도 지각한 것은 지각일 뿐이다. '죄송합니다, 늦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 말 하나밖에 없다. 문제는 그 말을 한 뒤 정말로 (최소한 한동안은) 늦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유일한 예외는 폭설이나 지하철 사고 같은 것이다. 대략 뉴스에 뜨는 사건들이다. 그렇지 않은 소소한 사건들, 가령 버스가 무정차로 지나갔거나 지하철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타지 못했다는 등의 등의 설명은 안하는 것이 차라리 더 낫다.


4. 전날 상사에 상의를 하자


밤늦게 야근을 하거나 새벽까지 회식으로 술을 마셔서 다음날 지각할 것 같으면, 미리 상사에게 다음날 출근 시간에 대해 양해를 얻자. 상사가 OK를 했다면 다음날 늦게오면 된다. 혹시 다음날 생각보다 일찍 일어났다면 그냥 회사로 오면 그만이다.


왜 이렇게 일찍 왔어, 좀 더 쉬다오지.


정상 출근을 했는데도 상사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늦게 출근해도 이미 양해를 얻은 상태여서 괜찮다. 따라서 전날 무리를 해서 다음날 늦을 것 같으면 미리 전화나 톡, 메일로 양해를 얻자. 물론 일방적인 통보는 곤란하다. 말 그대로 승인을 받으면 된다.


또한 아침에 일어났는데 몸이 안 좋다면 최대한 빠른 시간에 상사와 컨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요한 일정이 없다면 하루를 쉬는 것도 방법이다. 누구나 아플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자주만 아니라면) 어설프게 지각을 하느니 그냥 하루를 OFF하는 것이 더 나을 때도 많다.


5. 지각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준 시간'을 당기는 것이다


'기준 시간'이란 몇 시까지 회사에 올 지에 대해 자신의 마음 속에 설정한 시간을 의미한다. 가령 9시 출근에 기준 시간을 9시로 두는 사람들은 지각을 밥먹듯이 하게 된다. 엘리베이터 하나만 놓쳐도 지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만약 기준시간을 8시50분으로 둔다면, 그 사람은 겨우 10분의 여유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버스가 한 번만 무정차해도 바로 지각이 된다.


기준시간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검색창에 '정규분포 곡선'을 쳐보는 것이다.


정규분포 곡선은 '평균'과 '폭’으로 되어 있다. 가장 높은 봉우리의 X축이 기준시간이다. 봉우리 왼쪽의 시간들은 잊자. 중요한 것으로 기준시간 오른쪽이다. 지각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규분포의 '폭'을 줄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기준시간을 왼쪽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정규분포 오른쪽은 무수한 사건사고를 의미한다. 뭔가를 놓고 온 경우, 버스 무정차, 지하철 한 정거장을 지나친 것, 택시가 안 잡히는 것, 막상 택시를 탔는데 길이 막히는 것 등을 포함한다. 이런 일은 늘 어떤 확률로 '발생한다'. 그 모든 경우의 수를 '1년 365일' 예방할 수는 없겠지만, 그 빈도를 조절하는 것은 기준시간을 옮기는 것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기준시간을 왼쪽으로 옮기면 왠만한 사고에도 출근시간보다 더 늦어지는 확률은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왜 '폭'을 좁히는 것은 안 될까?


폭을 좁힐 수 있는 사람은 지각에 대한 걱정 따위는 하지 않기 때문이다. 회사 근처로 이사를 오는 것도 답이 아니다. 기준시간을 뒤로 한 채 늦잠을 자면, 정말로 아무런 대안이 없다.


회사가 지각에 대해 엄격할 수록, 지각했을 때 스스로 느끼는 스트레스가 클 수록, 지각이 반복될 수록,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질 수록, 기준시간을 옮기는 것만으로 지각의 빈도는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


6. 일찍 오면 회사 업무 말고, 즐거운 것을 하자


회사에 출근하면 무조건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준시간을 왼쪽으로 당기는 것은 그 만큼 업무 시작 전에 여유시간이 많이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일찍 오는 것도 힘든데 이 시간에 업무를 해야 하는 거면 동기부여가 될 리가 없다. 따라서, 업무보다는 뭔가 스스로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을 하는 것이 낫다.


영어공부를 하거나, 독서를 하는 것도 좋다. 꼭 자리에 앉아있을 필요도 없다. 빈 회의실이나 편안한 소파에 앉아서 음악을 들어도 괜찮다. 업무시작 직전에 (출근복장이 아닌 모습으로) 자리로 돌아오기만 하면 된다. 가방을 메고 허겁지겁 뛰어오는 것과 다르게, 한 걸음씩 천천히 자리로 돌아오면 그 뿐이다.


이렇게 정기적으로 확보한 시간은 자신의 성장을 위한 최적의 시간이다.


7. 혹시라도 한 번 지각했다면 (최소한 한 달 간은) 기준시간을 당기자


다시 말하지만, 지각은 반복될수록 문제가 된다.


만약 위의 모든 것들을 했는데도 지각을 하게 되었다면 일정 기간 동안은 절대로 지각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좋다. 기준 시간을 좀더 왼쪽으로 두는 것이다. 10분 정도씩 당기는 것이 아니라, 최소 30분 이상씩 당기는 것이 좋다. 지각과 관련해서 회사와 밀당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각을 하면 확실하게 시간을 당긴다는 생각을 해야 스스로에게 경각심이 생긴다.


무엇보다 '나는 안돼'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지각은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불가피한 어떤 것이 아니다. 


기준시간을 당기고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으로 충분히 확률을 낮출 수 있다.

일러스트 ehan  http://bit.ly/illust_e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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